"대출도 안되는데 세입자 아직 못구했어요" ㅣ 재건축 우선이라더니.. 금리인상에 뒤로 밀린 공급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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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도 안되는데 세입자 아직 못구했어요"

발동동 구르는 수분양자

 

   #. 다음달 입주를 시작하는 수도권의 한 아파트 수분양자인 A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새 아파트에 들어갈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결국 입주를 포기했다. 대출규제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잔금을 구하기 어려워져서다. 설상가상 전세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충당하겠다는 계획도 불투명한 처지다. 단지 내 4가구 중 1가구꼴로 세입자를 구할 정도로 임대차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A씨는 “새 아파트를 바로 전세로 내줘야 한다는 것도 속상한데 세입자까지 구해지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잔금대출 안 돼 새 아파트 입주 포기했는데

넘치는 전세 물량에 세입자 구하기도 어려워

 

"대출도 안되는데 세입자 아직 못구했어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 단지 모습. [연합] edited by kcontents

 

올해 신규 아파트 입주경기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입주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음에도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 등의 여파로 전반적인 주택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미입주 물량이 전세시장에 풀렸지만 전셋값 부담 등으로 세입자를 확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이달 1만7167가구를 포함해 총 10만6700가구로 파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만3423가구)보다 소폭 늘었지만 예년 평균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새 아파트가 그만큼 귀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 흐름을 보면 입주 물량 부족이 주거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 수요자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어서다.

 

실제 입주율은 낮은 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건설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5월 전국의 아파트 입주율은 82.4%로 파악됐다. 5가구 중 1가구는 입주하지 못한 셈이다.

 

전망은 더욱 어둡다. 주산연이 집계한 이달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72.6으로 지난 5월(85.4)보다 12.8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입주 여건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대선 이후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소 살아났지만 최근 들어선 하락 흐름이 뚜렷한 형국이다. 수도권은 지난달 99.4에서 이달 78.9로 20.5포인트 떨어졌고 광역시는 86.1에서 69.0으로 17.1포인트, 기타지방은 79.6에서 73.0으로 6.6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업계는 올해부터 잔금대출도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 포함되는 등 잔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고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지면서 세입자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전국 아파트 수분양자의 미입주 사유를 들여다 보면 ‘세입자 미확보’라는 응답이 전체의 35.2%로 가장 많았다. 이는 4월 대비 10.7%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기존 주택매각 지연도 31.5%에 달했는데 주택 매수심리가 쪼그라드는 등 주택 수요자의 구매가 주춤한 영향으로 보인다.

 

 

 

서현승 주산연 연구원은 “고강도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전셋값이 많이 높아졌다”며 “목돈이 필요한 수분양자가 전세를 내놓은 상황에서 높은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ehkim@heraldcorp.com

 


 

재건축 우선이라더니.. 금리인상에 뒤로 밀린 공급책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무게 중심이 주택 공급에서 소폭 규제 완화로 바뀌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발표된 새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규제 완화를 담은 조정안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는 가파른 금리인상 등 경제환경 전반이 바뀐 데 따른 것이다. 들썩이던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가중된 상황도 감안됐다. 마침 오는 8월은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시행 2년이 되는 시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4월 지명자 신분이었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풀이도 내놨다. 당시 원 장관은 “잘못된 시그널이 갈 수 있는 규제완화는 윤석열 정부 청사진에 없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집값이 들썩거리자 이를 의식해 한 말이었다. 정부 정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를 감안하면 오는 7~8월에 나올 250만호 주택공급 로드맵도 중장기 전략으로서, 공급시기 배분을 좀 더 세분화한 정도로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공급책에 큰 힘이 실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인수위 당시 집값 들썩이자 공급 첫 대책 전망 앞서

물가·금리 등 거시여건 급변.. 규제완화책 주로 담겨

 

재건축 우선이라더니.. 금리인상에 뒤로 밀린 공급책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의 전,월세 게시물 모습./연합뉴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8월 250만호 이상 주택공급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입지·유형·시기별 공급계획과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새 정부의 두 번째 부동산 정책이다.

 

당초 정부의 첫 대책은 규제완화보다는 ‘250만호 공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 4월부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도심주택공급실행TF’에서 역세권 최초주택, 청년 원가주택 등의 사업 모델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첫 부동산 대책인 6·21에는 다분히 규제완화로 볼 만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임대차법 2년차가 8월에 도래한다는 점을 의식한 내용이 많았다.

 

다주택자에게도 ‘상생임대인’ 지위를 부여해 5%내에서 전세값을 올려받는다면 실거주 2년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또 지금은 규제지역 주택 구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기존 주택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하는데 이를 2년으로 늘리고, 신규 주택 전입기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처럼 규제완화 내용이 주로 담긴 건 거시경제적 여건이 지난 몇 달새 빠르게 변했기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대로 치솟고, 이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이 단행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 달라진 것이다. 지난 7월 연 0.50%였던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지난달 1.75%로 올랐다. 10개월새 1.25%포인트 오른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4월과 5월 연거푸 두 차례 연속 금리가 올랐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이달 한 번에 0.75%포인트나 올랐다.

 

이처럼 급격하게 금리가 인상되면서 매매시장은 거래 절벽에 다다랐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1% 하락했다. 2019년 7월 이후 3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4월까지만 하더라도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5~0.6%에 달했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역할은 환경에 따라 필요한 정책카드를 써야 하는 것”이라면서 “8월에 임대차 갱신계약 종료가 임박한다는 걸 고려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시장에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한계차주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했다.

 

한편 오는 7~8월에 발표될 250만호 이상 주택공급 로드맵은 기존에 나온 내용들을 종합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정부에서는 3기 신도시가 입주하는 시점(2025~2027년)에 공급 과다로 미분양이 적지 않게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급 주택 호수에 집착한 대규모 주택공급보다는 주택 공급도 실수요자가 원하는 요지에 제대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새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고 대규모 택지가 새로 등장한다기보단 기존 정책을 구체적으로 손질하는 데 집중하자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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