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여파] 거꾸로 가는 유럽 에너지 정책...독일, 가스 부족에 결국 석탄발전 가동 확대 ㅣ 프랑스도 원전대란 조짐 Germany fires up coal plants to avert gas shortage as Russia cuts supply l French Nuclear Power..

 

엎친데 덮친격 러시아발 에너지난

(편집자주)

 

‘탈원전’ 독일, 가스 부족에 결국 석탄발전 가동 확대

에너지 안보 ‘타산지석’ 삼아야

 

   독일이 석탄발전소 가동을 확대한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전력 위기가 우려되는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지난 19일 올겨울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발전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가동을 중단한 채 예비로 남겨뒀던 석탄화력발전소를 다시 돌리기로 한 것이다. 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 산업체를 대상으로 경매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탈원전 여파] 거꾸로 가는 유럽 에너지 정책...독일, 가스 부족에 결국 석탄발전 가동 확대
지난 3월 독일 작센주에 있는 한 석탄발전소가 가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이 같은 상황은) 쓰지만, 가스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면서 석탄 사용을 늘리는 건 일시적인 조치라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 15일 독일에 가스를 공급하는 ‘노르드스트림’의 공급량을 60% 줄인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2030년까지 석탄 발전을 폐지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가스 부족에 방향을 틀게 된 것이다.

 

 

 

급격한 탈원전 정책 추진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독일에는 전국적으로 원전 17기가 있었지만, 10여년이 지난 현재는 3기, 4.2GW(기가와트)만 남았다. 러시아발 가스 위기에 올해 말 가동을 멈추는 3기에 대한 계속 운전(수명 연장) 허가 가능성이 한때 제기됐지만, FT는 “정부가 안전과 기술 측면에서 장애물이 너무 높다고 결론을 내면서 수명 연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우리나라도 참고해야 할 정책 변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석탄·가스 등을 수입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를 감안한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여건도 열악해 특정 에너지원의 수입이 막히거나 가격이 급등하면 에너지 대란이 불가피하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탄소 중립을 추진하더라도 공해가 적은 최신 발전소를 중심으로 일부 석탄발전 설비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재희 기자 조선일보

 

(Source: 

https://www.ft.com/content/f662a412-9ebc-473a-baca-22de5ff622e2l)

 


 

러시아발 에너지난에 하필

원전 투자 소홀했던 프랑스도 원전대란 조짐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들이 잇딴 가동 중단 사태로 발전량이 급감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체하려는 유럽 국가들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뉴욕타임스(NYT)의 18일(현지 시각).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는 56개 원전을 운영하는 세계 2번째의 원자력 발전 대국이지만 최근 원전 절반가량의 가동이 중단됐다. 12개 원전이 부식 검사와 수리를 위해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간 작동을 멈췄고, 16개 원전은 점검·업그레이드 목적으로 정지했다. 여기에 프랑스 남부에서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원전을 냉각할 강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남부 지역 원전들이 발전량을 줄이고 있다.

 

프랑스도 원전대란 조짐
프랑스 서부 코르드메의 석탄화력발전소 앞에서 원자력 에너지 이용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최근 프랑스 전체 원전 발전량은 최대 용량의 절반에 채 미치지 못해 지난 199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기 요금은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일부 원전이 가동을 재개하더라도 올 겨울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량은 평년 대비 25%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는 원전이 전체 발전량의 70%를 차지해 전력 구조상 올 겨울에는 부분적 정전이나 전력 수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때문에 프랑스가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체하려는 다른 유럽 국가로 막대한 양의 전력을 수출하기도 어렵게 됐다. 유럽은 전체 전력 수요의 약 4분의 1을 원자력으로 충당하는데, 이 중 프랑스가 생산하는 몫이 절반이 넘는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차단한 이후, 유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유럽 각국의 경제난과 물가고가 심각해지고 있다.

 

NYT는 이번 프랑스 원전 위기에 대해 “이보다 더 나쁜 시기일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최근 상황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원자력 프로그램 재건을 위해 517억유로(약 70조원)를 투자해 오는 2035년까지 최대 14개의 원전을 짓기로 했으나, 원전 사업자인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최근 지은 일부 원전은 비용 증가와 공기 지연을 겪고 있다.

 

대부분 1980년대 건설된 프랑스 원전은 투자 부족으로 노후화 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노동 인력의 은퇴와 이직으로 기술적 전문성도 떨어지고 있다. EDF 지분 84%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는 지난 겨울 전기 요금이 급등하자 저가 전력 판매량을 늘리도록 하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회사 재정난을 악화시켰다.

 

 

 

430억유로(약 58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는 EDF는 최근 정부의 지원 아래 과거 프랑스 기업이었던 아라벨의 터빈 사업을 미 회사 제너럴일렉트릭(GE)에게서 인수했으나, 아라벨의 주요 고객사인 러시아 국영 원전 기업 로사톰의 주문 감소 우려로 EDF까지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프랑스 원전 사업의 회복을 위해 가장 좋은 길은 추가 원전 건설을 밀고 나가는 것”이라며 “현재 위기 상황에서 EDF의 원전을 재조정하거나 또는 국유화하려는 시도가 어느 때보다 정당성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병훈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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