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짜피 경증"...요즘 코로나 검사 급감

 

코로나 확진자 2.5배 증가..검사 건수는 오히려 '뚝'

"어짜피 경증, 확진이면 격리 등 불편만 감수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 확진자 대부분이 경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검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증상이 강한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며 이 같은 검사 기피 풍조에 대해 경고했다.

 

정확도 떨어지는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불신까지 한몫

전문가 "오미크론, 방심은 금물..중증 변이 확산 우려"

 

새 검사 체계가 도입된 지난달 26일 광주 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고 있다. [연합]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2만7443명이며, 의심신고 검사 9만4010건와 임시선별검사소 검사 9만7280건을 더한 검사 건수는 19만1290건이다. 일일 확진자 8571명이 나온 지난달 25일(검사 26만1439건)과 비교하면, 확진자가 10일 만에 3배 이상 늘어났지만 검사 건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오미크론 여파로 양성률이 크게 증가한 요인도 있지만, 시민들이 증상이 있더라도 검사를 기피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약하거나 거의 없는 상황에서 역학조사·격리조치 등 겪어야 할 불편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치명률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0.9%대에서 오르내렸으나, 위중증률이 델타의 5분의 1 수준인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0.7%대까지 낮아진 상태다.

 

전날부터 시행한 방역체계 전환으로 고령층·밀접접촉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신속항원검사를 적용한 것도 검사를 기피하게 만든 요인으로 손꼽힌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58) 씨는 최근 미열과 두통이 있었지만, 코로나19 검사를 아직 받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에 걸려도 경증이 대부분인데, 괜히 별 증상도 없는데 확진 판정을 받으면 격리돼 고생하고 주변 사람들만 불안하게 만들게 되지 않겠느냐”며 “집에 며칠 머물면서 증상이 심해지면 검사를 받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6) 씨도 “어차피 신속항원검사로 확인을 하는 것인데, 집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해보고 양성이면 자체적으로 자가격리를 하고 만난 사람들에게 상황을 전파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굳이 정부의 관리 대상이 돼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이런 분위기 때문에 고령층, 임산부, 미취학아동 등 코로나19 취약계층은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생후 8개월 아이를 둔 김정남(35) 씨는 “혹시라도 아이가 걸리면 어떻게 할 도리도 없는데, 증상이 있어도 이를 숨기고 다니면 남들에게 더 큰 피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서로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경증이라고 해도 검사를 피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에 비해 위중증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처음 발견된 코로나19와는 비슷한 수준”이라며 “결코 감기 취급을 해서는 안 된다. 델타 등 다른 위중증률이 높은 변이의 확산 우려도 여전히 있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사적모임을 최대 6인으로,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20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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