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탈원전 인사가 한 연구용역...원전, 녹색에너지서 고의적 제외시켜
유럽, 원전 친환경 자원으로 분류 불구
거꾸로 가는 한국 에너지 정책 파행
(편집자주)
환경부가 녹색금융 투자 기준인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탈(脫)원전 인사가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에 2억원대 연구용역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30일 확정·공표된 K택소노미는 이 연구 결과를 기초 자료로 삼았다. K택소노미 최종안은 ‘녹색 에너지’에 화석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는 포함하면서도, 원전은 빼 논란을 빚었다.
13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K택소노미 연구용역 과정’과 ‘K택소노미 연구용역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에코앤파트너스’라는 컨설팅 업체와 두 차례 K택소노미 연구용역 계약을 맺었다. 이 업체 대표 이한경씨는 2017년 서울시 원전 하나 줄이기 실행위원, 2018년 문재인 정부 8기 녹색성장위원 등을 지낸 탈원전 찬성파다. 당초 연구용역은 공개 입찰로 진행됐지만 수차례 유찰되자 환경부는 이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환경부는 2020년 4월부터 작년 5월까지 총 13개월간 두 차례 계약을 통해 총 2억830만원을 지급했다.
총 419쪽에 달하는 두 편의 보고서는 ‘탈원전’이라는 정부 기조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환경부는 연구용역을 맡기며 ‘해외 택소노미 사례’를 집중 연구 과제로 선정했지만, 에코앤파트너스가 제출한 보고서에는 각국의 원전 관련 내용이 한 줄도 없었다. 연구용역이 시작된 2020년 4월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녹색 에너지’에 원전을 포함한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이런 내용도 반영되지 않았다.
보고서에선 K택소노미의 윤곽을 잡기 위해 ‘기존 녹색분류 체계’를 소개했다. 그중 ‘EU택소노미’를 소개하면서 녹색 에너지에 ‘태양광, 풍력, 바이오 에너지, 수력, 지열, 파력,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저장’이 ‘포함’된다고 하고 ‘핵발전, 우라늄 채굴, 가스 발전, 모든 석탄중유 발전’은 ‘배제’로 분류했다. 그러나 이 연구가 진행된 2020~2021년은 유럽 각국에서 녹색 에너지에 원전 포함 여부를 두고 열띤 논의가 펼쳐졌던 때다. EU 공동연구센터(JRC)가 “원자력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인체 및 환경에 큰 해를 초래한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는 보고서를 발간한 것이 작년 3월이다. 실제로 EU는 K택소노미가 발표된 다음 날 원전을 포함한 EU택소노미 초안을 회원 27국에 송부했다. 이 업체가 처음부터 ‘탈원전’을 상정해두고 보고서 작업을 진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업체가 만든 K택소노미 가안을 에너지 전문가들이 제대로 검증했는지도 의문이다. 보고서 끝에는 업체가 작년 5월 K택소노미 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겠다며 4차례에 걸쳐 전문가 포럼을 열었다는 부분이 나온다. 보고서엔 전문가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고 이들이 “EU 등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국내 특성 반영 필요” “녹색채권 관련 기준 불명확” “LNG 사업 포함 필요” 등의 의견을 냈고, 이를 보고서에 반영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때 의견을 낸 전문가들은 대부분 금융권과 한국수자원공사·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 인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직급도 대리부터 본부장까지 다양했다. 외부 에너지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이 보고서에 대해 환경부는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종 에너지의 장단점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통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지만 환경부는 원전 관련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K택소노미를 확정한 것이다. 윤영석 의원은 “결국 세금 2억원을 들여 탈원전 명분을 만든 꼴”이라고 했다. 환경부 측은 “해당 보고서는 기초 자료로만 사용했다”며 “보고서와 최종안은 다른 부분이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에너지 전공 교수는 “정부가 탄소 중립을 추진하면서 원전의 역할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과학과 합리에 기반한 탄소 중립 정책은 다른 나라 얘기”라고 말했다.
박상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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