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환경 포풀리즘이 만들어낸 무서운 법] 전문가들, "중대재해법은 잘못 출제된 시험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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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과]
[사후 관리대책 없이 그저 법만 만든 정권] 중대재해법 해외건설현장은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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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중대법] 법무법인, 중대재해법 소송 날개 달을 듯...마치 저작권 벌떼와 유사
https://conpaper.tistory.com/101340
안전법이 없어서 또 만들었나
거기에 한 수 더 떠서 건설안전특별법까지 만들려고 해
있은 법도 버거운데...조작법으로 기업 통제하려해
실정 무시하고 책상에 앉아 법만 만든 것
(편집자주)
"요식행위 부추기는 중대재해법, 잘못 출제된 시험문제"
매경·화우·시스템안전학회 공동 학술대회
석학들 중대법 고강도 비판
국내 산업공학·시스템공학 전문가 모임인 한국시스템안전학회 공동 학술대회에서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이 산업재해 예방에 효과가 없고, 오히려 기업 안전 역량을 좀먹고 있다는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현장은 예방보다 처벌 회피
실질적 안전 개선 효과 미미
대기업 족쇄 늘어 경영 부담
기업들 결함 위주 관리 대신
학습·예측하는 시스템 갖춰야
"중대재해처벌법은 잘못 출제한 시험문제와 같이 될 수 있습니다. 시험이 잘못되면 학생이 공부를 해도 실력이 늘지 않듯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산업현장 안전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윤완철 KAIST 명예교수·한국시스템안전학회장)
중대재해법이 근로자의 실질적인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요식행위를 부추겨 기업의 경영 부담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일경제신문·법무법인 화우·시스템안전학회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기업의 안전경영을 위한 시스템적 접근법'을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에 나선 발표자들은 처벌 일변도의 중대재해법이 오히려 산업재해 예방을 어렵게 한다고 비판했다. 고재철 법무법인 화우 고문(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은 "처벌을 피하려고 현장을 직접 찾아와 안전을 챙기는 경영자들이 늘었는데 되레 안전관리자들에게 의전 부담을 줘 산업 안전에 실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완철 KAIST 명예교수는 "규제가 강해지면 기업은 운신의 폭이 좁아져 복지부동으로 가게 된다"며 "중대재해법으로 인해 기업들이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목적을 잃고 처벌을 피하기 위한 방법만 찾게 됐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이 산업 현실에 맞지 않아 기업과 노동자에게 혼란만 가져온다는 불만도 수차례 제기됐다. 고 고문은 "사망사고의 75%가 50인 미만 기업에서 일어나는데 정부는 상대적으로 잘하고 있는 대기업 규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소규모 기업은 홍수가 나서 범람하고 있는데 정부가 대기업만 절벽으로 몰아가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공공기관의 경우 중대재해법이 요구하는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안전인력을 늘리려 하지만 기획재정부나 관계기관 협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현장에서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업재해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결함 단속 위주의 요식행위에서 벗어나 시스템적 안전관리를 정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교수는 "사고는 특별한 결함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생산활동 중 발생하는 변동성이 제어되지 않아 일어나는 것"이라며 "기업들은 '모니터링→학습→예측→대응'을 통해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는 안전 탄력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계적으로 위험 요소를 체크만 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관찰하고 이에 따라 조직의 지식과 행동을 진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배계완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절차가 안전을 보장하는 게 아니고 심지어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며 "결함 위주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안전정보 시스템 구축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기업의 안전 탄력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사후약방문식 안전관리를 지양하고, 조직 내 안전문화 보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사고가 안 나는 게 안전한 게 아니라 안전해야 사고가 안 나는 것"이라며 "안전은 사고 이전의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직 구성원 전체가 안전경영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안전보건 향상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인식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며 "위험 양상은 역동적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조직 구성원의 인식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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