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남부자들은 부동산 말고 뭘 사나

 

삼성證 국고채·회사채 판매액

올 5월까지 전년대비 47%늘어

 

회사채, 공사채, 은행채권(신종자본증권) 이율 3~4%대

 

  그동안 성장성 중심 투자형 자산에 몰리던 자금이 증권사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절세 혜택이 중요한 '큰손'들이 매매차익을 노리고 금리 상승기에 가격이 하락한 국고채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5월 삼성증권을 통한 국고채, 회사채 등 채권 판매 금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00억원) 대비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1인당 평균 투자 금액도 1억351만원에서 1억9732만원으로 91% 늘었다. 채권 투자는 기본적으로 이자소득, 매매차익 두 가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중 이자소득은 15.4%의 이자·배당소득세율이 적용되면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다. 반면 매매차익은 비과세 적용을 받는다.

 

1인당 투자액 2억원 육박

지난해보다 2배가량 커져

강남3구 자산가 주로 매수

위험줄이고 세제혜택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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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은행 예·적금은 금액에 제한이 있고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추가적으로 상품에 가입하거나 이벤트 등에 참여해야 한다. 반면 채권은 별다른 제약 조건이 없다. 최근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상품의 이율도 크게 높아졌다. 회사채, 공사채, 은행채권(신종자본증권)의 이율은 3~4%대에 달하며 가장 이율이 낮은 국고채, 단기사채 금리도 2~3%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고금리 시대에 높은 이자소득과 더불어 채권 거래를 통한 매매차익까지 기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큰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한 채권 매입 수요가 많았다. 전체 채권 판매 규모 중 전통적 부촌인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거주하는 고액 자산가들의 채권 매수 비중이 41%를 차지했다. 강남3구 거주자들의 채권 매수액 중 57%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국고채다.

 

국고채는 정부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국가가 보증하는 만큼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고액 자산가들이 국고채를 집중 매수한 것은 비과세 수익인 매매차익을 거둬 실질수익률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통 고액 자산가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인 경우가 많다.

 

2020~2021년 저금리 기조가 만연하던 당시 발행된 채권의 경우 최근 시중금리 상승으로 발행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싼 가격에 국고채를 매수한 뒤 만기에 발행 가격에 상환한다면 배당이익 등에 포함되지 않아 절세 효과를 누리면서 쏠쏠한 수익도 거둘 수 있다"며 "최근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국고채 매수를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위 조건부자본증권, 코코본드로 불리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신종자본증권은 400억원어치가 판매돼 4개월 만에 지난해 규모(350억원)를 넘어섰다.

 

금리가 4~5% 수준으로 시중 예금 금리보다 이율이 2배가량 높으면서 금액 제한 등 제약 조건도 없다. 은행 등 우량 금융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많아 돈을 떼일 우려도 작다.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요즘 유행하는 파이어족(경제적 자립 구조를 만들어 이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은 연 4% 수익을 올려서 이를 생활비로 충당하려고 한다"며 "현재는 주식 투자 없이 채권만 잘 사도 연 4% 수익이 보장되는 좋은 기회로 이제는 채권에 발품을 팔아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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