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에 결국 정부 공사비 올린다
조달청,
중소업체 경영난 심화에 레미콘 단가 이례적으로 추가인상
최근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달청이 정부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에 사용하는 레미콘 단가를 이례적으로 올려주기로 결정했다. 3기 신도시 건설 등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공사비가 늘어나 재정 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달청은 지난 12일 “관수(官需) 레미콘 가격을 민간에서 오른 비율만큼 인상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전국 지방 조달청에 발송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5월부터 민간 레미콘 가격이 12~15% 오른 것처럼 레미콘 업체에 단가 인상을 보장해주라는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현재 1㎥당 7만5000원에서 8만5000원 정도로 오를 전망이다. 레미콘은 조달청이 취급하는 품목 중 가장 거래 규모가 크다. 작년의 경우 총 3269만㎥, 2조5000억원치가 거래됐다.
조달청의 이번 레미콘 가격 조정은 이례적인 경우다. 조달청은 지난 3월 1일부로 레미콘 가격을 4%가량 올렸다가 두 달여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에 따라 한 번 계약 금액을 조정하면 최소 90일 동안은 가격을 동결하는데, 조달청은 기획재정부의 예외 규정을 끌어들여 레미콘 단가 조정에 나섰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레미콘 가격을 올린 것은 관급 공사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중소 업체들이 최근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지난 3월 이후 레미콘의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이 급등했지만, 납품 단가는 그대로여서 중소 레미콘 업체들이 레미콘 공급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조달청 관계자는 “레미콘 공급 차질이 계속되면 공기(工期) 지연으로 인한 금융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해 가격 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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