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환기설비 올바른 사용법
2020년 10월부터 30세대 이상 공동주택 의무화
‘열회수형’ 환기설비로 우리집 전기요금도 절감
생활속 기계설비 이야기
여전히 코로나19로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요즘, 편서풍을 타고 매년 찾아오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어요.
감염병 확산에 대한 두려움과 답답함을 풀어보기 위해 겨우내 꼭 닫아두었던 창문을 활짝 열고 싶은데, 미세먼지로 인해 뿌연 하늘을 보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겠어요.
그런데 여러분이 생활하고 계시는 많은 공간에 이러한 미세먼지 걱정을 확 날려줄 환기설비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계셨나요? 특히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안락한 휴식을 취하는 여러분의 집에도 환기설비가 설치돼 있어요.
공동주택엔 환기설비 있어요
미세먼지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환기설비에 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대부분 가전제품처럼 구매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있죠.
물론 공기청정기 또한 실내공기를 정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수요가 많아진 만큼 기술적인 발전도 빨라져서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제품들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살균시키는 기능까지 보유하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여러분의 집에도 이미 이러한 기능을 가진 환기설비가 설치돼 있을 수도 있어요.
우리나라 건축법에는 일정규모 이상의 신축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에는 시간당 0.5회 이상의 환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자연환기설비 또는 기계환기설비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어요.
원래는 100세대 이상 신축공동주택에 설치하도록 돼 있었지만, 지난 2020년 10월 10일 이후부터는 30세대 이상의 신축공동주택에는 이러한 설비를 설치해야만 해요.
따라서 단독주택이나 소규모 빌라에 살고 계신 분들이 아니라면 집에 환기설비가 설치돼 있을 거에요.
환기설비, 어디에 설치돼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집에 환기설비가 설치돼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우선 환기설비는 자연환기설비와 기계환기설비로 구분되는데요.
자연환기설비는 바람이나 실내외의 압력차 등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환기가 이뤄지도록 하는 설비를 말해요. 이에 반해 기계환기설비는 송풍기 등과 같은 기계장치를 이용해 환기를 하게 되죠.
어떤 종류의 환기설비이건 본체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필터는 반드시 필요해요. 다만 기계환기설비는 공기를 들어거나 내보낼 때 사용하는 송풍기와 에너지소비량을 저감할 수 있는 열교환소자, 공기의 이동통로인 덕트 등이 추가로 구성된다는 차이가 있죠.
그럼 이제부터 우리집에도 환기설비가 있는지 한번 찾아볼까요.
먼저 우리집 창문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세요. 창문 유리부위에 작은 구멍이 쑹쑹 뚫려있는 알 수 없는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나요? 아니면, 창틀이나 출입문 틀에 에어컨 송풍구 같은 모양의 장치가 설치돼 있을 수도 있어요.
이런 장치들이 눈에 띈다면 여러분의 집에는 자연환기설비가 설치돼 있는 거에요. 이런 장치를 찾을 수가 없다구요? 그렇다면 기계환기장치가 설치돼 있는 지 찾아볼까요.
기계환기설비가 설치돼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해요. 왜냐하면 기계환기설비의 본체는 대부분 다용도실이나 발코니, 실외기실 천장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에요.
그곳에 네모난 모양의 장치와 굵은 파이프관 같은 것이 보인다면, 여러분의 집에는 기계환기설비가 설치돼 있는 거에요.
활동 시 시간당 10분만 가동
이런 설비들이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재 자체를 몰라서 사용하지 못하고 계셨죠?
우리 집에 환기설비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부터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아볼까요?
우선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환기방법인 창문 개방을 통한 자연환기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자연환기는 외부 공기의 미세먼지농도가 ‘매우 나쁨’인 단계일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에 3번 10분 내외로 창문을 열어주도록 권고하고 있어요.
특히 음식을 만드는 경우에는 평상 시보다 2~60배 가량 실내오염물질 농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30분 이상 환기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해요.
창문 앞 뒤를 모두 열어 맞통풍 효과를 이용하면 환기량이 당연히 증가하게 되겠죠.
미세먼지 없는 따뜻한 날이라면 자연환기 만큼 확실한 환기방식은 없을 거에요.
하지만 너무 기온이 낮은 날이나 너무 더운 날, 또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창문을 열기가 두렵죠. 이럴 때는 집에 설치돼있는 기계환기설비를 이용해 환기를 해야 할텐데요.
기계환기설비는 일반적으로 천정부위에 설치된 덕트를 통해 각 방에서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고, 필터로 정화된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도록 구성돼 있어요.
기본적으로 24시간 가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설비 가동으로 인한 전기요금을 감당하기는 어렵겠죠.
이 때문에 전열교환기가 탑재된 열회수형 환기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바로 전열교환기를 통해 실내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공기 열을 회수해 바깥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공기를 실내공기온도와 가깝게 만들어 주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열회수형 환기설비가 설치돼 있다고 해도 24시간 가동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
다행히 시간당 10분 내외만 주기적으로 가동시켜도 실내공기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해요.
그래서 정부도 하루 24시간 중 사람이 머무는 시간 동안 실내공기가 정화될 수 있도록 시간당 10분 내외로 기계환기설비를 가동하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최근에 지어진 공동주택은 조명이나 난방설비처럼 홈네트워크 스마트 패널에서 환기설비를 쉽게 가동시킬 수 있어요.
하지만 오래된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환기설비 스위치가 따로 설치돼 있는데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기계환기설비 본체가 설치된 곳 인근에 설치돼 있어요.
특히 기계환기설비 스위치임을 표시하기 위해 스위치 외면에 선풍기 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해요.
환기필터 교체는 3~6개월 마다
이제부터는 기계환기설비를 올바르게 유지관리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해요.
기계환기설비는 프리필터, 미디엄필터, 헤파필터 등의 환기필터와 열교환소자로 구성돼 있어요.
프리필터는 큰 먼지와 해충 등을 차단하고, 미디엄필터는 1㎛ 이상의 미세먼지와 분진을 처리할 수 있어요.
또 헤파필터는 0.3㎛ 입자크기의 초미세먼지와 각종 바이러스, 세균 등을 포집할 수 있다고 해요.
그동안에는 프리필터와 미디엄필터만을 적용한 기계환기설비가 많았었는데요.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최근에는 헤파필터까지 적용한 기계환기설비가 많다고 해요.
프리필터는 일반적으로 물 세척을 해서 재사용하면 되는데, 미디엄필터와 헤파필터는 물 세척을 하게 되면 성능이 떨어져서 최소 6개월에 한번 씩 교체해 주는 것이 좋아요.
이제 우리 모두가 집에 있는 기계환기설비를 제대로 사용하고 유지관리해서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보도록 해요.
안광훈 기자 kh.an@kmecnews.co.kr 기계설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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