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새 먹거리
철도시설 안전진단, 건설ENG 새 먹거리로 ‘주목’
‘철도시설 안전진단’이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의 새 먹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안전진단은 철도시설 안전 강화와 성능 유지 등을 위해 진행하는 절차로, 철도분야에 관심이 큰 엔지니어링사들이 속속 이 시장 선점을 목표로 관련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현기술단·이산 등 전문기관 자격 확보
수성ENG·동명기술공단 등은 관련 장비 포섭
철도ENG시장 선점 위한 경쟁 치열할 것
4일 건설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작년 ‘철도의 건설 및 철도시설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철도건설법)을 개정해 일정 수준 이상의 자격을 갖춘 전문기관만 철도시설 안전진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격이란 대표적으로 관련 기술인(특급 2명ㆍ중급 3명ㆍ초급 3명) 확보와 진단측정장비 보유 등이다.
안전진단 업무는 구체적으로 정밀진단과 성능평가로 구분할 수 있다. 정밀진단은 설치 후 10년 이상 지난 철도시설을 대상으로 4∼6년마다 기능결함 여부를 평가하고, 결함 발견시 보수ㆍ보강 방법을 제시하는 업무다. 성능평가는 철도시설의 안전성ㆍ내구성ㆍ사용성을 5년마다 평가해 시설별ㆍ노선별 등급(A∼E)을 부여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유지관리계획을 도출하는 행위다.
이에 따라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 등은 전문기관에 의뢰, 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의뢰 주체에는 동북선도시철도와 부산김해경전철 등 민간사업자로 포함된다.
이 분위기에 발을 맞춰 건설엔지니어링사들도 안전진단 전문기관 자격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기준 철도분야에 강점을 지닌 서현기술단을 비롯해 동명기술공단ㆍ이산ㆍ수성엔지니어링ㆍKRTC 등이 이 자격을 따냈다. 철도시장을 신사업으로 설정한 대한콘설탄트와 동일기술공사 등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은 이에 앞서 기술인 교육도 완료했다.
여기에 유신과 삼안 등도 안전진단 전문기관이 되긴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아울러 서현기술단과 수성엔지니어링, 동명기술공단과 동일기술공사 등은 관련 장비도 포섭했다. 이와 함께 동부엔지니어링과 선구엔지니어링 등도 안전진단 관련 장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철도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인 다산컨설턴트와 경호엔지니어링 등도 안전진단분야 진출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 건설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철도공단이 올 상반기 중 20여건의 철도시설 안전진단 관련 사업을 발주하겠다는 계획을 본격화하면서 업계 대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라며 “특히 철도 엔지니어링시장에 관심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철도공단은 올 상반기에 최소 20건 이상의 철도시설 안전진단 사업을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20억원 규모다. 철도공단은 지난달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건설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철도 설계ㆍ건설사업관리 시장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였던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이 속속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안전진단분야 선점을 바탕으로 해 철도 엔지니어링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려는 건설엔지니어링사 간 경쟁도 색다른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남영 기자 이코노믹뉴스
‘새 먹거리’ 영토 확장 진격하는 건설업계
신사업 찾기 분주한 건설사들
건설사들이 전통적인 주택사업에서 벗어나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자재 가격 인상, 주택시장 정책 변화 등 대내외적 변수가 잇따르자 신사업 확장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크기가 작고 탄소배출이 거의 없다. 기존 원전 대비 안전성이 높은 데다, 신재생 발전의 단점인 자연조건 제약을 보완해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상품이라 차세대 원자력발전 모델로 꼽힌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SMR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공약해 최근 더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 소형모듈원전사업 진출
현대건설, 美원자력기업과 MOU
호반건설, KT와 데이터센터 구축
삼성물산은 일찍부터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SMR 전문기업 뉴스케일파워에 지난해 2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올해 추가로 3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아이다호주(州)에 발전용량 60㎿급 SMR 12기로 이뤄진 총 720㎿ 규모의 원전발전단지 건설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반응로 설치와 제반 시설 건설을 담당한다. 삼성물산은 SMR 투자 확대로 사업 기회를 선점하고 에너지 솔루션과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구상이다. 원전 업계에서는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에서 원전 건립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원전이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현대건설도 미국의 원자력 사업 분야 선도 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사업 협력 계약을 통해 ▲상업화 모델 공동 개발 ▲마케팅 및 입찰 공동 참여 ▲사업 공동 추진 등 사업 전반에 합의했다. 현재 북미 인허가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홀텍사의 SMR160 모델은 160㎽급 경수로형 소형 모듈 원자로로서 후쿠시마 사태, 테러 등과 같은 모든 잠재적 가상 위험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또 작은 부지에 설치하기 수월해 대형 원전에 비해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S건설은 지난 23일 바이오디젤 생산기술 기업인 덴마크 할도톱소와 손잡고 바이오디젤 생산설비 모듈화 사업에 나섰다. 플랜트 모듈화는 핵심 공정을 표준화된 하나의 모듈로 제작해 현장에서 설치만 하면 되는 것으로, 투자비를 절감하고 공사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할도톱소는 바이오디젤 생산 기술 전문기업으로 식물성 기름이나 콩기름 등의 재생 가능한 공급 원료를 제트 연료유나 디젤 등으로 변환하는 ‘하이드로플렉스’(HydroFlex™)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할도톱소는 바이오디젤 생산 기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GS건설은 할도톱소의 핵심 기술인 하이드로플렉스 공정의 설계·시공 표준화에 나설 계획이다.
호반건설이 KT엔지니어링과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태 호반건설 부사장, 이수길 KT엔지니어링 사업부문 전무. 호반건설 제공
호반건설은 KT엔지니어링과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18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호반건설과 KT엔지니어링은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사업 관련 기술·경험을 제공하고 시공 협업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데이터 수요 증가와 클라우드 시장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 구축이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AI(인공지능) 등 미래기술 개발에 가속제가 될 것으로 호반건설은 기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공장에서 배출된 환경 유해물질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8월 현대오일뱅크와 ‘탄소 저감 친환경 건축 소재 사업 협약’을 맺고 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 정유시설에서 발생하는 탈황석고와 이산화탄소 등을 모아 시멘트와 같은 건축자재로 쓸 수 있는 탄산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세계적인 전기·전자 폐기물 기업인 ‘테스(TES)’를 약 1조 2000억원에 인수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테스는 전기·전자 폐기물 분야에서 가장 많은 국가에 거점을 보유한 회사로, SK에코플랜트는 이 회사를 바탕으로 전 세계 전기·전자 폐기물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건설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기술연구소와 ‘청정수소 생산 기술 개발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새로운 수소 생산 공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아이파크몰을 통해 유통업에 이미 진출한 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정관 변경을 통해 유통업·도소매업·판매시설운영업·물류업·운수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기업 대 소비자(B2C) 영역을 넘어 기업 대 기업(B2B) 사업까지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건설사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미국·중국 패권싸움 등 올 해외 수주시장 전망이 어두운 건설사들이 먹거리 마련을 위해 경쟁적으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분위기”라며 “장기적으로 신사업 성공 여부에 따라 건설 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백민경 기자 서울신문
- 돈 잔치 벌이는 월드컵 ...출전국가들⋯
- 부자들은 느끼지 못하는 물가 폭등...왜⋯
- 기득권 세력 없는 윤석열...앞으로 어떻⋯
- 비트코인 랠리 가능성? Bitcoin Weighed⋯
- 결국 탄핵파가 주도하는 국힘당..."난⋯
케이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