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아파트 직거래...조심조심! ㅣ 올해 중대형 아파트 입주물량 비중 역대 최저치
세금 피하려다 세무조사 받는다
1월 19%, 2월 11.6%가 아파트 직거래
노원구 아파트 시세보다 3억 싸게 매매돼
거래 절벽에 내몰린 주택 시장에서 직거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중 상당수가 절세용 편법 거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등도 투기 우회로로 직거래 시장을 주시하고 있어 자칫하면 오히려 더 큰 부담을 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토부 "직거래, 특수관계 거래 많아"..기획조사 예고
전문가 "자금 내역 증빙 등 꼼꼼히 챙겨야"
서울 아파트 거래 열 건 중 한 건은 직거래
29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4367건(해제 계약 제외) 중 직거래 비중은 13.1%(570건)다. 아파트 매매 계약 열 건 중 한 건 이상은 직거래라는 뜻이다.
직거래는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고 매수·매도자가 직접 부동산 매매 계약을 맺는 행태다. 중개·직거래 여부가 공개된 지난 11월부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직거래 차지하는 비중은 석 달 연속으로 늘어났다. 1월에는 그 비중이 19.2%(1087건 중 209건)까지 늘어났다. 지난달엔 직거래 비율이 11.6%(790건 중 92건)로 줄긴 했으나 여전히 10%를 웃돌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직거래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 하나는 거래 비용을 아끼려는 수요다. 공인중개사 없이 매수·매도자가 직접 거래하면 공인중개사에게 줘야 하는 중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절세다.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기 때문에 실제 거래 가격과 별도로 신고 가격을 입 맞추기 쉽기 때문이다. 가족과 직거래를 하면서 시세보다 싼 값에 집을 넘기는 일도 많다. ‘매매’ 형태로 사실상 집을 증여, 세금을 줄이는 행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직거래는 중개거래 시세보다 낮게 거래되는 경우가 잦다. 서울 노원구 A단지의 경우 1월 직거래로 전용면적 60㎡대가 전용 6억원대에 매매됐는데 석 달 전 신고된 직전 거래가보다 3억원 넘게 낮은 가격이다. 현재 이 단지 같은 면적 아파트는 13억원까지 호가한다.
관계부처도 이러한 직거래의 맹점을 알고 있다. 중개거래와 직거래 신고를 별도로 관리하는 이유다. 11월부터 일반에도 중개거래와 직거래 내역을 구분해 공개하는 것도 직거래가 주는 시장 착시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시세보다 싸게 가족간 거래 하면 편법증여 의심받아
국토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 관계자는 “직거래의 경우 (중개거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족 등) 특수관계 간 거래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해할 수 없는 가격으로 직거래가 되는 경우 이상 여부가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거래 내역 조사를 거쳐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은 특수관계 간 직거래 중 위법 거래가 있는지 기획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절세를 위해 편법으로 직거래를 시도했다가 발각되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세정당국이 직거래가 탈세를 위한 부당거래로 판정하면 가산세를 물 수 있다. 가족간 거래의 경우, 증여로 판단, 증여세를 추징당한다. 앞서 국토부는 아파트를 시세보다 5억원 싸게 매매한 사례를 탈세로 판단하고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낭패를 피하기 위해선 직거래라도 신중하게 가격을 책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현재 국세청에선 매매 가격이 시세와 30% 혹은 3억원 넘게 저렴하면 증여로 의심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김예림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가족 간 거래의 경우 편법 증여가 아니라는 걸 증빙하기 위한 자금 내역 같은 것을 꼼꼼히 챙겨두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편법거래가 아니라도 중개거래보다 꼼꼼히 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중개거래에 비해 법적 보호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표준계약서를 따르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사전에 매수·매도자 간에 서로 신원을 명확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소유권을 주고받기 전에 계약서와 등기부 등본 상 권리관계 등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이데일리]
올해 전국 입주 아파트 중대형 비중 5.6%..역대 최저
중대형 아파트 희소성에 매매가격은 중소형보다 높아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 가운데 중대형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9일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31만9천419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85㎡ 초과 물량은 총 1만7천955가구로,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이는 이 회사가 연간 입주물량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다.
전용 60~85㎡ 이하가 17만5천966가구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1%에 달했고, 60㎡ 이하는 12만5천498가구(39.3%)였다.
전용 85㎡ 초과 비중은 2010년 33.6%(10만1천944가구)로 최고치를 찍은 뒤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매매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 시세 기준으로 지난해 말 전용 85㎡ 초과 전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2천199만원으로, 전용 85㎡ 이하의 1천833만원보다 높았다.
특히 입주 연식이 오래된 단지의 중대형 가격이 더 높게 나타났다.
입주한 지 10년이 넘은 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경우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2천41만원으로, 전용 85㎡ 이하의 1천658만원을 상회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보유세 경감 방안이 1주택자에 집중되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넓고 쾌적한 주거공간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어 청약시장에서도 중대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용면적별 전국 입주 아파트 비중 연간 추이(임대 포함) [부동산114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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