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친박에게 눈 길 한 번 주지 않은 박 대통령...왜
박근혜는 '그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5년만에 국민 앞에 선 朴
환한 웃음의 뒤에 숨었을
지난주 5년 만에 국민 앞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참 여전했다. 오랜 수형생활과 반복된 병원 입·퇴원으로 심신이 지쳤음에도 모처럼 국민에게 인사말을 하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목소리도 떨리지 않았다. 달성 사저 앞에선 소주병이 날아들어 소동이 일어났지만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 정치인 시절 커터 피습을 당하고도 "대전은요?"라고 했던 의연함에 변함이 없었다. 그토록 고초를 겪었음에도 특유의 애국심도 그대로였다.
옛일에 대한 후회와 고통
그러나 역사의 장 덮는데
주저하는 정치적 노림수들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 안돼
(편집자주)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취재를 했던 필자는 이 장면에서 역사의 한 장(章)이 덮이고 있음을 느꼈다. 이제 '탄핵의 강'은 건너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메워졌다는 생각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사법적 토대를 만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르면 이번 주 달성을 찾으면 '역사적인'(?) 만남도 이뤄지겠지만 앞으로의 일은 곁가지일 뿐이다. '정치인 박근혜'는 이제 없다. 그래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역사의 장을 덮는데 주저하며 '정치인 박근혜'에게 미련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엔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믿는 옛 동지가 많지만, 자기정치를 위해 '박근혜'의 이름이 절실한 쪽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한 날 삼성 병원과 달성 사저 앞엔 과거 '친박' 정치인들이 상당수 나왔다.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구속됐던 인물(김기춘·최경환·조윤선)과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인 국회의원(윤상현·박대출), 그리고 6·1 지방선거 등을 통해 재기를 노리는 사람이 섞여 있었다. 이들 중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인물들은 박 전 대통령의 달성 사저 앞 발언 중 한 대목에 꽂힌 듯 했다.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 흘러간 정치 지도자의 덕담 수준인데, 이를 확대해석해 '박근혜 마케팅'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당장 박 전 대통령의 달성 사저를 구하는데 앞장선 유영하 변호사부터 어린 시절 잠깐 거주한 추억을 소환해 '대구시장선거 출마'를 입에 올리고 있다. 과거 경기도와 서울에서 국회의원직에 도전했던 유 변호사가 별 연고도 없는 대구에 출마하려는 건 순전히 박 전 대통령에 의존하려는 거다. 그는 2020년 총선 때 야권단합을 호소하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대신 발표한 뒤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적도 있다.
이번에 박 전 대통령이 헌신적으로 자신을 도운 유 변호사에게 보답하기 위해 '좋은 인재' '대구 도약' 얘기를 했는지 알 수 없으나, 유 변호사가 그걸 덥석 받으면 순수성과 진정성을 스스로 훼손하게 된다. 유 변호사 외에 은근히 '박근혜 마케팅'의 손익계산을 하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병원에서, 사저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었지만 5년 만에 모여든 옛 친박 정치인들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오랜 감옥 생활을 한 김기춘도, 국무총리로 발탁되는 바람에 대통령권한대행을 한 황교안도,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내걸고 대선 선거운동을 했던 조원진도 박 전 대통령의 시선 밖이었다. 왜 그들은 모조리 옛 주군의 눈 밖에 났을까.
송국건 서울본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화보] 활짝 웃으며 퇴원하는 박근혜 대통령... 누가 모습 비췄나
https://conpaper.tistory.com/101692
- [눈 뜬 채 코 베어가는 나라] 시민단체,⋯
- 3월은 [김창식]
-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완전 개통...1조⋯
- 업계가 반대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왜 강⋯
- [포스트 윤] 건설안전특별법 추진 안한⋯
케이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