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 대형로펌 들, "중대재해법은 과잉입법"...위헌소송 추진

 

주요기업 자문 대형로펌들

중대법 위반 기소상황 대비

 

   국내 주요 로펌들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규정이 '명확성·비례성·책임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헌법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책임주의 등 위반 내세우며

위헌법률심판 신청 준비중

기각땐 직접 헌법소원 청구

 

법조계 "국회·정부 졸속제정"

박범계 "책임자, 합당한 처벌"

 

톱10 대형로펌 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내 톱10 대형 로펌들은 자문 중인 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될 경우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기업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과실치사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는데 이 중 위헌성이 짙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심판을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오태환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노동그룹장)는 "국내 대형 로펌 대부분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준비 중"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에 위헌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무죄 변론의 일환으로 위헌 심판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동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산업안전·중대재해팀장) 역시 "법 시행 이후 실제로 발생한 중대재해 사건을 맡아 일을 해보니 중대재해처벌법에 위헌적 요소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며 "(기소한 검사가) 법 적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문제가 있는 조항이 적용된다면 로펌이나 변호사도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헌법률심판은 법원에서 재판 중인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합치되는지를 헌재가 판단하는 제도다. 법원이 직권으로 혹은 소송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헌재에 제청하고 헌재는 해당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그 효력을 상실시킬 수 있다.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 헌재의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재판은 중지된다. 로펌들은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지 않을 경우 직접 헌법소원을 청구할 예정이다.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기각하면 제청 신청을 한 당사자는 헌재에 규범통제형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 대형 로펌 중대해재팀 소속 한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1호 유죄 판결이 나면 기업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지만 로펌에도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지 않으면 당연히 헌법소원은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인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적 요소로 명확성의 원칙·비례의 원칙 위반, 책임주의 원칙 위반 등을 꼽는다. 형법은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하는데, 중대재해처벌법은 규정이 모호할뿐더러 형량이 과도하고 '책임 없이 형벌 없다'는 헌법 원칙에도 반한다는 주장이다. 송인택 중대재해처벌법 실무연구회장(전 울산지검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과 고용노동부 해설서는 위험 요인을 확인·개선하는 업무 절차를 마련하고 여건 범위 안에서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요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사실상 사고가 나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송 회장은 "과실범의 성격이 짙은데도 법정형을 징역 45년까지 규정한 것은 과잉 입법"이라며 "법인 사업주가 부담하지 않는 의무를 경영책임자에게 부과해놓고 경영책임자의 잘못을 이유로 법인 사업주까지 벌금형으로 양벌하게 한 것도 헌법 원칙에 반한다"고 말했다.

 

 

 

재판에 넘겨진 기업들의 위헌 심판 요청이 이어지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해야 하는 산업계의 혼란은 더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어떤 조치를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헌재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심판이 언제 내려질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순하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중대재해대응그룹)는 "어떤 조항에 어떤 조건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질지 알 수 없어 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국회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졸속으로 제정하고 소관 부서인 고용노동부 등 6개 부처가 시행령을 제정할 때 위헌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자초한 일"이라며 "혼란의 책임은 정부, 특히 고용노동부와 법무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8일 수원지검 평택지청에서 열린 '중대재해사건 실무자 간담회'에 참석해 "안전사고 발생 책임자들로 하여금 합당한 처벌과 형량을 선고받게 하는 것이 사고를 줄이는 길"이라며 "궁극적으로 책임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아내 경각심을 주고 예방 활동도 철저히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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