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개교 3주 남았는데 건물 한 개 덩그러니
文 공약에 맞춰 임기내 설립, 에너지공학부 1학년 110명 입학
기숙사 등 4년 내내 공사해야… 학생 숙소는 인근의 ‘골프텔’
지난 9일 전남 나주시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 캠퍼스. 4층짜리 건물 주변에 정돈되지 않은 누런 흙더미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대형 굴착기 3대가 굉음을 내며 땅을 파헤쳤고, 그사이를 덤프트럭 2~3대가 오갔다. 공사 현장과 통학로를 구분하는 울타리도 설치 중이었다.
나주빛가람혁신도시 내 한국전력 본사에서 직선으로 1.8㎞ 떨어진 ‘에너지 특화 대학’ 한전공대는 내달 2일 개교한다. 지난해 6월 착공을 거쳐 축구장 48개 면적에 달하는 40만㎡ 캠퍼스에 세운 학교 건물은 1255㎡ 부지에 들어선 4층 건물(연면적 5224㎡) 한 동 뿐이었다. 오는 2024년 완성하는 본관동의 일부 건물로, 강의실과 행정실 등이 있다. 개교 20여 일을 앞둔 이날 현재 이 건물 공정률은 98%로, 인테리어 공사 일부가 남아 있었다.
캠퍼스 공사는 2025년까지 계속된다. 한전공대 측은 2025년까지 연구동, 강의동, 도서관, 학생회관, 기숙사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실내 체육관과 컨벤션센터 건립은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한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임기 내 설립을 약속했고, 지역 정치권도 올 지방선거 전 개교를 원했다. 2019년 1월 나주 부영CC 골프장 부지 중 일부가 입지로 확정됐고, 지난해 3월 국회에서 여당 주도로 ‘한전공대특별법’까지 제정해 올 3월 개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사(校舍)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공사판에서 공부해야 할 상황이다. 한전공대는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통해 단일 학부인 ‘에너지공학부’ 1학년 학생 110명을 모집했다. 대학 측은 학생들 전원에게 기숙사 무료 제공을 약속했다. 2025년 정식 기숙사가 완성되기 전까지 학생들은 리모델링한 골프텔에서 지내야 한다. 강의실에서 직선으로 400m 떨어진 이 골프텔은 2016년 12월 지어졌다. 중앙도서관도 없어 학생들은 초등학교 교실 3배 정도 크기의 임시 도서관을 이용하게 된다. 한전공대 관계자는 “임시 도서관은 내년 입학생을 포함해 약 220명이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다”며 “스터디 카페 등 편의시설도 제공한다”고 했다. 교수진도 100명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 48명을 채용했다. 충원율이 50%에 미치지 못한다. 행정직원은 정원 100명 중 56명을 모집했다.
조홍복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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