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대구 달성에 거처 정해

 

  지난 연말 사면복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치료 중인 서울삼성병원에서 퇴원 후 머물 거처로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을 택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 대구 달성에 거처 정해

 

소문의 중심, 朴 별장설에서→사저로?

최근 대구경북 지역사회에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부인 명의로 지난달 대구 달성에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쓸 주택을 매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해당 주택은 비슬산 초입인 유가읍 쌍계리에 2016년 9월에 준공된 곳으로 구지면 국가산업단지에서 자동차부품 공장을 운영하는 A씨가 거주 목적으로 건축한 개인주택이다. 대지면적 1천676㎡, 연면적 712㎡, 지하 1층 지상 2층(방 8개) 규모에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한 주거용 건물과 3개동의 부속 건축물이 딸렸다. 외부 담장 높이는 10m 이상이며, 곳곳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다.

 

이러한 규모로 준공 당시 주민 사이에 '박 대통령 별장'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아 한때 경찰이 사실여부 파악에 나서기도 했던 곳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A씨는 실거주 가족 수에 비해 집이 너무 커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약 1년 6개월 전부터 매매가 27억5천만원에 매물로 내놓았다.

 

업계에는 이 주택이 지난달 '서울 사람'에게 희망가액 보다 2억5천만원 낮은 25억원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잔금은 오는 22일까지 완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성군 유가읍의 전원주택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인근 주민 박모 씨는 "이 주택이 준공 당시부터 박 전 대통령이 퇴임 후를 대비한 별장이라는 소문이 많이 나돌았다. 퇴원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거처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이 주택이 최근 매각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볼 때 우연보다는 상당한 개연성에 무게가 간다"고 했다.

 

소문의 진위, 실체가 있나?

소문으로 떠돌던 얘기는 실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신문 취재 결과 박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달성으로 오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해당 주택 매도 과정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지 못하나 퇴원 후 달성으로 가시기로 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미 계약을 끝낸 상태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 원조'로 불리는 곽성문 전 의원도 "나 역시 그렇게 알고 있다"면서 "고향에서 따뜻하게 맞아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달성 정치권 관계자 역시 "경호용으로 해당 주택 앞에 있는 땅도 더 사들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경호처도 박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퇴원 후 달성에 머무를 뜻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사면된 박 전 대통령은 법에 따라 내달 10일까지 경호처의 경호 대상이다. 다만 전직 대통령이나 그 배우자 요청에 따라 경찰로 경호를 이첩하지 않고 5년간 경호를 이어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대구 달성에 거처 정해

朴 사저, 왜 달성일까?

친박 인사들은 박 전 대통령의 달성 정착과 관련, 한결같이 개연성 있는 이야기라고 입을 모은다. 박 전 대통령이 현직이던 시절 퇴임 후 머물 곳으로 달성을 유력하게 검토한 바 있다는 것이다.

 

곽성문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재임 중에 퇴임 후 사저 후보지로 거론된 곳이 네 곳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달성"이라면서 "서울 삼성동 자택, 경기 용인, 구미 등이었는데 서울은 정치적 문제로 조용히 쉬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구미는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이긴 하나 박 전 대통령과는 연이 없는 탓에 고향(대구)이면서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달성으로 가닥을 잡은 적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뒤 병원에서 격리를 마치고 머물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역시 "삼성동 자택이 매각되고, 내곡동 사저도 뺏긴 탓에 박 전 대통령이 서울에 기거할 곳이 없다. 그래서 수차례 박 전 대통령께 '대구로 가셔야 한다'며 '원하시면 얼마든지 대구로 모실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달성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고향이나 지역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곳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98년 보궐선거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때부터 화원읍의 한 아파트를 매입해 14년동안 소유권을 갖고 있었다. 이 기간 달성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기마다 '칩거'하면서 정국 구상을 가다듬은 안식처였다. 2008년 18대 총선 직전 '친박 학살' 공천을 강하게 비판한 뒤 17일간 달성에 머문 까닭에 이곳이 '친박 열풍'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

 

한편, 매일신문은 해당 주택 매수인이 박 전 대통령 측인지 확인코자 유영하 변호사와 A씨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홍준표 기자 pyoya@imaeil.com , 김성우 기자 swkim@imaeil.com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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