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 과정 [홍승철]

 


삶의 한 과정
2022.01.25

재활 병원에 입원한 지 10개월, 뇌경색 진단을 받은 때부터는 11개월 만인 지난 22일에 퇴원하였습니다. 주변에서 보아온 대부분의 환자와 비교하면 이른 퇴원입니다. 의사의 조언을 참고하여 작정한 대로 한 퇴원입니다. 이미 작년 7월에 마음먹고 5개월 후인 12월에 생각을 굳혔습니다. 이때의 생각을 단체 카톡방에 올렸습니다.

“어떻게든 일찍 퇴원하려는 뜻은 완치를 빨리 하겠다는 게 아니다. 의사들의 말로는 완치는 되지 않는다고 한다. 2년간은 건강보험의 특혜를 받으며 입원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재활병원의 치료가 훌륭하지만 오랜 기간 의존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실생활에 부딪치면서 몸의 능력을 높여 가려 한다. 여러 가지로 보호를 받고 있는 병원 생활에서 벗어나 실생활을 맞닥뜨리면 당황하거나, 때론 내 처지가 실망스러운 상황도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역설적으로 그런 데서 재활 치료의 수준을 넘어서는 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피부병으로 인한 격리가 있기 전엔 막연히 11월 말을 퇴원 목표시기로 잡았다. 격리와 다리 통증을 겪은 3개월을 지나면서 다시 12월 말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담당 의사의 말로는 열심히 재활 운동을 한다고 해서 재활 수준이 단기간에 현저히 나아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12월을 지내보면서 설 전까지로 목표를 조정할 가능성도 마음에 두었다. 이런 생각을 치료사 선생님들에게도 말했다. 나름대로의 의견도 들었다.“

이렇게 해서 퇴원했습니다. 지금의 몸 상황이 온전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자력으로 홀로 걷기가 안 됩니다. 오른 발목이 꺾이지 않는 게 주요 원인입니다. 그래서 퇴원 전에 발목 보조기를 마련했고 적응 연습도 했습니다. 외출할 때 사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오른 다리의 힘이 아직 약해서 걸을 때 몸의 균형 잡기가 쉽지 않고 오래 걷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지팡이도 마련했습니다. 보조기 없이 걷기 연습을 할 때, 그리고 발목 보조기를 쓰고 걸을 때 안전장치가 됩니다. 손과 어깨의 움직임도 얼마간 제약이 있습니다.

퇴원 뒤에도 병원에서 하던 체조나 운동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생활을 해 가면서 익혀 갈 일들이 있습니다. 비록 치료사 없는 홀로지만 치료는 지속할 것입니다. 어떤 부분은 병원에서 해 왔던 노력과 이후에 계속할 노력이 뜻밖의 빠른 결과로 나타날지도 모릅니다(나의 희망 사항입니다).

치료사 선생님은 퇴원 이후를 대비한 행동을 준비시켰습니다. 병실 침대가 아닌 바닥에서 일어서기가 한 예입니다. 계단 오르내리기는 복합적 기능을 의도하는 것입니다. 이런 연습을 몇 주 되풀이했습니다. 그래도 현실 상황을 대하니 겪어 나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실생활을 해 가며 병원에서 배운 재활 치료를 홀로 계속할 것입니다. 발병 초기에는 재활 치료에 소요되는 긴 시간 동안 과거에 해 오던 활동을 못한다고 생각하니 생의 한 부분을 뺏기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이제는 친구가 말해 주기도 했듯이 재활 치료도 삶의 한 과정으로 여깁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필자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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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홍승철
고려대 경영학과 졸. 엘지화학에서 경영기획 및 혁신, 적자사업 회생활동 등을 함. 1인기업 다온컨설팅을 창립, 회사원들 대상 강의와 중소기업 컨설팅을 하고 있음. 

2006 자유칼럼그룹

www.freecolum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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