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해외 진출 본격 시동거나
이석우 업비트 대표 "BTS 하이브와 미국에 NFT거래소 만든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2022년 새해를 맞아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업계를 이끄는 리더들의 계획을 듣는 신년인터뷰를 마련했다.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스트리미 운영사) 등 거래소 외에도 벤처캐피탈(VC),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게임 산업 리더들도 만나본다.
"우리 (가상자산) 업계의 올해 제일 큰 숙제는 좁게 보면 가상자산업법을 마련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더 넓게 생각하면 중요한 건 장기 비전을 마련하는 겁니다. 당장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있는데 이는 향후 5년의 방향이 결정되는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미래가 유망한 (가상자산을 포함한) 금융 산업에 대해 단단한 울타리만 쳐 놓을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좀 더 전향적인 비전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이석우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대표는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단 금융 산업뿐 아니라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해서도 그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체가 빠진 답변이었기에 되물어봤다. 올해 업계가 역점을 두게 될 사안에 대해 질문했었다.
"정부나 국가가 주도해서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이런 말이 나온 배경엔 두나무의 속도감 있는 성장이 벽을 만나는 경우가 적잖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에 법인을 두고도 본사에서 자본금을 댈 수도, 사업 자금을 송금할 수 없었던 갑갑함도 그 중 하나일 터. 투기판처럼만 들여다 보는 감독당국의 시선에 대한 갑갑함도 없지 않았을 것이고.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으로 가능해지는 효율적인 경제 시스템, 이른바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가 결국에 올 미래라면, 그리고 우리가 이 분야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황에 국가 차원의 비전 마련과 대응이 더 빠르게 이뤄져야 할 것이란 주장이다.
그렇잖아도 올해 두나무가 집중할 키워드가 글로벌, 사회적 책임, 그리고 메타버스다. 막 발아한 이 분야 두나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봤다. 지난 4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만난 이석우 대표는 거래소 사업의 '그 다음'을 내다보는 이야기를 주로 하고 싶어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될 하이브와의 합작법인의 활동에 기대를 걸었다.
-요즘 제일 많이 생각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 아무래도 지난해가 특별금융정보법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였다면 올해는 가상자산업권법 마련일까.
"좁게 말하자면 그게 제일 큰 숙제일 것 같다. 그런데 올해 대선이 있다. 앞으로의 5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벤트인데 우리나라가 과거 반도체와 자동차로 성장해 왔다면 미래 먹거리로는 블록체인 영역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법을 마련하는 것을 넘어 이 부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금융이라는 커다란 틀에서 변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금융 정책은 국내 산업 보호,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단단한 울타리를 쳐 놓는 식이었는데, 물론 필요한 측면이긴 하지만 더 전향적으로 본다면 과연 한국 금융사들이 해외에 나가서도 생존력이 있을까? 또는 해외에 있는 금융사들이 우리 시장에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 긍정적인 답이 안 나오는 점을 돌아봐야 할 것 같다.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전망이 밝은 금융 산업의 앞으로의 5년은 좀 다른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정부, 당국이 뭘 하면 좋은가.
"IT 분야에서도 그렇지만 항상 비효율적인 측면, 사용자들이 해결하고 싶어하는 페인 포인트(pain-point)를 해결하면서 발전이 이뤄진다. 아직은 아니지만 결국엔 금융상품들도 다 토큰화될 것이다. 부동산도 빌딩 한 채를 살 수 없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코인으로 유동화시켜서 활발하게 매매가 이뤄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 등 실물 자산 혹은 금융 자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증권형 토큰이 생겨 거래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 국가가 나서서 비전을 세우고 접근해야 한다.
우리에게 큰 기회가 올 수도 있다. 홍콩이 무너진 이후 아시아 금융 허브로 싱가포르가 부상할 것이냐 도쿄냐, 아니면 서울일 것인가에 대한 얘기가 오가는데 먼저 전향적인 접근을 하고 준비를 한다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법과 관련해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어떤 부분이 부족한가.
큰 틀에선 자본시장법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 법안들이 나와 있는데, 코인의 정의에서부터 시작해서 소관부처를 어디로 할 것인가 등 가상자산을 더 이해하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두나무의 올해 키워드는 무엇인가.
글로벌, 사회적 책임, 메타버스다.
글로벌 진출은 하이브와의 합작법인 설립과 이를 기반으로 한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소를 여는 것이 불씨가 될 것 같다. 지금까지 해외 진출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상반기 내에 미국에 법인을 설립할 것이다. 하이브는 BTS에서부터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 매우 좋은 아티스트와 지식재산권(IP), 그리고 팬덤을 갖고 있다. 이걸 기반으로 여러 의미있는 NFT를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거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업비트NFT와는 별도로 만드는) NFT 거래소는 오픈시(Opensea)처럼 아무나 들어와 작품을 올리고 거래할 수 있는 곳이라기 보다는 큐레이션된, 엄선된 NFT 상품들을 사고파는 곳이 될 것이다.
우리로서는 이 사업이 우리가 해외에 진출하고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해외 진출이 상당히 어려웠고 이번에 좀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달에 송치형 이사회 의장이 직접 미국에 가서 공연도 보고 하이브 미국 법인 분들도 만났다. 지금은 이것이 급선무다.
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가 됐기 때문에 (해외 송금 등) 여건도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업비트 NFT' 베타서비스에서 첫 드롭스 경매로 진행돼 약 2억5000만원에 낙찰된 유명 아티스트 장콸의 순수 미술작품 'Mirage cat 3' 작품. /출처=두나무 제공
-NFT 시장에 대해선 거품론도 나온다.
"팬덤을 기반으로 한 NFT는 '소장 가치'가 분명히 있고 또 지속적으로 2차, 3차 거래가 발생하게 될 거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팬들에게 소구력이 있는 NFT를 만들면 그건 롱테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업비트NFT도 좋은 작가분들을 계속 발굴하고 손잡으면서 나갈 것이다.
비트코인도 처음에는 '이게 뭐지?' 했는데 점점 생활 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나. NFT도 그럴 것이다."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선 어떤 계획들이 있나.
"지난 2021년 말에 투자자 보호부터 해야겠다 싶어 투자자 보호센터를 열었다. 급성장한 이후 우리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잘 할 수 있는게 뭘까 고민하는 한 해를 보내게 될 것 같다."
-메타버스 계획은?
"세컨블록을 만들었고, 블록체인 기술과 NFT와 메타버스가 결합을 하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NFT가 메타버스 내 결제 수단이 될 수 있겠다.
"그 이상이다. 메타버스에선 '제2의 생활'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실생활에서 하는 행동들을 메타버스에서도 그대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굉장히 다양한 시도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투박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를 하고 있지만 마치 카카오톡이 그랬던 것처럼 투박하나마 서비스를 빨리 개시하고 사용자 반응을 본 뒤 이를 서비스에 다시 녹이는 사이클로 빠르게 고도화시킬 계획이다."
-요즘 생각은 그럼 NFT와 메타버스 쪽에 많이 가 있겠다.
"거래소가 워낙 외형이 커지고 신고수리도 되고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고도화를 해야 하고, 또 기준들도 만들어 가야 하는 단계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새로운 시도들도 해 나가야 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상의를 해 나가고 있다."
-현재 대선 후보들 중에선 가상자산과 관련한 관리, 감독을 하는 기관을 따로 두겠다는 공약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기관을 만들고 안 만들고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미래 비전을 가질 것이냐다. 국제 금융의 흐름에서 우리가 앞서 나가려면 글로벌 시각으로 보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이게 더 중요하다.
-업비트와 관련해선 독점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국내 거래소만 놓고 볼 것이냐 해외 거래소들까지 다 놓고 볼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 지금의 투자, 거래 형태를 보면 업비트에 가입을 해서 비트코인을 사고 그걸 바이낸스 등으로 보내서 레버리지 거래하고, 그러다가 또 (국내로) 들어와서 출금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거래소를 충분히들 이용하시는데 국내 거래소들만 놓고 독점 얘기를 하는 것 같다. 법률적으로 좀 더 들여다보려고는 한다.
-끊임없이 나오는 루머 중 하나가 이석우 대표 사임설이다.
"매 연말쯤 되면 나오더라. 제가 지금 스스로 그만 둘 이유는 없다. 만약에 송치형 의장이 '이제 오래 하셨다. 그만 하시라' 한다면 모를까.
-두나무 상장은 어떻게 되는 건가.
"주주들이 늘어나고 지난해 처음으로 통일 주권도 발행했다. 주주들께서 상장에 관심을 갖고 계신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언젠가는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언젠가'가 가까운 미래가 되는 건 아닌가.
"갑자기 막 (상장이) 될 수가 없다. 전문가들에게 물어보셔도 다 같은 대답일 거다. 당장의 계획은 없다.
출처 : 코인데스크 코리아 (http://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7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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