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소규모(미니) 정비사업 추진 활발
서울 '미니 정비사업' 3건중 1건은 강남권
=가로주택정비사업
연립·다세대 정비사업 활발
1년새 두배 늘어 119곳
최근 서울에서 노후 연립·다세대와 소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소규모(미니)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정부 규제 등 이유로 사업 진행이 쉽지 않자 미니 정비사업을 주목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성이 좋은 강남권에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강남·서초·송파·강동 4곳
43곳으로 전체 중 36.1%
"입지 좋아 사업성 높아"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곳은 지난 10월 기준 119곳이다. 지난해 3분기 65곳에 불과했던 것이 1년여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로와 붙어 있는 노후 저층 주거지의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소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면적 1만㎡ 미만, 주택 20가구 이상, 주변이 도로로 둘러싸인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 지역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43곳(36.1%)이나 됐다. 강동구가 13곳으로 가장 많고, 송파구 12곳, 서초구 10곳, 강남구 8곳 등이다. 강남권이 아닌 곳 중에선 강서구(12곳), 성북구(11곳), 양천구(10곳)가 사업지가 많았다. 의외로 도봉구·구로구(3곳) 노원구·관악구(1곳)는 가로주택사업지가 적었다.
소규모 재건축 역시 비슷한 경향이 보인다. 소규모 재건축은 면적 1만㎡ 미만, 200가구 미만, 노후·불량 건축물이 3분의 2 이상인 곳에서 추진되는 정비사업이다.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나홀로 아파트 등이 소규모 재건축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은데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5차'와 '개포럭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6차', 송파구 가락동 '가락현대5차' 등 서울 강남권에 추진 단지들이 많다.
이들 소규모 정비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규모가 적어 상품성이 낮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지만 일반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어 사업 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서울 지역 소규모 재건축 단지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가로주택정비사업·소규모 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 안전진단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며 "정부도 최근 미니 정비사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라 이득"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미니 정비사업을 통한 아파트도 가격 상승세를 보여 사업성에 대한 우려도 많이 줄어들었다. 서초구 남양연립을 재건축한 서초프라임헤센 전용면적 61.18㎡의 호가는 현재 15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8월 거래가격이 13억4488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름세가 꽤 괜찮은 셈이다. 청약시장에서도 인기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월 분양한 관악 중앙하이츠 포레(82가구) 평균 경쟁률은 218대 1에 달했다.
대규모 정비사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일감이 떨어진 건설사들도 소규모 정비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수주전에 참전하는 대형 건설사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서울 도곡동 개포럭키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시공권은 포스코건설이 따냈다. DL이앤씨는 지난 4월 인천 미추홀구 용현3구역을 수주하며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처음 진출했고, 현대건설은 5월 용산 한남시범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물론 미니 정비사업도 입지에 따라 사업성이 크게 움직인다는 단점은 있다. 교통 등 입지가 좋을수록, 부동산 경기가 좋을수록 사업성이 더 확보된다. 반대 상황이 벌어지면 위험도 커진다는 뜻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소규모 재건축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바뀌어 '옥석가리기'가 시작되면 불리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입지가 좋지만 규모가 작아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곳은 고려할 만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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