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도수 높으면 숙취 강하다고?...
와인, 막걸리가 숙취 심한 이유
알코올 도수가 높으면 숙취가 강하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숙취의 주범은 알코올 자체가 아니라 알코올이 생성, 분해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불순물이다. 불순물은 위스키, 소주와 같은 증류주보다 와인, 막걸리 등 발효주에 많다.
와인, 막걸리를 먹으면 숙취가 심한 이유는 제조 과정에서 나온 불순물 때문이다. 발효주는 알코올을 생성하기 위해 쌀, 과실 등을 발효시키는데 이때 여러 미생물이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좋은 성분도 생성되지만 에스테르, 퓨젤오일, 메탄올과 같은 불순물도 생긴다. 특히 메탄올은 인체 내 산화효소에 의해 포름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물질로 분해되는데 미주신경, 교감신경을 자극해 숙취를 발생하게 한다. 위스키, 보드카, 소주 등의 술은 여과와 증류 과정을 거친다. 숙성했더라도 가열하기 때문에 불순물들이 날아가 비교적 숙취가 적다. 다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소주는 희석주로 여러 첨가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숙취가 셀 수 있다.
숙취의 정도는 알코올의 도수보다 아세트알데하이드의 양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간의 알코올탈수소효소(ADH)가 알코올을 분해면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이다. 포름알데하이드와 비슷하게 작용해 숙취를 유발한다. 그런데 발효주는 술 자체에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있다. 발효 과정에서 알코올이 분해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알코올도수 39%인 보드카 1L에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3~7.2mg 들어있는데 알코올도수 12%인 와인 1L엔 34~70.8mg 들어있을 정도다. 게다가 와인, 막걸리와 같은 발효주는 도수가 낮아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체내에서도 더 많은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숙취를 해소하려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가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하는 게 좋다. 자연 식품에서는 배, 라임, 코코넛워터, 치즈, 토마토, 오이순으로 ALDH가 많이 들어있다는 뭄바이 화학기술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있다. ALDH는 체내에서 분비되는 효소로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물과 아세트산으로 분리해 배출시킨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간이나 신장에서 자연 발생하는 ALDH는 일반적으로 소주 3잔 분량의 아세트알데하이드만 분해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양인은 유전학적으로 서양인보다 ALDH가 작동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숙취를 해소하려면 ALDH가 들어가 식품을 먹는 게 좋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오상훈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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