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인터넷 투표 거론하고 있는 여시재(與時齋)란

 

여야 구분 없는 거대 정치집단

탄핵 중심 홍석현이 리더 격

 

문 정권에 알게 모르게 협조 및 자문

 

여시재는 시진핑이 즐겨쓰는 표현

중국과 깊은 연관관계 있어

이것이 부정선거에 입 닫고 있는 이유

 

"우리 세상 한번 만들어야지!"

내년 대선이 절호의 기회

 

인터넷 투표 분위기 조성 중

(편집자주)

 

2016년 11월 월간조선

 

  10월 1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J글로벌·채텀하우스·여시재포럼’이 막을 올렸다. ‘21세기 유라시아 전략과 비전 : 아시아-유럽 협력 강화’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연구재단 여시재(與時齋·시대와 함께하는 집)의 공식적인 첫 행사다. 《중앙일보》사와 세계적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는 미래전략 관련 포럼을 매년 열어왔는데, 올해 여시재가 새롭게 참여한 것이다. 행사의 개회사는 《중앙일보》 회장이며 여시재의 이사인 홍석현 회장이 맡았다.

 

나경원, 부정선거 거론할 수 없는 입장

(편집자주)

 

9월 21일 열린 여시재 미디어데이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나경원 의원, 김부겸 의원이 참석했다

 

여시재는 8월 18일 출범한 미래전략연구소다. 여시재가 9월 21일 언론을 초청해 가진 미디어데이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등이 참석했다. 10월 10일 열린 포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기념사를 했고 정진석·우상호·박지원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연설자로는 아소 다로 일본 현 부총리가 나왔다. 왜 거물급 정치인들은 여시재에 관심을 두는 걸까.

 

 

 

여야 잠룡들 앞다퉈 참석

9월 21일 가진 여시재의 미디어데이에 대선 주자급 정치인들이 참석해 기조발언을 한 것은 유례가 없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여야를 넘어선 협력’을 강조했다. 남 지사는 “여야를 떠나 정치지도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부겸 의원은 “국회에서 왜 이견만 존재하고 문제를 풀려는 노력은 부족한지 답답했는데, 여시재가 그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시재의 이사장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원장은 공석이며, 상근부원장은 노무현 정권의 실세였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다. 이사진 역시 화려하다.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김도연 포스텍 총장, 안대희 전 대법관, 박병엽 팬택 부회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현종 전 유엔대사, 이공현 전 헌법재판관, 이재술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이다. 학계, 언론계, 법조계, 재계를 총망라하고 있다.

 

이 같은 인물들이 대선을 1년 남짓 앞둔 시점에 한자리에 모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여시재의 이사진 중 대권 도전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인물은 없다. 그래서인지 대선 주자들이 여시재를 앞다퉈 찾고 있는 상태다.

 

이사진 중 대선과 관련해 눈길을 끌 만한 인물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다. 홍석현 회장은 다른 8명과 함께 이사진에 포함돼 있지만 다른 이사 모두와 학연, 업무 등으로 적지 않은 관계를 갖고 있어 이사진 중 중심(core)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2017년 대선과 관련해 ‘홍석현 대세론’을 주장하며 저서 《제3의 개국 : 위기의 대한민국 홍석현을 소환하라》 (드림온)를 펴낸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의 얘기다.

 

“여시재의 취지와 핵심 연구과제가 홍석현의 지론과 일치하고 있으며, 여시재 설립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이광재 역시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홍석현과 가까운 사이다. 홍석현은 다른 싱크탱크도 있지만 새로 출범한 여시재가 홍석현의 대권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여시재는 설립 취지를 “통일한국의 변화와 동북아의 변화를 주도할 정책 개발과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공석은 물론 사석에서도 통일한국과 동북아 발전을 강조하며 ‘제3의 개국’을 주창한 바 있다.

 

홍 회장과 가까운 인물들

여시재의 이헌재 이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여시재가 홍 회장의 싱크탱크가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여시재의 핵심 인물들이 홍 회장과 매우 가깝기 때문이다. 설립자인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이사장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상근부원장인 이광재 전 지사 세 명이 여시재의 핵심이다.

 

여시재 설립 자본금을 내놓은 인물이 홍 회장과 가까운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다. 조 회장은 2012년 학술연구재단인 한샘드뷰를 설립해 연구지원 등을 해왔는데, 2015년에는 “한국의 브루킹스(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를 만들겠다”며 보유주식 4400억원(260만 주)을 내놓겠다고 선언했고 먼저 1000억원(60만 주)을 한샘드뷰에 출연했다.

 

드뷰(DBEW)는 한샘의 디자인 철학(Design Beyond East & West)을 줄인 말이다. 이 한샘드뷰가 여시재의 모체다. 국내 민간연구재단의 자본금이 1000억원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한샘드뷰는 2016년 초 조 회장이 출연한 주식 60만 주를 활용해 8월 사회 각계 인사를 망라한 연구조직 여시재를 출범시켰다.

 

조창걸 회장은 홍석현 회장과 사업 관련은 물론 사적으로도 가깝다. 한샘은 2010년 종편 출범 당시 JTBC에 주주로 참여해 1.2%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당시 《한겨레》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종편에 참여한 중견 및 중소기업은 대부분 신문사 사주와 특수관계이거나 친분관계가 있다는 것이 출자 배경”이라며 “한샘 조창걸 명예회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과는 사적, 공적 친분이 두루 있다”고 밝히고 있다. 조 회장은 재단법인 여시재의 초기 이사였다가 “물주(物主) 역할만 하면 된다”며 사임했다.

 

 

초기에 ‘여시재는 이광재의 싱크탱크’라는 말도 돌았다. 한샘드뷰를 기반으로 각계 거물급 인물을 모아 여시재를 만들어낸 것이다. 최근 특별한 활동 없이 조용했던 이광재 전 지사가 어떻게 거물급 인사들을 불러모을 수 있었을까. ‘홍석현’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모았다는 소문이 적지 않게 퍼진 상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좌희정(안희정), 우광재’라고도 불렸던 이광재 부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삼성과 청와대의 창구 역할을 하며 홍 회장과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광재 (전) 지사가 내년 대선에 간접적으로 뛰어들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여시재 구성을 보면 홍석현 회장을 위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며 “이 전 지사는 이미 과거 동지였던 친노 세력이나 안희정 지사와는 거리가 멀어졌고 홍 회장을 띄우자며 사람들을 불러모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대권 후보들도 경계심을 갖고 여시재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시재 이사장인 이헌재 전 부총리는 홍석현 회장이 주미대사에 임명될 당시(2005년 2월) 경제부총리였고, 이사인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지난 2월 홍 회장에게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김현종 전 유엔대사는 홍석현 회장이 주미대사였을 때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손발을 맞춘 바 있다. 홍 회장의 경력과 관련된 인물들이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중진급 정치인에게 물었다.

 

여시재 행사에 왜 갔습니까. 행사에 초청받는다고 다 가는 것은 아닐 텐데.

 

“한국에도 브루킹스 같은 재단이 출범한다고 해서 갔습니다. 자본이나 인적 구성이 지금까지의 민간연구재단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했죠. 다른 대권 후보들도 참석한다고 하고.”

 

여시재가 홍석현 회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있는지요.

 

“그런 얘길 직접 듣지는 못했는데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이번 대선에선 싱크탱크가 필수불가결의 존재가 됐으니까요.”

 

만약 홍 회장이 대선에 나온다면 어떻게 생각합니까.

 

 

“능력 있는 후보가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한편 여시재 측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홍석현 싱크탱크’설에 대해 “근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여시재 조정훈 대외협력부원장은 “진보든 보수든 어느 쪽이라도 가져다 쓸 수 있는 미래지향적 정책을 만드는 게 목적이지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세력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사진은 다들 대선에 개입할 생각이 없으며 여야 젊은 사람들이 이 나라를 위해 새로운 정책을 만든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의 대권 의지는

 

여시재의 동북아포럼 개회사를 하고 있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일각에서 대권 후보로 회자되는 홍석현 회장이 실제로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반기문 총장이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르는 시점부터 홍석현 회장 역시 대권 도전의 뜻을 키우고 있다는 설이 분분했다.

 

홍 회장이 ‘원래 반기문 아닌 내가 유엔사무총장’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고 이 때문에 자신이 반기문 총장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홍 회장이 2016년 2월 19일 포스텍에서 명예공학박사를 받으며 했던 연설의 일부다.

 

〈2002년 《중앙일보》의 중립적 대통령 선거 보도가 씨앗이 되어 저는 노무현 정부에서 주미대사로 임명을 받게 됩니다. 미국 대사직과 함께 차기 유엔사무총장 후보 내정의 약속을 갖고 워싱턴에 부임했습니다.〉

 

그러나 홍 회장은 삼성이 특정 대선 후보를 지원했다는 녹취록, 이른바 ‘삼성X파일’ 사건으로 주미대사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사무총장 후보가 됐다.

 

홍 회장이 통일대통령을 꿈꾸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기존의 정치인들은 통일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이미 장남(홍정도)에게 《중앙일보》와 JTBC 사장직을 넘겨주고 회장직만 갖고 있어 경영에 대한 부담도 없다.

 

 

홍 회장 주변인물 중 ‘홍 회장 대권 도전설’을 입에 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앙일보》와 JTBC 기자들 역시 이에 대해서 “모르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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