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업 추진 방식 자체에 문제있어"

 

굳모닝수자인 '청라국제도시 300민원단' 회원

 

   LH 직원의 투기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런데 LH 투기사건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공방을 보면 매우 흥미롭다.

 

야당은 현 정부의 관리부실로 LH 투기사건의 책임을 물으려 하고 여당은 과거 정부, 더 나아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합병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판단은 개개인마다 다르겠으나 분명한 것이 있다. 정책의 효과는 단시간에 나타날수도 있지만, 장기간 이후에 나타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미래에셋 컨소시움에서 제출한 청라국제업무단지 조감도, 최근 업무용지에 대한 용적률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자료=LH)

 

 

이것은 국가-국가 간 맺은 조약에서도 보이는데 특히 그 조약이 비밀조약인 경우 정권이 바뀐 후 상대 국가에서 이전 정부와 맺은 조약이라고 문서를 내밀며 책임을 요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LH 투기도 문제지만, 투기는 일부 직원에 한정된 일이라고 하더라도 정작 큰 문제는 LH의 사업 방식에 있다고 본다.

 

최근 LH가 사업자를 공모하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청라 국제업무단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사실 우려의 목소리는 Fact(사실)로 대응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문제는 LH가 이런 대형사업을 진행할 때 NDA(Non-disclosure agreement), 즉 비밀유지약정을 맺고 진행한다는 것이다.

 

기업 간 인수합병 등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에는 NDA와 같은 협약이 필요하다. 물론 공기업인 LH의 계약에 있어서도 NDA가 필요할 수 있고, 또 상대 기업이 요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LH가 벌이는 사업의 NDA 범위가 너무 과도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주민으로서 LH 주도 사업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질의를 할 경우 많은 경우 LH는 대부분 '사업자와 비밀유지계약이 되어있는 사안으로 밝히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고 일축한다.

 

 

LH가 도시개발 중 벌이는 대부분의 핵심 인프라 구축 사업이 해당 지역의 토지조성원가로 반영된 분양수익으로 거둬 사실상 입주민의 부담금으로 이루어지거나, 공동주택 분양 시 청사진으로 제시된 주요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주민들은 LH가 주장하는 NDA를 이유로 입주민의 직·간접적 지분이 있다 할 수 있는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간이 길면서 대형사업의 경우 LH의 과도한 NDA 주장으로 인해 아래의 문제점이 발생한다.

 

첫째, 책임을 져야할 대상이 불분명하다.

 

통상 청라국제도시의 대형사업은 5년 이상이 걸린다. 필자가 직업적으로 경험한 바, 많은 사업에서 장기간에 소요되는 사업의 과실은 사업을 맺은 당사자가 가져가고, 속된 말로 뒤에 똥을 치우는 쪽은 그 사업이 실현되는 시점의 직원들이 된다.

 

그리고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들은 이미 퇴직하거나, 다른 조직으로 발령나기도 하면서 결국 사업이 추진된 기간 동안의 전체적인 흐름를 꿰뚫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책임을 져야할 대상이 없어지고 사업진행의 연속성이 없어지면서 사업에 대한 담당자들의 태만 또한 예상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LH의 과도한 NDA 주장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LH만을 위한 핑곗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지역을 위한 사업이라면 정말 필수적인 사안을 제외하고는 주민에게 정기적으로 사업진행 현황이 공유되어야 하며, 또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한다.

 

필자는 분명히 밝힌다. 이번 국제업무단지에서 LH는 업무단지의 핵심인 업무시설 계획과 기업유치에 대한 내용을 명확하게 명문화하고 본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 내용은 결코 NDA로 처리되어서는 안되며 지속적으로 지역 주민에게 보고되어야 한다.

 

둘째, LH는 불필요한 오해를 더욱 받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필자는 LH의 투기는 전체 직원의 문제가 아니며 일부 직원의 일탈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청라시티타워를 진행하고 있는 현재 LH 청라영종사업본부 및 관계부서 직원들은 외부의 시각과는 별개로 본인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을 상대한 민원에서 단순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답변도 고맙지만, 주민들은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판단할 집단지성이 충분히 있다.

 

열심히 했다고 했는데 막상 결과물을 받아보면 불만족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이미 그 전에 주민들이 진행상황을 묻고 의견을 줘야할 타이밍 때는 '협약중인 사업은 밝힐수가 없다'는 대답만 있었을 뿐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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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해서는 안된다. LH가 사업을 진행하는 주체는 맞지만, LH 자의적으로 민의를 무시한 채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된다. 민의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절히 정보를 공개하고 소통해야 한다.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일을 진행하고 결과를 '통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오해와 불신은 더욱 쌓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땅만 팔고 튀려고 하네'라는 비아냥을 LH는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청라국제도시의 역사는 LH와 함께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십수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고 냉정하게 평가해본다면 주민들이 LH에 줄 점수는 후하게 줘도 20점 미만일 것이다.

 

이런 저런 환경 핑계는 되겠지만 운만 실력이 아니라 환경도 실력이다. 이제 10만 청라 주민은 더이상 LH의 능력과 의지를 믿을 수 없다.

 

LH는 충분히 더 감시받아야 하며, 감시의 출발점은 청라 국제업무단지의 업무시설 용적률과 기업유치에 대한 내용이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굳모닝수자인 더 청라

 

http://www.thecheongna.net/news/articleView.html?idxno=4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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