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천억 투입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지하화' 추진


도시·교통·환경 관련 학회 참여 

타당성 용역 결과 나와 사업 탄력

국내 최초 복층 지하터널 구조 

지상엔 축구장 84배 공원

비용 조달·지상 개발 어떻게 

도시계획학회 "공공 기여 2조…재원 충분"

양재IC 일대 R&D클러스터로 조성 

서초IC엔 복합문화예술단지 들어서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공식명칭 경부간선도로) 지하화 계획은 지난해 말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가 서울시에 제안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복층 지하화 계획


당시 국가교통망의 핵심 축인 경부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려는 방안을 두고 설계방식과 비용 등을 이유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대표적인 도시·교통·환경 관련 학회가 참여한 타당성 용역 결과가 나오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늘고 있다. 


한남~양재 7분 만에 주파 

서초구가 지난 3월 발주한 용역에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대한교통학회, 한국도시설계학회,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도시정책학회 등 5개 학회가 참여했다. 전담 연구원만 29명에 달한다. 


5개 학회가 수립한 지하화 계획의 핵심은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의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은 공원 등 친환경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2층 구조의 지하도로는 땅 밑 40~50m 사이에 건설된다. 지하 10~30m 사이에 놓인 지하철 밑으로 지하도로가 지나가게 된다.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하는 지하철 노선은 2, 3, 7, 9호선이다. 지하철로와 30m가량 떨어져 있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게 도시설계학회의 설명이다.


도로 규모도 왕복 8~12차로에서 14차로로 늘어난다. 현재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의 평일 평균속도는 시속 30㎞가량이고 주말엔 20㎞로 떨어진다. 지하화와 함께 차선이 늘어나면 이 구간의 평균속도가 평일과 주말을 막론하고 최소 시속 50㎞ 이상으로 빨라질 것이라는 게 교통학회의 분석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지금은 주말에 한남IC~양재IC(6.3㎞)를 통과하는 데 평균 19.2분이 걸리지만 지하화되면 7.7분으로 단축된다.


2층 구조로 설계해 상층은 완행(4차로), 하층은 급행(3차로)도로로 구분한 것도 교통량 분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남에서 서초 및 잠원IC로 빠져나가려면 별도 출구가 있는 완행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한남에서 양재IC를 지나 경기 이남 지역으로 내려가려면 급행도로를 이용하는 게 낫다.


“공공기여금으로 비용 조달” 

지하화에 따라 지상에 확보되는 녹지공간은 국제 규격 축구장 면적(7200㎡)의 84배 규모인 60만1000㎡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공원(22만9000㎡) 면적의 2.6배에 달한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한국도시설계학회,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도시정책학회는 이곳을 우면산, 양재시민의 숲과 연계한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제안했다. 인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소규모 공원부터 각종 테마공원까지 지역별 특성에 맞는 공원을 꾸미자는 구상이다. 


인근에 대기업 연구개발(R&D) 센터가 몰린 양재IC 일대는 각종 업무시설이 들어선 R&D클러스터로 조성된다. 서초IC 일대에는 복합문화예술단지와 주거 및 상업시설이 건설된다. 

 

사업에 필요한 재원 1조5000억원은 공공기여금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별도 공공예산 편성 없이 서초동 인근 대규모 민간부지 개발 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만으로도 재원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민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 및 공공기여금 규모는 올해 말께 최종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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