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운동이나 하면 안된다고?...대사증후군 유형별 효과
운동이 몸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땀을 많이 흘린 것과 운동 효과가 꼭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다. 똑같은 시간과 힘을 들여도 운동법에 따라 운동 효과는 다를 수 있어서다. 운동의 형태·강도·시간·빈도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최대 유산소 운동 능력은 5∼30%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특히 비만하거나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이 있다면 운동법을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 대사증후군 유형별 효과 높이는 운동 전략을 짜보자.
당뇨병… 운동 전 혈당 낮으면 탄수화물 섭취 먼저
당뇨병 환자에겐 혈당을 조절하고 심폐기능과 혈중지질 수치를 개선하는 데 유산소 운동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권장되는 유산소 운동 종목은 걷기, 조깅,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에어로빅 댄스, 배드민턴, 볼링, 골프(라운딩), 게이트볼 등이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유산소 운동을 '최대 심박수'의 50∼80% 정도의 강도로 20∼40분씩 주 5∼7일 실시하는 게 좋다. 최대심박수는 운동할 때 맥박을 서서히 올려 최대치에 도달한 값을 가리키지만 현실적으로 측정하기에 매우 위험하므로 공식을 적용하면 알 수 있다.
운동해 온 사람의 경우 '자신의 나이를 2로 나눈 값'을 205에서 뺀 값이다. 평소 운동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면 된다. 주로 중장년 이후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최대 심박수의 40∼60% 수준으로 40∼60분씩 주 5∼7일 실시한다. 단, 당뇨병으로 인해 말초신경염이 동반된 경우 즉,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는 조깅처럼 발에 손상을 가할 수 있는 운동을 금해야 한다.
당뇨발이라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운동 시작 전 혈당 수준이 100㎎/㎗ 이하이면 운동 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탄수화물부터 섭취해야 한다. 공복혈당이 250㎎/㎗ 이상이면서 케톤증이 있으면 운동을 피해야 한다. 공복혈당이 300㎎/㎗ 이상이면 케톤증에 상관없이 운동하지 말아야 한다.
비만… 20분 이상 계속할 수 있는 강도로
비만하면서 무릎·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수영이 가장 효과적으로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부력의 영향으로 체중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전신운동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체중조절을 위한 운동은 비교적 가벼운 운동이 좋고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걷기, 천천히 달리기, 자전거, 등산, 계단 오르기, 수영, 물속 운동, 노 젓기 등이 그 예다. BMI가 40 이상이면 운동 시작 전 운동부하검사를 받아보는 게 안전하다.
운동능력과 합병증의 여부를 확인한 후 개별화한 운동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목적이다. 운동 강도는 20분 이상은 지속해서 할 수 있는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만약 100m를 달리는 속도로 운동을 한다면 30초도 채 되지 못해서 중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최소한 20분을 지속할 수 있는 강도로 운동을 선택한다. 정확하게 1주일에 몇 번을 해야 한다는 기준은 없지만 1주일에 4일 이상은 운동을 채우는 게 권장된다.
고지혈증… 운동 전후 간단한 동작으로 혈관 벽 유연하게
고지혈증 환자에게 운동은 중성지방과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동맥경화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필수적인 치료법이다. 산보, 등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최대심박수의 60-80%(약간 힘들거나 호흡의 곤란을 느끼지 않으면서 알아들을 수 있게 이야기할 정도) 수준에서 15~45분씩 주 3~5회 실천하는 게 권장된다. 운동 전 준비운동, 운동 후 정리운동을 5~10분 실시해 혈관 벽을 유연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저지방식을 병행해야 한다.
고혈압… '수축기 180' 넘으면 혈압부터 낮춰야
운동을 시작하는 순간 누구나 심박수와 함께 혈압도 상승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단거리 달리기, 줄다리기처럼 순간 많은 힘을 쓰는 운동은 심한 혈류 상승을 유발하므로 고혈압 환자에겐 금기다. 실제로 이들이 높은 강도로 운동할 때 수축기 혈압이 250~300㎜Hg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 환자에겐 호흡을 잠깐 정지한 상태에서 전속력으로 달리는 운동은 금물이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 수치에 따라 운동 가능 여부를 따질 수 있다. 1단계(수축기 140~159. 이완기 90~99) 환자와 2단계 (수축기160~179, 이완기 100~109) 환자는 '운동 가능군'에 해당한다. 이보다 심한 3단계(수축기 180~209, 이완기 110~119)와 4단계(수축기 210 이상, 이완기 120 이상) 환자는 '조건부 운동 가능군'인데, 약물치료로 혈압을 조절한 후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전신의 대근육을 지속해서 사용하면서 심폐기능을 자극하는 운동이 좋다. 걷기, 달리기, 줄넘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그 예다. 고혈압 환자가 운동으로 고혈압 개선 효과를 보려면 단시간이 아닌 장기간 계속 운동해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대학 연구에 따르면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 22명과 최저 혈압 95㎜Hg이상의 35~61세 고혈압 환자 23명에 대해 주 2회씩 6개월간 조깅하게 했더니 고혈압 환자군은 최고 혈압이 평균 13.4㎜Hg(159에서 146으로), 최저 혈압은 11.8㎜Hg(105에서 93)으로 떨어졌다.
정심교 기자 머니투데이
케이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