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기 전에...탈 중국에 나선 일본 기업들

 

'탈중국' 나선 日 기업, 공급망 재편 본격화

경제·무역 일본 도쿄무역관 진석순

 

'脱중국' 위해 공급망 재검토 모색하는 일본기업

중국 진출 일본 기업, 10년 만에 최저 기록

중국 의존도 높은 글로벌 공급망(GVC

 

   전 세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확산에 따라 세계화 및 분업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오늘날 여러 국가와 지역이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Global Value Chains, GVC)이 형성됐다. 현재 글로벌 공급망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는 중국으로, 최종재뿐만 아니라 최근 중간재 수출국으로 부상하면서 GVC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일본 또한 최대 무역 상대국이 중국일 정도로 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다.(수출 1위 18조 엔, 수입 1위 20조 엔, 2021년 기준)

 

늦기 전에...탈 중국에 나선 일본 기업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및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 중국발 리스크의 영향으로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기업들이 공급망 단절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일본 기업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중 수입 의존도가 높고 공급망이 끊길 우려가 큰 중요 품목에 대해 일본 내 생산거점 정비와 해외 생산 거점의 다원화 등 공급망 재구축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핵심 부품 조달처를 일본 국내로 복귀시키는 리쇼어링이나 중국 공장의 제3국 이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의 2021년 대세계 수출>

(단위: 억 엔, %)

늦기 전에...탈 중국에 나선 일본 기업들

[자료: 일본무역회, ’일본 무역현황’(2022.3.31. 발표)]

 

 

<일본의 2021년 대세계 수입 >

(단위: 억 엔, %)

[자료: 일본무역회, ’일본 무역현황’(2022.3.31. 발표)]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2022년도 통상백서>에 따르면, 광공업품 가운데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컴퓨터(63.4%)와 휴대전화(94.1%)로, 중국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 완제품은 대중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조립단계부터 중국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중간 공정인 조립작업은 제품 설계, 디자인, 판매, 애프터서비스(A/S)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다는 점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관련 품목에서는 반도체 소자 33.1%, 집적회로 35.9%, 전지 수입 14.8%, 의약품 28.9%로 나타났다. 품목에 따라 수입 상대국이 다르지만 반도체, 기억소자, 집적회로 모두 수입 의존도는 50%를 밑돌고 있다. 

 

 

<일본의 중요부품 수입 의존도 및 대체 가능도> (단위: 억 엔, %, 배[倍])

주: (기타 비철금속지금) 금지금, 은지금, 백금지금, 팔라듐, 니켈지금, 주석지금, 코발트지금, 실리콘 등

[자료: 경제산업성, ’통상백서 2022’(2022.7.4. 공표)]

 

 

<일본의 중요 부품 수입 상대국 및 지역>

(단위: %)

[자료: 경제산업성, ’통상백서 2022’(2022.7.4. 공표)]

 

 

'脱중국' 위해 공급망 재검토 모색하는 일본기업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현지 공장 가동 중단 및 2020년 12월 이후 급속한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으로 일본 국내 자동차 생산은 큰 차질을 빚었다. 일본자동차공업회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도 일본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상용차 포함)는 전년 대비 5.3% 감소한 754만5201대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와 비교하면 20.5%나 감소한 셈이다.

 

이렇듯 글로벌 공급망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공급망 전체가 크게 흔들리면서 최근 일본에서는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생산거점을 중국으로부터 제3국이나 일본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다음은 일본 주요 기업의 공급망 리스크 대응 계획을 정리한 것이다.  

 

일본 주요기업의 중국 공급망 리스크 대응계획

(HONDA) 혼다(HONDA)는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탈피하고 공급망 리스크 헤지(hedge, 위험회피)를 위해 공급망 개편 총점검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혼다는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태국 등 24개국에 생산 시설을 두고 있다. 혼다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약 162만 대로, 전체 글로벌 생산량(약 414만 대)의 약 40%에 해당한다('21년 회계연도 기준). 현재 혼다는 중국산 부품 없이 승용차 및 오토바이 생산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주요 생산거점의 동남아시아, 인도, 북미 등으로의 이전 등을 검토 중이다. (닛케이 10월 18일 자 보도)

 

(MAZDA) 마츠다(MAZDA)는 중국을 경유해 조달하는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중장기적 공급망 재검토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생산거점을 일본 국내로 복귀시키는 것을 목표로 거래처와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마츠다의 무카이 전무이사는 비용이 낮은 지역에 부품 생산을 의존한다는 방식에서 벗어나 조립 및 수송을 포함한 비용 경쟁력을 높여 일본 국내 부품 조달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닛케이 8월 12일 자 보도)

 

 

 

(Mitsubishi Logisnext) 운송 대기업 미쓰비시 로지스넥스트(Mitsubishi Logisnext)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지게차를 유럽 현지 생산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 다롄 공장에서 생산하는 유럽 시장용 엔진식 지게차의 생산거점을 스페인으로 전량 옮기고 부품은 일본에서 수출하거나 유럽 현지에서 직접 조달할 계획이다. (닛케이 1월 27일 자 보도)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10년 만에 최저 수준

한편, 최근 5년 사이에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수도 감소했다. 일본 외무성의 '해외 진출 일본계 기업 거점수 조사'와 제국 데이터뱅크 '일본 기업의 중국 진출 동향 조사 2022'에 따르면, 현재 일본 기업의 해외거점 수는 2021년 7만7551개 사로 2017년 7만7531개 사와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지역별 거점현황을 살펴보면, 해외거점 수 1위인 중국은 3만2349개 사에서 3만1047개사로 4% 감소한 반면,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으로의 이전은 증가했다.

 

<해외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의 거점 수 변화>

(단위: 거점 수)    

주: (좌측) 2017년, (우측) 2021 [자료: 외무성, ’해외 진출 일본계 기업 거점 수 조사’(2021.10.1. 시점)]

 

 

2010년대 초부터 중국 진출 일본 기업 수가 1만 개를 넘어서는 등 일본 기업의 중국 진출이 활발했으나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2020년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거점수는 약 1만3646개로, 진출 기업 수가 가장 많았던 2012년(1만4394개 사)과 비교해 약 5.2% 감소했으며, 이같은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임금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 과도한 중국 편중에 따라 파급되는 공급망 취약성을 피하기 위해 일본 기업의 탈중국 추세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올해 5월 글로벌 공급망 단절 및 중요물자 기술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경제안보법)'을 책정했다. 이는 기시다 내각의 경제안보정책 핵심이며, ‘공급망’, ‘기간인프라’, ‘첨단기술개발’, ‘특허비 공개’ 등 4개 분야가 골자이다. 고바야시 경제안보담당상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경제구조의 자율성을 높이고 기술을 포함한 타국에 대한 우위성을 닦아 국제사회에 있어서 불가결성을 획득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기업의 국내 복귀(리쇼어링)와 중요물자 생산능력 강화를 위해 2020년부터 일본기업의 국내 복귀(리쇼어링)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생산거점을 일본 또는 제3국으로 이전하는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 지급을 추진한다. 경제산업성은 일본의 소니그룹, 덴소와 대만의 반도체 제조사 TSMC가 공유하는 구마모토현 공장에 최대 4760억 엔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표명한 바 있다. 

 

<일본 기업의 중국 진출 추이>(단위: 개사)

[자료: 제국데이터뱅크, '일본 기업의 중국 진출 동향 조사 2022’(2022.7.22. 발표)]

 

 

시사점

코로나19 이전에는 글로벌 밸류체인(GVC)을 기반으로 한 국제 생산분업체제 하에 일본기업을 비롯한 전 세계 기업들이 국경을 초월해 활발한 교역 활동을 해왔다. 특히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이 전 세계에 보급되면서 중국을 거점으로 한 국제 생산체제가 형성되어 세계 각국의 대중국 의존도가 급속도로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미중 무역분쟁 심화 및 중국발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단절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로 공급망이 차질을 빚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외 리스크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이고 공급망 구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우리 기업들도 무역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중국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는 한편,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일본 정부와 기업의 대응을 참고해 조달처 다변화, 리쇼어링, 국산화 추진 등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다방면에 걸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일본 외무성, 경제산업성, 일본무역회, 일본자동차공업회, 닛케이신문, 제국데이터뱅크 및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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