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무너졌는데...서초만 꼿꼿해...왜 ㅣ 경매 시장도 현금 싸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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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25개구 유일하게 아파트값 상승

 

    서울 25개구 중 강남구를 포함한 24개구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서초구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초구가 바로 옆 강남구와 달리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는 곳인데다, 비교적 신축 단지 비중이 크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주 서초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상승했다. 상승 폭이 커진데다 7월 첫째주부터 25개구 중 유일하게 오르고 있다. 올 초 주춤했던 서초구 아파트값은 지난 3월 넷째주 상승 전환한 후 꾸준히 올랐다. 이 기간 누적 상승폭은 0.49%로 25개구 중 가장 크고 서울 평균(-0.18%)과도 큰 차이가 난다.

 

강남구와 희비… “토허제·신축이 갈랐다”

“다만 나홀로 상승 계속 이어지긴 어려워”

 

강남도 무너졌는데...서초만 꼿꼿해...왜
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 모습. /이태경 기자

 

서울 아파트 매물 적체 속에서도 서초구는 오히려 매물이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서초구의 매물 수는 4467건에서 4221건으로 5.6% 줄었다. 25개구 중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최근인 지난달에도 서초구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꾸준히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잠원동 아크로리버뷰는 전용면적 78㎡가 43억8000만원(26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직전(지난 4월) 거래가인 37억8000만원(17층)보다 6억원, 지난 3월 비슷한 층(25층) 매매가인 34억원보다는 10억원 가까이 가격이 뛰었다.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 104㎡도 지난달 1일 41억원(27층)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거래가는 지난 2월 33억9000만원(4층)이었다. 지난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윈 114㎡도 40억5000만원,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35㎡는 55억9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서초구의 상승 요인을 두고 바로 옆 강남구와의 차이에 주목했다. 두 지역은 모두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한 15억원 이상 단지 위주의 초고가 시장이다. 비교적 저가인 비(非)강남 지역이 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이자 부담이 커져 매수세가 위축된 것과 달리, 두 지역은 ‘현금 부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함께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강남구까지 하락세로 돌아섰으니, 서초구만의 상승 요인을 찾으려면 두 지역 간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차이는 크게 두 가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여부와 신축 단지의 비중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현황에 따르면 자연녹지지역을 제외하고 서초는 지정된 곳이 없다. 반면 강남구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인근지역이나 주요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인 삼성·청담·대치·압구정동이 지정된 상태다.

 

이 규제를 받으면 주거용 토지는 실거주 목적으로만 매수가 가능하고 매수 후 2년 간 매매나 임대가 금지돼, 매수세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서초구가 강남구의 갭 투자를 포함한 매수 수요를 빨아들이는 풍선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것만으로 두 지역의 차이를 모두 설명할 순 없다. 강남구 도곡·개포·수서동(자연녹지지역 제외)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곳에서도 최근 하락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도 이번주 강남구의 아파트값이 2주 연속 떨어진 것을 두고 “개포·수서동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고 매수세가 감소하며 강남 전체의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초구는 아파트들이 재건축이 끝난 신축 위주, 강남구는 재건축 전인 구축 위주라는 차이도 변수가 된다”면서 “신축이 구축에 비해 전세가격이 높고 이는 매매가격을 떠받치는 힘의 차이로 이어진다. 서초구가 신고가가 나오기 더 좋은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직방에 따르면 5년 이하 신축 단지의 비중은 서초구가 12.97%, 강남구가 8.75%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비슷한 이유로 강남구가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생각보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데, 선제적으로 새 아파트로 변신한 서초구보단 재건축 추진 중인 구축 단지가 많은 강남구에서 기대감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는 지난달 17일 152㎡가 37억원에 하락 거래됐다. 두 달 전보다 2억원 가까이 내렸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압구정동에선 지난달 현대7차 157㎡가 한 달 만에 3억원 내린 55억원에 거래됐다. 강남구는 매물 수도 최근 한 달 5148건에서 5292건으로 25개구 중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2.7%)을 보였다.

 

그러나 서초구가 계속해서 나홀로 상승할 수는 없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13일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단행, 경기침체 등으로 집값 하방 압력이 높아지다 보면 서초구도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남도 무너졌는데...서초만 꼿꼿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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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런 분위기라면 서초구 상승세도 계속 유지되긴 어렵고 시간이 가면 상승폭이 작아지거나 하락 전환할 수 있다”면서 “지역별로 하방 압력이 더 미치고 덜 미치는 차이는 있겠지만,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서초구만 버티고 있다고 언제까지고 나홀로 상승할 순 없을 것”이라면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보면 알 수 있듯 현재 매매시장에서 수요가 상당히 이탈한 상태”라고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1738건으로 지난해 5월(4902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구별로도 강남구(247→109건), 서초구(253→89건) 등이 가리지 않고 거래가 줄었다.

김윤수 기자 조선일보

 


 

"70억 현금 낼게요"

'대출불가' 강남 펜트하우스 경매 15명 몰렸다

 

   금리인상 여파로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얼어붙었지만 대출이 필요없는 현금부자 큰 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경매시장에 나온 강남 인기단지 대형 펜트하우스에 15명이 경합해 감정가보다 40% 높은 가격에 새주인을 찾았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아파트 경매 열기가 시들해진 것과 대비된다.

 

반포자이 펜트하우스 경매, 최초 감정가보다 20억 뛰었다

 

6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일 경매를 진행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244㎡ 매물에 15명이 응찰했고 감정가 48억7600만원보다 41.5% 높은 69억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보다 40% 높은 69억원 낙찰

6월 서울 아파트 경매지표 반등 영향

 

경매 시장도 현금 싸들고..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해당 매물은 경매에 잘 나오지 않는 최상층 펜트하우스로 입찰 전부터 업계 관심이 높았다. 감정가도 시세에 비해 저렴하게 나왔기 때문에 높은 경쟁률이 예상됐다. 최근 같은 평형 호가는 90억원을 웃돈다.

 

 

 

낙찰자가 곧바로 내야 할 납입금만 7억원에 달하고 경락대출이 불가능해 잔금을 모두 현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수중에 최소 70억원 이상 현금을 보유한 '큰 손'들의 경쟁이었던 셈이다.

 

또 지난달 23일 경매가 진행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전용 136㎡ 매물은 감정가 29억2000만원보다 40.9% 높은 41억1488만원에 낙찰됐다. 입찰자가 1명 뿐이어서 최저 감정가로 낙찰받을 수 있었지만 경쟁을 의식한 탓에 다소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구 홍제동 '제일아파트' 전용 80㎡도 경매 시장에 나왔는데 감정가 4억7800만원보다 1억8000여 만원 높은 6억61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3명으로 적은 편이었는데 의외로 높은 가격에 손바뀜한 것이다.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써낸 응찰자보다 1억원 높은 가격이었다.

 

이외에도 은평구 대조동 전용 53㎡ 주상복합 아파트, 양천구 신월동 전용 54㎡ 아파트는 각각 최초 감정가보다 10% 가량 높은 2억7500만원, 2억6055만원에 낙찰됐는데 모두 응찰자가 1명인 거래였다. 최저가에 입찰했더라도 낙찰을 받을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웃돈을 지불한 셈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침체된 시장 분위기와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전월 대비 13.6%포인트 뛴 110%의 낙찰가율로 지난해 11월(107.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찰율(경매건 대비 낙찰건) 도 전월(35.6%)에서 약 20%포인트 반등한 56.1%로 집계됐다.

 

경매 시장도 현금 싸들고..
아파트 경매 삽화.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서울 아파트 6월 경매지표 반짝...앞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경매 지표는 통상 매매 시장 선행 지표로 인식된다. 이런 점에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과 낙찰율은 향후 시장 전망이 어둡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지표는 일부 거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 '하락'은 부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경매 참여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3.59명으로 지난해 12월(3.4명) 이후로 가장 적었다. 최근 2년 여간 응찰자가 가장 많았던 2021년 2월(11.67명)과 비교해선 3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친다.

 

최근 가격이 약세 흐름으로 돌아선 점을 고려하면 6개월 전 시세로 형성되는 경매 감정가도 매수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2021년 초까지 경매 참여자가 평년보다 많았던 것은 이전 6개월 시세 기준으로 평가된 감정가액이 주변 시세보다 많이 낮았던 점도 영향이 컸다"며 "하지만 최근 감정가액은 시세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입찰가를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외에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경매는 낙찰가율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인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8.8%로 전월 대비 8%포인트 이상 떨어져 2020년 12월(86.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도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90.7%로 2020년 1월(90.36%) 이후 가장 낮았다.

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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