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권 5년 실정] 민자사업 활성화한다더니...첫삽 조차 못뜬 도로·철도사업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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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사업자 선정 마친 사업 중 착공 0건
국토부·서울시 늑장행정 원인
경제 활력 제고 등을 위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방침과 달리 민자 방식으로 진행 중인 SOC(사회기반시설) 개발사업들이 대체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심지어 착공 목표 시점을 넘긴 사업도 한둘이 아니다.
민원 발생과 협상 지연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국토교통부 등 주무관청의 늑장행정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년 하반기 이후)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 민자 방식의 도로·철도 건설사업 가운데 첫 삽을 뜬 사업은 아직 단 한 건도 없다. ‘민자 활성화’를 주요 정책 방향으로 내건 정부 방침에 따랐으면 벌써 3건 이상이 첫 삽을 떴어야 하는데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각각 우선협상대상자 권한을 지닌 ‘오산∼용인 고속도로’(국토부 사업)와 ‘부산 승학터널’(부산시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0년 7월 현대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SK에코플랜트·쌍용건설·금광기업·금호건설·유신)을 우선협상자로 내정한 오산용인 고속도로의 착공 예정 시점은 지난해 말이었다.
2019년 기획재정부와 국토부는 민자사업의 빠른 추진을 돕겠다며, 애초 2023년 9월이었던 오산용인 고속도로의 착공을 2021년 12월로 앞당기겠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착공은커녕 아직 실시협약에도 이르지 못했다.
2019년 말 현대건설 컨소시엄(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경동건설·유신·다산컨설턴트)을 우선협상자로 낙점한 승학터널도 마찬가지다. 당시 기재부와 국토부는 2023년 1월로 잡혀있던 승학터널 착공 예정 시기를 2021년 12월로 조정했다. 그러나 이 사업도 여전히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고 연내 착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범위를 더 넓혀보면 ‘서울 위례∼신사 도시철도’(위례신사선·서울시 사업)를 비롯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국토부 사업)과 ‘서창∼김포 고속도로’(국토부 사업) 등도 같은 처지다. 2020년 1월 GS건설 컨소시엄(두산건설·대보건설·대우건설·SK에코플랜트·태영건설·태조엔지니어링)을 낙찰적격자로 지정한 위례신사선은 2년 넘게 협상만 하고 있다.
정부가 권장하는 협상 기간은 최대 18개월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이 절차를 떠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착공도 자연히 밀릴 전망이다. 서울시가 예정한 착공 일정은 올해 말이다. 현재 속도라면 빨라야 내년 하반기께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 현대건설 컨소시엄(한화건설·태영건설·동부건설·쌍용건설·삼보기술단·서현기술단)을 예비 사업자로 지정한 GTX C노선도 착공 목표 시점은 올해 말이었다. 하지만 서울 도봉구간 지상화 이슈 등으로 첫 삽 뜨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GS건설·금광기업·태영건설·두산건설·대우조선해양건설·삼보기술단)이 사업권을 지닌 서창~김포 고속도로도 오리무중(五里霧中) 상태에 놓였다. 오산용인 고속도로와 비슷한 시기에 공사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국토부도 착공 일정에 대해 쉽게 안내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 서부선 도시철도’(두산건설·서울시 사업)와 ‘서울 이수∼과천 복합터널’(롯데건설·서울시 사업) 등도 연내 협상을 끝낼 방침이지만, 이런저런 이슈로 진행이 순조롭지 않은 분위기다.
A건설사 관계자는 “주무관청이 민간사업자와 함께 각종 민원과 노선 변경 요구 등에 대응해야 하는데, 국토부와 서울시 등은 각종 민원을 민간사업자에 떠넘기고 ‘알아서 해결하라’식”이라며 “주무관청들이 지금처럼 늑장을 부리고 소극적인 태도로 임한다면 민자 활성화는 도저히 현실화할 수 없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남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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