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카타르 LNG선 수주...발주자, 원자재 난에도 금액 변경 불가...역풍 불 수도 Korean steelmakers ready to up supply prices for automakers and shipbuilders

 

카타르, 2년전 선가로 계약 요구 고집

LNG선가 1.8억달러→2.2억달러로 상승

 

    수주 규모만 총 23조원으로 국내 조선업계 최대 성과로 여겼던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 프로젝트가 조선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는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됐다.

 

카타르측이 현재의 업황을 무시한 채 2년 전 선가를 받아들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국내 조선업체는 이를 받아들일 경우 6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며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신조 협상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막대한 물량을 앞세운 카타르측의 요구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빅3, 척당 420억원140척이면 6조원 손실

2020년 체결 계약서에 독소조항 포함돼

RG 발급하는 국내 금융권도 부실 우려

 

23조 카타르 LNG선 수주...발주자, 원자재 난에도 금액 변경 불가...역풍 불 수도 Korean steelmakers ready to up supply prices for automakers and shipbuilders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19일 복수의 조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LNG선 발주 주체인 카타르 에너지와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카타르 에너지로부터 LNG선 4척을 수주한 중국선박공사(CSSC)는 역시 카타르에너지로부터 용선사로 선정된 일본 선사 미쓰이 OSK(MOL)과 용선 계약을 체결, 건조를 위한 모든 사전과정을 마쳤다. 카타르에너지는 한국에도 첫 물량 5척 건조 계약을 대우조선해양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선박을 운용할 국내 선사로 에이치라인해운과 팬오션, SK해운 등으로 결성된 ‘K3’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소식이 카타르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신호로 감지하고 있으나 실제 협상장에서는 이견 차이가 너무 커 국내 조선업계는 차라리 수주를 거부하는게 낫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논쟁의 핵심은 ‘건조가격’이다. 카타르에너지측은 2020년 6월 국내 조선 빅3와 체결한 협악서에 언급된 선가를 그대로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당시 수주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내 조선사들은 카타르축이 약속한 기간 동안에 발표 내용대로 100척 이상의 LNG을 발주한다면, 이익률이 낮더라도 가능하다는 판단에 카타르측의 요구를 수용했다.

 

그런데, 협의가 지연되는 2년여 기간 동안 시장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각국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급격히 추진하면서 LNG(액화천연가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에 LNG 운반선의 용선비와 더불어 건조비도 상승했다.

 

선가 추이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 통계를 살펴보면, LNG운반선 시황을 대표하는 17만4000㎥급 선박의 건조가격은 처음 발표한 2014년 2억500만달러에서 매년 떨어져 2017년 1억8200만달러로 내려앉은 뒤 카타르 측이 발주를 결정하는 기준 가격으로 사용한 2019년에는 1억8600만달러였다. 2020년, 2021년에도 이 가격은 유지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가격이 상승하더니 3월말 기준은 2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까지 올라섰다. 막판 계약 과정에서 무려 3400만달러(약 420억원)이나 오른 것인데, 문제는 앞으로도 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통상 선주사가 조선사에 선박 발주를 결정한 뒤 설계와 철강재 및 기자재 구입 비용이 최초 가격과 차이가 있을 경우 이를 협의해 합의한 가격으로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카타르 에너지측은 이러한 과정은 무시한채 국내 조선소에게 2년 전 선가로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비밀 유지 계약에 따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카타르에너지측은 2020년 계약서에 국내 빅3에 매우 불리한 독소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 빅3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선주의 요구대로 계약하면 한 척을 지을 때마다 최소 420억원 이상의 돈을 날리는 셈이다. 총 151척으로 예상되는 이번 발주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국내 조선 빅3가 가져갈 몫이 140여척이라고 봤을 때 단순 계산한 손실 부담액이 무로 5조5800억원에 달한다.

 

조선사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발주 시장 훈풍을 타고 수주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들이 선박용 후판 등 철강재 가격을 크게 올리는 바람에 기계약한 선박을 건조해도 이익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의 경우 철강재 가격 인상분을 자체 흡수하기 위해 약 4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카타르에너지의 요구를 수용하면 다른 계약에도 영향을 미쳐 계약액을 추가로 낮춰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적자 수주는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이 연쇄적으로 겹치면 최악의 경우 조선 빅3의 몰락까지 이를 수 있다.

 

23조 카타르 LNG선 수주...발주자, 원자재 난에도 금액 변경 불가...역풍 불 수도 Korean steelmakers ready to up supply prices for automakers and shipbuilders
(왼쪽 사진) 지난 2020년 6월 1일 서울 롯데호텔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카카르 LNG운반선 슬롯 계약식에서 MOA에 서명한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왼쪽)과 성윤모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카타르 현지와 이원 연결된 화면 속에 사드 쉐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이 이 모습을 시청하며 축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와 한국산업은행 등 국내 금융권도 난처한 상황이다. 카타르에너지 계약에는 국책은행들이 선박 수주에 필수적인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해줘야 한다. 이들은 국내 조선사에 수익이 나지 않는 선박 수주를 막기 위해 2017년부터 ‘수주 가이드라인’을 제시, RG를 선별 발급하고 있다. 선박 수주가이드라인은 금융권이 만들었으나 정부의 지시로 한 것이기도 하다. 중견 조선소들은 지금도 선박 수주가이드라인 때문에 수주를 해도 RG를 못 받아 중국 조선소에 물량을 빼앗기고 있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펼친 경제외교의 결실”이라며 이번 정권의 최대 성과중 하나라고 자화자찬 했다. 정부가 개입한 계약은 쉽게 파기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권은 국내 조선소에 적용하는 논리를 무시하고 손실 발생이 확실해 보이는 카타르 계약에 RG를 발급해야 할 수 있다. 잘못됐을 경우 조선사 뿐만 아니라 금융권도 부실에 빠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조선 빅3 협상 담당 임직원들은 구체적인 언급은 아니지만 “(카타르측과) 힘 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므로 최대한 빨리 합의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Korean steelmakers ready to up supply prices for automakers and shipbuilders

 

23조 카타르 LNG선 수주...발주자, 원자재 난에도 금액 변경 불가...역풍 불 수도 Korean steelmakers ready to up supply prices for automakers and shipbuilders

https://news.nate.com/view/20220419n19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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