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의 횡포 횡행] 건설현장 개설하자마자 “500만~1000만원 내놔라”

 

 

건설현장 꾸리자
31개 노조 찾아와 “500만~1000만원 내놔라”

돈 뜯어가는 노조 행패는 여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최근 1년 새 총 31개의 노조가 현장 사무소를 찾아왔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은 물론 민주연합, 전국연대, 전국연합 같은 노조와 지역에 기반을 둔 특정 건설기계노조,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들이 모인 군소 노조까지 다양했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 노조원을 채용해달라”며 집회를 벌이거나, 시위를 하지 않을 테니 500만~1000만원 안팎의 ‘노조 발전 기금’을 요구했다. 이 건설 현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양대 노총 정도만 관리하면 됐지만 점점 노조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요즘 건설 현장 사무소장을 뽑을 때 그 근방에 있는 노조와 얼마나 잘 지내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됐을 정도”라고 했다.

 

[건설노조의 횡포 횡행] 건설현장 개설하자마자 “500만~1000만원 내놔라”
국내 한 공사 현장. 2022.1.26/뉴스1



“공사 안 막을테니 노조기금 달라” 한 업체, 월 185만원씩 몇달 주기로
정부 “대대적 단속” 나선다지만 건설업체들 “경찰이 구경만 한다”

최근 전국 건설 현장에서 크고 작은 노조가 난립하면서 갈수록 공사가 힘들어진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31일 고용노동부·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건설 현장에서 집회 시위를 벌이며 공사를 방해하는 것뿐 아니라, 드론을 띄우거나 사다리차를 세워놓고 실시간으로 현장을 감시하며 트집을 잡기도 한다. 전국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이런 집회·시위는 지난 2016년 2598건에서 작년 1만3041건으로 5배가 됐다.

 

 



고용노동부가 파악하고 있는 전국 건설업계 노조만 이미 36곳에 이른다. 이 중 양대 노총 소속 노조가 23곳이고,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근로자들이 만든 지역 노조, 중국 동포나 불법체류자 노동자들이 모여 만든 노조 등도 10여 곳이 있다. 건설 업계에서는 여기에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을 탈퇴한 사람들이 각 지역에서 별도 노조를 설립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현행 노조법상 노조 설립은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2명 이상이면 자유롭게 노조 활동을 벌일 수 있다. 30년간 업계에 종사했다는 한 건설 업체 전무는 “20~30대 젊은이들이 쟁의국장이나 조직부장이라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문제는 적지 않은 노조 관계자들이 건설 현장에서 채용이나 돈을 요구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최근 플랜트 노조가 찾아와 시위를 벌이는 통에 이들에게 몇 개월간 월 185만원씩을 노조 발전 기금 명목으로 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 현장 관계자는 “아파트 현장에 공장 짓는 일을 주로 하는 플랜트 건설 노조가 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별별 노조들이 나타나 명함 내밀며 돈을 뜯어가는 일이 한국 건설 현장에선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을 요구하며 트집을 잡는 일도 많다. 한 중소 건설업체 상무는 “외국인 불법체류자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입구에 서서 출근하는 노동자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며 공사를 방해하기도 하고, 현장 노동자가 불법체류자로 추정되는 근로자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일도 있다”고 했다. 광주 지역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소장은 “이달 중순 노조가 공사 현장에 드론을 띄우더니 실시간으로 작업장을 촬영하기도 했다”며 “식사 시간에 노동자들이 잠시 헬멧을 벗는 장면, 현장의 안전 바가 잠시 내려가 있는 장면 등을 포착해 지자체에 신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정부는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런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 현장에서는 더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전남 지역의 한 중소 건설업체 대표는 “노조원들이 건설 현장 입구를 막고 불법행위를 벌여도 경찰은 개입하지 못하고 쳐다만 보고 있는 것이 공권력의 현실”이라며 “정부가 제대로 나서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건설 노조 형태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인 기자 조선일보

 

건설노조 갑질횡포에 5년간 침묵하더니 이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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