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패션시장의 화두 '슈즈 콜레보레이션(Shoes Collaboration)' VIDEO: Top 10 Sneaker COLLABS of 2021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다양한 브랜드의 슈즈 컬래버레이션 활발
특별함·희소성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 지속
얼마 전 영국의 럭셔리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과 편안한 코르크 밑창으로 유명한 독일의 슈즈 브랜드 ‘버켄스탁(Birkenstock)’의 컬래버레이션 슈즈가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 영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브랜드의 이러한 만남은 많은 패션 소비자들의 시선을 제대로 끌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컴포트 풋웨어 ‘나이키(Nike)’ 역시 컬래버레이션 활동에 매우 활발한 브랜드 중 하나인데, 다양한 유명인 및 브랜드와의 합작을 통해 특별한 슈즈 모델들을 출시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패션업계에 서서히 등장해 이제는 거의 대세로 자리 잡은 ‘슈즈 컬래버레이션’ 트렌드를 흥미롭게 살펴본다.
슈즈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이란
요즘 방송이나 인터넷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계에서 ‘컬래버레이션’이라는 용어를 쓰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약칭 ‘Collab’)의 사전적인 뜻은 ‘협업’ 혹은 ‘공동 작업’이며, 업계에서는 흔히 브랜드와 브랜드, 유명인과 브랜드 혹은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끼리 등 서로 다른 주체가 공동으로 작업하여 특정한 제품이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컬래버레이션 활동 중 하나로, 각기 다른 풋웨어·패션 브랜드나 유명인·아티스트와 브랜드 간의 합작을 통해 새로운 버전의 신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바로 ‘슈즈 컬래버레이션’이라 부른다.
패션업계에서는 과거부터 서로 다른 디자이너나 브랜드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의 의류를 선보인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를 신발에 적용한 슈즈 컬래버레이션의 대중화는 불과 최근 몇 년 사이 이루어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수년 전 인기 래퍼(Rapper) Kanye West를 필두로, 연예인·셀러브리티 등 유명인과 슈즈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이 큰 인기를 얻으며 슈즈 컬래버레이션이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활발한 디자인 활동으로 미국 내 슈즈 컬래버레이션의 인기를 한층 고조시킨 인물인 Kanye West는 미국 슈즈 브랜드인 나이키를 비롯해 아디다스(Adidas), 루이비통(Louis Vuitton), Bape 등 다양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작업을 진행하며 자신의 슈즈 레이블인 ‘Yeezy’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각인시켰다. 현재는 아디다스와의 계약 하에 ‘Yeezy-Adidas’ 라인을 지속 발매하며 엄청난 수익을 창출 중으로, Kanye West는 앞으로도 미국 슈즈 컬래버레이션 시장에 큰 영향을 주며 핵심적인 트렌드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Kanye West와 아디다스의 인기 컬래버레이션 슈즈 ‘Yeezy 350 v2’>
[자료: Brendan Lim’s Flickr(https://www.flickr.com/photos/brendanlim/32985687512)]
그 외에도 인기 래퍼 Travis Scott과 Cardi B, 가수 Selena Gomez와 Billie Eilish 등 점점 더 많은 미국 내 유명인들이 퓨마(Puma), 리복(Reebok), 나이키 등 국적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슈즈 브랜드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팝스타 지드래곤(G-Dragon)의 패션 레이블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과 나이키가 세 번째 컬래버레이션 슈즈를 발매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인이 열광하는 골프와 한국의 전통무술 태권도에서 영감을 얻어 ‘Nike Kwondo 1’으로 이름 지어진 이 컬래버레이션 슈즈는 미국 시장엔 불과 지난달 말 처음 모습을 드러냈으며, 현재는 슈즈 재판매 시장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드래곤과 나이키의 컬래버레이션 슈즈 ‘Nike Kwondo 1’>
[자료: 나이키 웹사이트(https://www.nike.com/launch/t/kwondo1-white)]
브랜드와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
슈즈 컬래버레이션 세계에서는 유명인과 브랜드뿐만 아니라 브랜드와 브랜드의 만남도 매우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단연 미국 뉴욕 기반의 스케이드보드(Skateboarding) 패션 브랜드 슈프림(Supreme)과 나이키의 활동이 손꼽힌다. 슈프림과 나이키는 매우 오래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종류의 컬래버레이션 슈즈를 선보여왔는데, 그 인기가 상당해 특정 모델(Supreme x Nike Air Foamposite One)의 경우 발매 당일 뉴욕의 매장 폭동으로 이어져 매장 발매(In-store release) 자체가 취소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슈프림 x 나이키 컬래버레이션 슈즈들은 재판매 시장에서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슈프림은 나이키 이외에도 뉴발란스(New Balance), 반스(Vans), 클락스(Clarks), 팀버랜드(Timberland) 등 다양한 슈즈 브랜드들과 협업을 펼치며 슈즈 컬래버레이션 계의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슈프림과 나이키의 컬래버레이션 슈즈 중 하나인 ‘Supreme x Nike Air Force 1 Low’>
[자료: 슈프림 웹사이트(https://www.supremenewyork.com/shop/shoes/ab89ypjuz/o3tv4wsce?alt=1)]
나이키 또한 앞서 살펴본 슈프림 이외에도 매우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펼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패션업계 브랜드가 아닌 전혀 다른 분야 브랜드와의 신선한 컬래버레이션 소식이 들려와 관심을 끌었다. 이 컬래버레이션의 주인공은 바로 즉석카메라 브랜드인 폴라로이드(Polaroid)다. 나이키 SB Dunk Low 디자인에 폴라로이드 브랜드의 상징 4가지 색을 띤 스우시(Swoosh; 나이키의 로고)로 포인트를 준 이 슈즈 모델은 다음 달 초에 발매될 예정으로, 슈즈 팬들의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폴라로이드와 나이키의 컬래버레이션 슈즈 ‘Polaroid x Nike SB Dunk Low’>
[자료: 폴라로이드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p/Ca68E2iA4gs/)]
한편, 미국의 컴포트 슬립온 슈즈 브랜드 케즈(Keds) 또한 미국의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케이트 스페이드 뉴욕(Kate Spade New York)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평소와는 다른 화려한 웨딩 슈즈 컬렉션을 선보였다. 심플하고 단정한 기존의 케즈 스니커들과는 달리, 이번 컬래버레이션 라인은 반짝반짝한 글리터와 아이보리 및 골드 색상을 중심으로 결혼식에서부터 파티에서까지 편하게 신을 수 있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케즈와 케이트 스페이드 뉴욕의 컬래버레이션 슈즈 이미지>
[자료: 케즈 웹사이트(https://www.keds.com/en/keds-x-kate-spade-new-york-triple-glitter/18950W.html?dwvar_18950W_color=WF57805)]
럭셔리와 컴포트 풋웨어의 만남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애슬레저 트렌드와 함께 팬데믹까지 겹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편안함’이 중시되고 있다. 이에 최근 럭셔리 패션업계에서도 편안함의 대명사인 운동화와 같은 ‘컴포트 풋웨어’ 시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듯하다. 많은 글로벌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가 나이키, 아디다스, 크록스(Crocs) 등 캐주얼 풋웨어 브랜드와 손잡고 컬래버레이션 슈즈를 내놓고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이에 열광하는 모습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나이키는 프랑스의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디올(Dior)이나 일본계 프랑스 럭셔리 패션 브랜드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기존의 스니커 디자인을 재해석한 고급스럽고 실험적인 슈즈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나이키 소유의 스니커 브랜드인 컨버스(Converse)는 꼼데가르송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출시한 ‘Chuck Taylor All Star ’70 Play COMME des GARCONS’ 컬렉션으로 일찍부터 유명세를 치렀으며, 기존 나이키 축구화에 힐(Heel)을 접목한 아방가르드 디자인의 컬래버레이션 슈즈 또한 큰 이목을 끌었다.
<다양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슈즈를 선보이는 나이키>
[자료: Nike News(https://news.nike.com/)]
편안함으로 둘째가라면 아쉬울 미국의 대표적인 어글리 슈즈 브랜드 크록스(Crocs)는 프랑스의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와 팀을 이뤄, 몇 년 전 발표한 첫 컬래버레이션에 이어 지속적으로 새로운 컬래버레이션 슈즈 컬렉션을 내놓고 있다. 최근 두 브랜드는 크록스의 대표적인 고무 소재 클로그(Clog) 디자인에 힐을 추가한 독특한 콜렉션을 선보였고 플랫폼 힐이 가미된 풀 슬라이드(Pool slides)와 레인부츠 스타일 역시 눈에 띈다. 한편, 미국의 운동화 브랜드 리복(Reebok) 또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과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몇 년 전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샤넬(Chanel)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주목받았던 리복은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와도 컬래버레이션을 펼치며 슈즈 소비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크록스와 발렌시아가의 컬래버레이션 슈즈들>
[자료: 발렌시아가 웹사이트(https://www.balenciaga.com/en-us/women/shoes/crocs)]
시사점
미국 패션시장에서 이렇듯 슈즈 컬래버레이션 트렌드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소비자들은 왜 컬래버레이션 슈즈에 열광할까? 미국 패션업계에 몸담았던 K 전문가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는 현재 미국의 핵심 소비자층인 MZ세대, 특히 더 큰 주역으로 급부상 중인 Z세대의 특징과 맥이 통하는 듯하다. 동경하는 뮤지션이나 패션 아이콘이 평소 즐겨 신는 슈즈 브랜드와 합작을 해 새로운 디자인의 슈즈를 만든다? 게다가 그러한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넉넉하지 않은 수량으로 판매한다? 기성세대보다 특히 더 ‘특별함’과 ‘개성’을 중시하는 Z세대 소비자에게 이러한 ‘새로움’, ‘독특함’, ‘희소성’이라는 컬래버레이션 슈즈 제품의 핵심 특징들은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K 전문가는 전했다.
물론, 전 세계적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주축이 되는 슈즈 컬래버레이션 시장에 우리 기업들을 포함한 크고 작은 업계 구성원 모두가 문을 두드리기에는 그 벽이 높을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트렌드로부터 관련 업계의 타깃이 되는 현 시장 소비자들의 성향과 니즈를 캐치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패션업계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업계에서도 이러한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비단 슈즈나 패션 아이템이 아니더라도 더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다른 주체 간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독창성과 희소성을 높이는 마케팅 전략을 모색해보는 것은 어떨까?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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