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새만금호 수상태양광, 염분에 패널 부식
수상태양광,
저수지처럼 물결이 잔잔하고, 염분기 없는 민물 위에 설치돼야
따로 청소해주지 않으면 발전 저해
지난 20일 오전 전북 군산시 새만금호(湖). 바람에 인 거센 물결이 새만금호에 연구용으로 설치된 수상태양광 패널을 연신 때렸다. 감색 패널 곳곳엔 마치 눈이 내린 듯 하얀 소금 결정이 달라붙어 있었고, 부식된 흔적이 나타났다. 새만금호는 하루 두 번 수문을 열어 호수 물이 바닷물과 뒤섞인다. 염분이 다량 함유된 물이 매일 패널을 적시고 있는 것이다.
‘새똥’ 논란을 빚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에 ‘소금’이라는 또 다른 복병이 등장했다. 21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호는 2020년 12월 말부터 하루 두 번 방조제 수문을 열어 호수 물과 바닷물을 섞는 ‘해수 유통’을 시행 중이다. 정부는 당초 담수화를 통해 새만금호를 민물로 만들고 이를 농업용수로 쓴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바닷물을 가둬 놓은 새만금호 물이 계속 썩으면서 오히려 수질이 악화됐다. 결국 작년 2월 새만금위원회 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금강 유역 양수장을 통해 새만금에 농업용수를 조달한다는 방안을 내놨고, 담수화가 필요 없어진 새만금호는 바닷물을 섞어 수질이라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새만금호는 2010년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며 생겼다. 정부가 10년 넘도록 담수화 작업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수질 악화와 악취 문제를 해결하려 최근 ‘해수 유통’ 횟수를 늘리면서 사실상 바닷물에 가깝다. 새만금유역 통합환경관리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연구용 패널이 설치된 부근의 염분 농도는 2.92%로, 서해 평균 염도(3.2%)와 비슷하다. 수상태양광은 저수지처럼 물결이 잔잔하고, 염분기가 없는 민물 위에 설치돼야 하는데 수상태양광의 입지로는 새만금이 적절치 않은 셈이다.
새만금호는 방조제가 버티고 있어 물결은 바다보다 잔잔한 편이지만, 바닷물이 대거 유입되면 대규모 수상태양광을 바다 한가운데 설치한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 정부는 2025년까지 새만금호 전체 면적의 약 7%인 28㎢에 525만장의 태양광 패널과 부력체, 전기 설비 등을 깔아 2100㎿(메가와트)급 수상태양광 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은 해풍을 계속 맞거나, 바닷물에 젖었다가 건조되는 과정을 반복하면 쉽게 부식될 수 있다. 해수 유통 조치로 소금 농도가 짙어지며 새만금 태양광의 부식 가능성은 더 커졌다. 패널 표면에 덮인 소금 결정은 청소하기도 어렵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소금이 달라붙은 패널은 따로 청소해주지 않으면 발전을 저해할 수 있고, 빗물에 녹더라도 세척이 되는 게 아니라 소금물로 패널 전체를 코팅하는 효과가 날 수 있다”고 했다. 새만금개발청 측은 수상태양광의 소금 관련 대책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해상 환경에선 해수의 염도가 (태양광) 부품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소금기가 태양광 발전에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2월 인천항에 국내 최초로 설치된 해상태양광은 바다와 인접한 외항이 아니라 해풍이나 파도의 영향이 거의 없는 항만 안쪽 내항(內港)의 도수로 위에 만들어졌다. 반면 새만금 수상태양광은 강한 해풍과 바닷물의 영향을 직접 받아 인천항 해상태양광보다 전기 생산 여건이 더 좋지 않은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이자 바다와 인접한 새만금이 애초 수상태양광 입지로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한다. 수만~수십만 마리 철새가 날아드는 봄·가을엔 새똥이 패널을 뒤덮고, 태풍이 오는 여름이나 강풍이 부는 겨울엔 소금기가 패널에 달라붙어 발전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대규모 발전 단지를 만들 때 입지와 환경 영향, 사업성을 제대로 판단해야 하는데 정부가 용량 늘리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기자 조선일보
구영완 인턴기자(서울대 언론정보학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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