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갔다 와서 좀 나아진 줄 알았더니...더 쎄졌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협력을 통해 해외 원전 수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정부는 외국과의 원전 수출 논의 사실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말한 대로 원전 수출의 의지가 있는지, 한미 원전 동맹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UAE 바라카 원전 모습.

 

최근 알자지라와 블룸버그 등 외신은 산유국인 이라크가 만성적인 전력난 해소와 탄소 중립을 위해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이라크 정부가 러시아의 국영 원전 기업인 로사톰, 한국 정부와 원전 건설 문제를 논의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 관계자가 이라크 정부에 “아랍에미리트에 건설된 한국 바라카 원전을 보고 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라크가 러시아와 한국에 원전 건설 문제를 타진했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취지였다. 외신은 이라크 원자력 청장이 이 같은 발언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보도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부가 이라크 정부와 원전 문제를 논의한 것은 없다. 다른 부처에서 그런 논의를 했는지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원전 수출의 주무 부서인 산업부가 자기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한 것이다. 원전 업계에선 “대통령이 직접 원전 수출을 위해 미국과 원전 동맹까지 맺었다고 한 마당에 주무 부처가 이라크와 원전 논의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도대체 원전 수출에 관심이 있기나 한 거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동 특사로 파견됐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산업부 몰래 원전 논의라도 했다는 거냐” “외신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온다.


 

현재 체코와 폴란드, 사우디, 이라크 등이 자국내 원전 건설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전 수주 경쟁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를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나라들 중 가장 빠르게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나라는 체코다. 하지만 원전 공급업체 선정이 2023년이고 일러야 2029년에나 착공이 가능하다. 체코 원전을 수주한다고 해도 앞으로 8년 후에나 건설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동안 탈원전 정책이 지속되면 우리 원전 업계와 생태계가 모두 무너지고 원전 건설도 힘들어진다. 탈원전 속에서 8년을 버틸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탈원전 정책이 지속되는 한 우리의 원전 수출은 헛된 꿈이라는 얘기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 업체의 2019년 매출액은 3년 전에 비해 29%(1조5753억원)나 줄었다. 여기에 원전 6기 건설 백지화로 인해 30조원대의 잠재적 원전 시장이 사라졌다. 원전 산업 인력도 2019년에 전년 대비 1280여명이 줄었고 수출액도 전년 대비 4150억여원이 감소했다. 국내 최대 원전 기업이자 세계적 기술을 가진 두산중공업은 작년에만 1000여명이 명예퇴직했다. 30년 역사를 가진 창원의 유명 원전 기업은 탈원전 정책 4년만인 올해 도산했다. 회사 현관에는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으로 1000년을 이어가자’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회사가 문닫으면서 350여명의 인력이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이와 함께 원전 기술과 노하우도 사라진 것이다.

 

잘못 인정 안하고 

번복하기 싫어하는 이상 성격의 소유자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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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로 원전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면 기존에 지어져 운영중인 원전도 가동과 유지·보수가 힘들어진다. 원전은 한번 지으면 최소 40년, 길면 80년 간 운영된다. 이를 위해선 지속적으로 유지·보수가 이뤄져야 하는데, 원전 생태계가 붕괴하면 그걸 할 기업도, 부품도 없어진다. 최악의 경우 원전 가동과 유지·보수를 위해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오고 중국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 있다. 원전 가동과 안전조차도 중국에 의존하는 에너지 종속 국가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태양광 패널 대부분은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풍력 터빈과 블레이드(날개)도 유럽과 중국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최근 강원 삼척시의 육백산 풍력발전단지의 경우도 터빈은 국내산이지만 블레이드는 중국산을 사용했다. 100년 대계라는 에너지 산업이 이처럼 중국 등 외국에 의존하게 된다면 국가의 존속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4년의 처참한 결과다.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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