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있는 회군 '탈탈원전'

文정부 원전수주 한건 못해

러시아·중국, 원전 싹쓸이

`세계 최고`인 한국원전

美와 협력으로 활로 열어야

 

   지난 4월 9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와 상륙함인 마킨 아일랜드호는 남중국해로 급히 움직여 합동훈련을 했다. 10일께 중국의 랴오닝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한다는 정보를 듣고 선수를 친 것이다.

 

남중국해를 두고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한 장면이다. 두 항모가 맞붙는다면 누가 이길까. 군사 전문가들은 루스벨트호의 완승을 점친다. 루스벨트호는 F35 등 전투기 80여 대를 탑재한 반면, 랴오닝함은 F35 기능에 한참 못 미치는 J15 등 30여 대만 수용한다.

 

 

 

G2 간 해전이 길어질 때도 중국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먼저 항공모함 수가 미국은 11척, 중국은 2척이다. 여기에다 미 항모는 모두 원자로를 활용한 반면, 중 항모는 디젤 증기기관을 활용한다. 미 항모는 연료 주입 없이 평생을 바다에 떠 있을 수 있지만, 중 항모는 별도의 기름배로 연료를 주입받거나 2개월에 한 번씩 연료 주입을 위해 항구에 들어가야 한다. 바로 '소형원자로'를 활용한 에너지원이 승패를 가를 것이란 얘기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해외 원전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현재 추진 중인 경항공모함에는 가스터빈이 활용되지만, 다음번 항모를 만들 때 소형원자로를 쓴다면 우리 군사력이 크게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이 무시할 수 없는 해군력을 갖추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탈원전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탈원전을 밀어붙인 지난 4년간 글로벌 원전 경쟁에서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영국 터키 체코 핀란드 폴란드에서 발주되는 수주전에서 번번이 참패했다. 어느 나라가 탈원전국에 원전사업을 맡기겠는가. 주로 러시아와 중국이 휩쓸어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판단했다. 원전 수주를 계속 러시아와 중국에 내줄 경우 미국의 핵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차세대 에너지원의 핵심인 소형모듈형원전(SMR)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계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전략하에 이번에 문 대통령에게 원전 공동 협력을 제안한 것이다.

 

 

정부는 한미정상회담 후속 작업의 일환으로 차제에 '탈원전'에서 탈피하는 '탈탈원전' 전략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 그동안 탈원전 정책이 과학보다는 이념에 치우친 점을 사과하고 국가경쟁력과 안보, 미래를 보고 결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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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kcontents

 

우리 원전 생태계는 탈원전 4년 만에 망가지기 일보 직전에 빠졌다. 월성 1호기가 조기 폐로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중단된 충격은 원전 건설 및 부품 업체들에 직격탄이 되었다. 두산중공업을 축으로 한 원전 부품 협력업체들은 줄도산 나서 뿔뿔이 흩어졌다. 대학 원자력학과도 고사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원전 생태계가 망가지면 지금 가동 중인 국내 원전마저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원전을 이용한 에너지 확보는 미세먼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전기료도 낮은 가격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정부가 탄소중립위원회를 설치하고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탈원전 정책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안 하는 '그린수소' 생산단가는 원전이 태양광, 풍력보다 3분의 1가량 싸다.

 

대선 후보들도 탈원전의 폐해를 냉정히 들여다보고 국가안보와 미래를 위해 과감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특히 SMR 시대가 열리는 상황을 보고 지원체계 확립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 소형원전 APR1400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인정받았다. 미국도 이를 인정하고 해외 원전 협력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다. 한국형 SMR가 제대로 날개를 펼치도록 지원해주고 항공모함, 전략무기에도 활용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국민들은 원전에 대한 입장에서부터 차기 대통령 후보들을 평가할 것이다.

[서양원 편집담당 전무]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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