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사업 선점 경쟁 벌이는 건설엔지니어링사들
건설ENG사 “SOC 민자시장 선점하자”
SOC(사회기반시설) 민간투자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는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이 늘고 있다. 이전에는 도화엔지니어링과 유신 등 일부 기업만 민자시장에서 활동했지만, 최근에는 이들과 함께 수성엔지니어링과 서현기술단 등도 속속 발을 들이면서 시장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수성·KG, 민자사업 발굴·추진 주요 과제로 채택
서현기술단, 노하우 활용해 신규 철도 제안 박차
유신, 지분투자까지… 삼보기술단, 단독제의 명성
14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이 재정사업 수행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SOC 민간투자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수성엔지니어링과 KG엔지니어링 등이다.
토목 기술형입찰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수성엔지니어링은 ‘민자사업 발굴 및 추진’을 올해 주요 경영과제 중 하나로 삼았다. 이어 이 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도로와 상하수도 관련 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 신규 도로 등 도로건설사업 2∼3건과 수도권과 지방 등에 위치한 상하수도시설 10여개의 현대화사업을 제안 후보로 설정했다.
수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발굴 도로사업들을 두고 몇몇 건설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라며 “추가 검토 등을 거쳐 이 가운데 일부를 연내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G엔지니어링도 마찬가지다. 사업범위 확장을 목표로 올해 민자사업과 개발사업 등에 새롭게 관심을 둔다는 방침이다. 하수처리시설 현대화와 고속화도로 건설 등이 눈여겨보고 있는 민자 대상이다.
KG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계획의 추진을 구체화하기 위해 작년 하반기에 토목건축공사업과 산업ㆍ환경설비공사업 면허를 취득했다. 이들 면허가 있으면 EPC(설계ㆍ조달ㆍ시공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방식) 수행도 가능해진다. 이어 지난달에는 주택사업자 및 대지조성사업자 면허도 땄다.
재정사업 대비 민자사업의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 더욱 신중하게 다가선다는 게 KG엔지니어링의 구상이다.
철도 엔지니어링시장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서현기술단은 민자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민자 철도 건설사업관리를 수행하면서 확보한 기술력을 활용, 사업 발굴까지 검토하고 있다. 서현기술단은 현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4공구) 건설사업관리’와 ‘신안산선 복선전철(3공구) 건설사업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미 사업 제안 경험(평택∼오송 2복선화 건설사업 등)이 있지만, 올해 이 움직임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3기 신도시 개발 등 인프라 확충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철도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민자사업 관련 노하우가 풍부한 도화엔지니어링과 유신, 삼보기술단 등은 활동 보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GTX-A노선 공동 사업자인 도화엔지니어링은 활발한 추진을 위해 민자사업 담당부서인 사업전략실을 사업개발본부로 올해 초 격상했다. 도로와 철도 등 전통 인프라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와 해외사업 등을 민자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산∼용인 고속도로’와 ‘부산 승학터널’ 등을 진행하고 있는 유신은 그간 CI(건설투자자)와 FI(재무투자자)만의 역할이었던 ‘지분투자’에까지 손을 대면서 민자시장 선점에 힘을 내고 있다. 오는 2025년 개통 예정인 원산도 해양케이블카 사업의 지분 일부(10%)를 취득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양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연내 2∼3건의 SOC 민자사업을 추가로 제안할 예정이며, 민자 방식으로 진행 가능한 완충저류시설사업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유신 관계자는 설명했다. 완충저류시설은 폐수가 하천에 직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설비다. 폐수와 초기 우수를 일정기간 담아두기 위한 저류조와 유출차단시설 등으로 이뤄진다.
민자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삼보기술단은 최근 ‘엔지니어링사 단독 제안’이라는 명성을 쌓기도 했다. 민자사업 제안은 보통 건설사와 엔지니어링사 합작으로 이뤄지는데, 삼보기술단은 지난해 홀로 수도권 서북부 신규 도로 건설을 제안했다.
이 사업의 민자적격성 조사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삼보기술단이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민자시장의 반응은 고무적이다. 한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민자사업 제안은 보통 건설사 주도로 이뤄지는데, 삼보기술단이 보유 저력을 바탕으로 신규 사업을 건의했다는 점에 다른 엔지니어링사들도 힘을 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서영엔지니어링과 동일기술공사 등도 민자사업 확대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최남영 기자 이코노믹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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