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고육지책...이젠 인원까지 감축

 

매출 줄고 일감도 주니… 건설업계 플랜트 인력 또 감축

주요 건설사 8곳, 지난해 9.3% 감축

 

   지난해에도 주요 건설사들의 플랜트 사업 인력 감축이 이어졌다. 실적 부진으로 최근 몇 년 간 플랜트 인력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 상황도 나아지지 않아 추가 인력 감축을 단행한 것이다.

 

플랜트 매출 반토막 난 GS건설, 인력 37%↓

“코로나·저유가 영향으로 수주 실적 감소”

 

건설업계 고육지책...이젠 인원까지 감축
그래픽=손민균

 

11일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사업부문별 직원 수를 공개하지 않은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8곳(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DL이앤씨·SK에코플랜트) 중 6곳이 플랜트 사업부문 직원 수를 전년(2020년)보다 줄였다.

 

 

 

8개사의 전체 인력은 총 4만3012명으로 전년(4만3610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플랜트 인력은 총 1만1203명으로, 전년(1만2354명)보다 9.3% 줄었다. 감소폭이 가장 큰 기업은 GS건설로, 지난해 플랜트 인력은 전년(1771명)보다 37% 적은 1113명에 그쳤다. 대우건설도 관련 인력을 전년보다 15% 줄였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SK에코플랜트는 각각 5~9% 감축했다.

 

플랜트 인력 감축은 해당 사업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국제유가 하락이 겹쳐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플랜트 수주 실적이 저조했다”며 “일감이 끊겨 생긴 잉여 인력을 다른 사업부문으로 전환배치(이동)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활용해 발전, 정유시설 등을 만드는 플랜트 사업 특성상 해외 에너지 기업의 사업 수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저유가 현상 지속으로 해외 에너지 기업의 사업 수익성이 떨어졌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 간 이동까지 제한되면서 발주 자체가 줄고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8개사의 지난해 플랜트 사업부문 매출은 총 15조7754억원으로 전년(19조3175억원)보다 18% 감소했다. 인력 감소세가 특히 두드러졌던 GS건설의 플랜트 매출은 2020년 2조7494억원에서 지난해 1조2930억원으로 53% 줄었다. 대우건설은 1조1001억원에서 8672억원으로 21% 감소했다.

 

플랜트 인력의 빈자리는 주로 주택사업으로 채워졌다. 8개사의 주택 또는 주택을 포함한 건축 사업부문 직원 수는 1만5557명으로 전년보다 1407명(9.9%)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정부의 주택공급 추진으로 주택사업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EPC(설계·조달·시공)를 모두 하는 플랜트와 달리 시공만 하는 주택사업은 전문성이 덜 요구되기 때문에 플랜트 인력을 이동시키기가 쉬운 편”이라고 했다.

 

 

 

플랜트를 포함한 해외 건설 사업의 수주 감소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해외 건설 수주 금액은 누적 71억달러(약 8조7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81억달러·약 10조원)과 비교해 13% 줄었다. 다만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일부 기업은 올해 코로나19 이동제한이 점차 풀리고 유가가 오르면서 해외 수주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하고 있다.

김윤수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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