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장삿꾼일 뿐] ‘등쳐먹고 사는’ 의사와 ‘뒤 봐주는’ 의사
의사가 백신 부작용에도 조용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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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학병원서 정년 퇴임한 한 교수는 본인은 한 번도 환자와 대화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냐 싶지만, 신생아학을 전공하여 신생아 진료만 한 소아과 의사이기 때문이다. 미숙아로 태어나 신생아실 환자였던 아기가 대학생이 되어 찾아와 감사 인사를 받은 적은 있단다. 그것 빼고는 환자와 한마디 말도 주고받지 않고 40년 의사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의사들은 자기 전공에 따라 애환도 다르고 불리는 별칭도 다르다. 말기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의사들은 “자신들은 재진 환자가 없다”고 말한다. 길어야 한 달, 환자 얼굴 보고 영원히 헤어진다는 것이다. “다음번 외래로 오세요”라고 말하는 의사가 부럽단다. ‘부활의학과 의사’가 되지 않고서야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척추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외과나 정형외과 의사들은 우스개로 “환자 등쳐먹고 산다”고 말한다. 대장항문외과 의사들은 “우리는 뒤 봐주는 의사”라고 농을 친다. 사람 생활에 잘 싸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니 그들은 뒤 봐주는 든든한 사람이 맞지 싶다.
마취과 의사들은 누군가 앞에서 말을 많이 하면, 마취에서 일찍 깨어난 줄 알고 재우려 한다는 얘기도 있다.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아들이 태어나면 고환이 제대로 자리 잡았는지, 사타구니부터 만지고, 안과 의사들은 눈부터 살펴본다.
누구나 환자로 삶을 마치는 세상이니, 의사 잘 만나야 건강 장수에 도움이 된다. 별의별 의사가 있지만, 의사 고르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짧은 기간 해결해야 할 난치성 질병이면 체면 따지지 말고 반말하는 사람이라도 그걸 잘하는 ‘전투 의사’에게 몸을 맡겨야 한다. 오랫동안 관리해야 할 병이라면, 따뜻한 말을 건네는 ‘동행 의사’를 찾는 게 좋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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