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사대강 보 해체' 결정 법적근거 조사한다...감사 착수
역대 5번째 4대강 감사
“4대강 보 해체에 쓰인 1兆
전국 하천 오폐수 처리시설 만들 규모”
“MB정부가 만들었다는 이유로 보를 부수는 데만 골몰”
(문화일보)
현 정부의 역점 사업인 4대강 보(洑) 해체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실시된다. 감사원은 올 1월 금강·영산강의 5개 보 해체 및 상시 개방이라는 정부 결정과 관련해 공식 감사 착수를 결정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정부는 보의 수문(水門)을 열면 수질이 개선되고 자연성이 회복된다는 등의 이유로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는 해체, 금강 공주보는 부분 해체,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이 같은 정부의 평가 방식과 절차 등이 타당한지 따지겠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금강·영산강 보 해체 결정은 부당하다”며 4대강국민연합(대표 이재오 전 국회의원)이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와 환경부를 상대로 감사원에 낸 공익 감사 청구에 대해 9일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 감사 청구는 올 2월 제기됐다. 통상 공익 감사 청구는 접수 후 1개월 안에 착수 여부가 결정되지만, 이번 건은 결정까지 9개월 이상 소요됐다. 이 때문에 “감사원이 정권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이날 감사원이 전격적으로 감사 착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는 이번이 역대 5번째다.
감사원이 4대강국민연합 측에 보낸 ‘공익감사청구사항 검토 결과’에 따르면, 감사는 5개 부문에 걸쳐 이뤄지게 된다. 이 중 4개 부문은 보 수문을 열면 수질·수생태계가 개선된다는 정부 판단이 타당한 평가 방식과 절차를 거쳤는지 등을 따지겠다는 것이며, 다른 1개는 환경부가 민관 합동으로 구성한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법적 근거가 있는지 여부를 감사하겠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구체적으로 ▲수질 관련 경제성 분석 시 ‘보 개방 전후’를 비교하지 않고 ‘보 설치 전후’를 비교 대상으로 삼은 오류 ▲수질·수생태 개선 편익 계산 시 사용된 환경가치 추정 방법의 위법성 ▲금강·영산강 보 유무에 따른 수질·수생태 평가 시 관련 법령상의 수질 지표 대신 자의적 지표를 사용 ▲수생태 평가 시 강물이 줄어 증가하는 수변공간·모래톱 면적을 수생태 개선으로 평가한 것의 타당성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법적 근거 미비 등을 감사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4대강 보의 수문 개방을 지시했다. 당시 청와대는 “4대강 보는 수질 악화의 요인”이라고 했지만 정부가 금강·영산강 5개 보를 2018년부터 3년간 수문을 완전히 열거나 부분 개방해 수질을 측정한 결과, 보에 물을 담아 정상 운영한 2013~2016년보다 수질이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에 물을 담았을 때가 보 수문을 열었을 때보다 수질이 더 좋았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작년 8월 ‘금강·영산강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면서도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올 1월 보 해체 및 상시 개방 결정을 내렸다. 4대강국민연합 박승환 사무총장은 “현재 감사 결정된 내용만 보더라도 환경부가 4대강 보 해체 및 상시 개방의 근거로 삼은 ‘수질·수생태 회복’ 주장은 정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보 건설 후 수질이 좋아졌다는 분석은 이전에도 있었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8년 실시한 4번째 감사원 감사에서 용역을 수행한 대한환경공학회는 조사 대상 보의 수질이 44%는 개선된 반면 악화는 14%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당시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은 보도자료에 공개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숨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4대강 보 개방을 위해 지금까지 1400억원 넘는 세금을 투입했다. 내년에도 800억원 예산이 책정됐다. 현 정부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취수·양수장 이전 사업 등에 8000억원 넘는 세금을 투입하는 등 4대강 보 개방 비용으로 1조원을 들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박상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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