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죄인들] 월성원전 1호기 ‘원전이 경제성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이들이 한 짓
"월성원전 경제성 있다" 결과에…회계사∙한수원 'ㅠㅠ' 카톡
‘원전 가동보다 중단이 더 나’로 거짓 결론 내
회계법인, 정부에서 시키는대로 해
역사상 유일 무이한 거짓 정책 펼쳐
백운규, "난 시키는대로 했을 뿐입니다"
면죄부? 정권 바뀌면 재판 열어서 엄중 처벌해야
(편집자주)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를 맡았던 회계법인 회계사가 한국수력원자력 실무진과 기대와 달리 ‘원전이 경제성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ㅠㅠ(눈물 이모티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주고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가동보다 중단이 더 낫다’는 결론에 맞춰 경제성 평가 조작을 지시한 산업통상자원부 등 윗선의 압박을 걱정한 것이다. 이후 평가 결과를 조작하며 양심의 가책을 표현한 대화도 오갔다. 사건을 수사한 대전지검은 “A회계사가 산업부와 한수원으로부터 오로지 월성 1호기 가동 중단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경제성을 낮추는 방향으로만 변수를 입력해 달라는 부당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지적했다.
A회계사 "정부 원하는 결과를 맞추는 작업에 씁쓸"
지난 6월 '월성원전 평가 조작'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업무방해)로 기소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월성 1호 경제성 평가를 맡은 회계법인 소속 A회계사는 한수원 B차장에게 "(손익분기점 이용률이) 40% 초반이 안 나오네요ㅠㅠ"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B차장은 "마음 같아서는 손익분기점 이용률이 40%대면 좋겠지만, 39.6%가 나온 대로 다음 사항(보고)을 진행해 보시죠”라고 답했다. 손익분기점 이용률이란 원전 가동을 통해 비용대비 이익을 낼 수 있는 최소 가동률을 말한다. 손익분기점 이용률이 낮으면 원전을 덜 가동하더라도 경제성이 높다는 뜻이다. 거꾸로 손익분기점 이용률이 40%대로 높아야 ‘원전 가동할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데 예상보다 수치가 낮게 나온 것이다.
왜곡된 평가 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A회계사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 속내를 털어놓은 정황도 있다. A회계사는 한수원 C차장에게 "처음에는 정확하고 합리적 평가를 목적으로 일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수원과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맞추기 위한 작업이 되어버린 것 같아 기분이 조금 씁쓸합니다"라며 이메일을 보냈다. C차장이 “마음 좀 풀리셨어요?ㅠㅠ 저도 맘이 안 좋네요. 결과도 처음보다 이상해지고… (중략) 저라도 도와드려야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답하자, 다시 A회계사는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려 잘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윗선이 시키는 대로 평가 보고서를 썼지만, 당시에도 수치 왜곡 등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김오수 총장, 백운규 전 장관 추가 기소 '머뭇'
검찰은 지난달 A회계사를 ‘배임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윗선’ 백운규 전 장관의 배임교사 혐의에 대한 추가 기소는 김오수 검찰총장이 승인을 하지 않아 여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대전지검 수사팀은 추가 기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노정환 대전지검장은 ‘수사팀은 백 전 장관을 배임교사로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고한가’라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하며 “총장께 보고를 드렸고 총장이 지휘권을 행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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