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글로벌 단일통화 되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의의, 영향 및 시사점
2021-03호
최근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기존의 실물 화폐와 달리 가치가 전자적으로 저장되며 이용자간 자금이체 기능을 통해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는 화폐를 말한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로서 가상화폐와 달리 기존의 화폐와 동일한 교환비율이 적용되어 가치변동의 위험이 없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발행은 일반 경제주체들의 지급 편의를 증진시킬 것으로 예상되나 새로운 금리체계의 형성과 은행 예금의 감소 등으로 통화정책의 유효성과 금융안정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의 발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기술적, 법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적지 않으므로 성급히 추진하기보다는 다른 나라의 논의 과정이나 도입에 따른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한 후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국 동계 올림픽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용
최근 IT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화폐의 디지털화에 대한 논의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2009년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양한 가상화폐(cryptocurrency)가 처음 등장한 이후 가파른 가격 상승을 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으나 극심한 가격변동성과 화폐가 갖는 지불수단으로서의 한계 등이 노정된 바 있다. 2019년에는 전 세계 25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facebook)이 가상화폐와 달리 명목가치가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새로운 디지털화폐인 리브라(libra)의 발행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화폐의 개념과 관행에 변화가 예상되면서 각국 화폐발행 주체인 중앙은행들도 우려와 관심을 나타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전자적 형태의 화폐 발행에 대한 연구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국제결제은행(BIS)을 중심으로 6개 선진국 중앙은행이 이에 관한 경제적, 기술적 지식과 경험을 공유해 나가기로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런 점을 배경으로 본고에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의의와 현황, 도입시 영향 및 위험요인을 살펴본 후 향후 디지털화폐의 발행과 관련한 시사점을 간략히 기술하였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의의 및 현황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란 기존의 실물 화폐와 달리 가치가 전자적으로 저장되며 이용자간 자금이체 기능을 통해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는 화폐를 말한다. 이는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와 구별되는 법정통화(legal tender)로서 실물화폐와 동일한 교환비율이 적용되어 가치변동의 위험이 없고 중앙은행이 발행하므로 화폐의 공신력이 담보된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은행 등 예금취급 금융기관에 대해서만 발행하는 ‘도매 디지털화폐’와 개인 등 민간 경제주체들에게도 발행하는 ‘소매 디지털화폐’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 개인은 중앙은행으로부터 디지털화폐를 공급받은 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디지털화폐를 획득하게 된다. 개인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보유하는 경우 화폐발행액에는 기존의 구성 요소인 민간보유 실물화폐와 은행의 시재금과 더불어 디지털화폐 발행액도 포함하게 된다. 이는 은행이 중앙은행에 전자적으로 예치 또는 계리하는 지급준비금과 마찬가지로 개인 등 민간경제주체들도 전자적 형태의 디지털화폐를 실물화폐와 함께 보유하고 이를 지불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아직까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구체화된 상황은 아니나 다양한 기술적인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지급결제의 중앙집중 혹은 분산 형태에 따라 지급결제 관련 정보의 보관과 관리를 중앙은행 또는 위임받은 은행이 운영하는 단일원장방식(계정형)과 블록체인기반에 의거하여 거래정보가 다수에 의해 분산되어 관리되는 분산원장방식(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일명 토큰형)으로 나눌 수 있다. 분산원장방식의 경우 중앙은행을 포함한 다수의 보유자가 전자지갑을 활용하여 잔액을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어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실물화폐와 유사한 특성을 갖는다. 분산원장방식은 다시 허가형과 비허가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거래취소 등에 따른 지급결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허가형이 바람직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아직까지 디지털화폐의 발행을 공식화한 나라는 없으나 다양한 형태의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경제내 현금 이용 비중이 하락함에 따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e-krona)의 발행 여부를 금년중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미국, 일본, 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아직까지 발행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캐나다와 싱가포르는 도매 디지털화폐 발행을 거액지급결제시스템의 효율성 제고로 연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신흥국의 경우에는 인구가 적고 현금이용이 감소추세인 경우나 지급결제서비스 등 금융서비스가 미흡한 나라(우루과이, 튀니지 등)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의 발행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한 디지털화폐를 이용하여 은행간 결제에 시험성공한 것을 바탕으로 중국인민은행이 중앙은행-상업은행-일반고객으로 이어지는 2단계 디지털화폐의 유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국경간(cross-border) 거래에 활용하여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디지털화폐 발행시 영향 및 리스크
중앙은행이 은행에 대해서만 디지털화폐를 보급하는 도매 디지털화폐의 경우에는 디지털화폐와 지급준비금간의 전자적 교환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디지털화폐가 발행되더라도 경제내의 통화총량이나 금융부문에 새로운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반 경제주체들에게 디지털화폐가 보급되는 소매 디지털화폐의 경우에는 지급결제의 편의성은 물론 통화정책의 효율성과 금융안정성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 디지털화폐의 보급 확산시 금융분야 전반에 미칠 영향을 예상해 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우선 지급결제와 관련하여 편의성과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많은 나라에서 현금의 보유나 이를 이용한 결제비중이 대체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디지털화폐의 보급은 현금사용에 따른 도난 및 분실 위험을 줄이고 거래의 신속성 및 편의성은 높여 지급결제의 효율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민간이 발행하는 전자결제수단과는 달리 중앙은행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일반 경제주체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은행에 대한 계좌개설이나 전자적 거래에 취약한 일부 금융소외계층에 대해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는 효율적인 지급결제수단을 확보하게 해주는 측면이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전문]
https://www.kcmi.re.kr/publications/pub_detail_view?syear=2021&zcd=002001016&zno=1578&cno=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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