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본격 시동...2개 컨소시엄 2파전

 

   서울시가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사업은 잠실운동장 일대 35만㎡ 규모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해 현재 코엑스 3배 크기의 컨벤션 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2029년까지 축구장 18개 크기인 12만㎡ 내외의 부지에 전시·컨벤션 시설과 3만5000석 안팎의 야구장, 1만1000석 규모의 스포츠 다목적시설, 수영장 등이 들어서게 된다. 부속시설로 약 900실의 호텔과 문화·상업시설, 업무시설도 들어선다.

 

 

현재 서울 최대 규모 전시 컨벤션 시설인 코엑스 면적은 글로벌 200위에도 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2000년 코엑스 증축 이후, 서울에서 20년간 인프라 확충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실운동장은 준공 후 약 40년이 경과해 연간 100억원가량의 유지관리비용이 발생한다. 이런 탓에 서울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 시설인 코엑스는 2010~2012년 3년간 3만 명 규모 로타리 국제대회 등 12건의 초대형 국제회의 유치에 실패하기도 했다.

 

미관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종합운동장역 바로 앞에 위치한 잠실야구장이 올림픽 주경기장 북서쪽(한강과 접하는)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야구장은 특히 장외홈런을 치면 한강을 향해 볼이 날아가는 식으로 건축을 검토하고 있다. 한강과 탄천을 바라보며 야구를 관람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한강공원에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과 동시에 잠실 스포츠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무엇보다 마이스 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지닌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잠실 마이스 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585조원(연평균 15.5조원), 일자리 창출은 332만 개(연평균 8.6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파급효과 93조원(15.9%), 일자리 83만 개(24.9%)는 해외 수요를 통해 창출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서울시의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마이스 산업은 무역 진흥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높아 수출 1조달러 조기달성과 더불어 대규모 전시와 국제행사의 개최에 따른 외국인들의 대거 방한으로 인해 관광, 숙박, 유통, 항공 등 서비스산업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바로 코엑스다. 코엑스가 한국무역협회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 사업의 마이스 시설 운영 수임에 나섰기 때문. 국내 마이스 산업을 이끌어 온 코엑스는 MICE 운영사 수임을 통해 글로벌 복합 마이스 기업으로서 쌓은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형 글로벌 전시회와 국제회의를 서울로 유치해 마이스 도시 서울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또한 그동안 국내 대표 전시·컨벤션 시설인 코엑스를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와,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통해 축적한 글로벌 전시 컨벤션 시설 운영 능력, 그리고 IT와 문화콘텐츠 인프라를 접목한 세계적 전시회를 직접 개최할 수 있는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마이스 기업들과 손잡고

전시회 국제회의 유치 공동 마케팅 채비

이미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독일 하노버 전시장 운영사인 도이치메쎄(Deusche Messe AG)로부터 잠실 마이스의 글로벌 스탠더드 적용을 위한 자문을 완료하고 향후 운영단계에서의 적극적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도이치메쎄 관계자는 “한국은 시장의 규모, 언어장벽, 문화 등에 있어 글로벌 행사 주최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라고 평가하며 “그만큼 잠실 마이스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베뉴 운영사의 검증된 역량과 글로벌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LA컨벤션센터, 호주 ICC 시드니 등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마이스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마이스 운영사와도 잠실 마이스 운영단계에서의 국제 마케팅 공동추진을 위한 계약을 추진 중이다.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는 3월 8일 베트남 투자개발공사 베카멕스(BECAMEX)와 베트남 최대 규모인 ‘빈증 신도시 전시장(WTC Binh Duong New City Expo)’ 운영계약을 체결하고 신남방국가로 글로벌 마이스 시장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빈증 신도시 전시장(WTC BDNC)은 연면적 2만2000㎡에 이르며 1만1679㎡의 실내 전시장과 7935㎡의 옥외 전시장으로 구성된 베트남 최대 면적의 전시장으로 올 2월 완공되었다. 서울 코엑스의 절반 규모다.

 

“글로벌 역량 강화·IT 기술 활용해 K마이스 경쟁력 키워나갈 것”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 국가의 시장 개척을 위해 한국 전시 주최자 중 최대 규모로 10개의 전시회(유통기술 및 프랜차이즈 쇼, 커피엑스포, 베이비&키즈페어, 소비재전, 기계산업대전, 스마트전력에너지전 등)와 무역상담회를 열어 국내 기업들의 신남방 국가 교역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역협회와 코엑스는 세계적인 브랜드 전시회를 육성 발굴하고, 기업과 바이어들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시회 콘텐츠를 확충하고 온라인 기술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시회와 온라인 비즈니스 상담회는 물론 AR·VR 등의 IT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코엑스 관계자는 “2016년부터 잠실 마이스 운영을 계획하고 준비해 왔다”고 전하며 “글로벌 톱 전시 회사인 리드엑시비션스(RX), 메쎄프랑크푸르트, 아이티이(ITE), 코멕스포지엄 등으로부터 잠실 마이스 관련 업무 협력 확약을 받았고 세계전시협회(UFI), 국제컨벤션협회(ICCA), 국제PCO협회(IAPCO) 등 글로벌 협단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이 K마이스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촘촘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도 코엑스에서부터 현대차가 건설하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잠실 복합공간을 잇는 세계적인 ‘국제교류복합지구’를 조성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어 코엑스가 참여한 무역협회 컨소시엄의 밑그림과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병수 기자] 매일경제 

 


 

    2조원 규모의 서울 잠실운동장 재개발 사업이 무역협회-한화·하나금융투자·현대산업개발(HDC) 간 2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다. 표류하던 서울시의 초대형 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9일 무협 컨소시엄과 한화 컨소시엄은 각각 서울시에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2단계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무협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이 대표 시공사로, 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등이 협력 시공사로 참여했다. 파이낸싱 부문에는 KB금융그룹·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이, 운영 부문에는 CJ ENM과 인터파크·조선호텔·롯데호텔·신세계프라퍼티 등이 사업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잠실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 조감도. [사진 무역협회]

 

이에 맞서는 한화 컨소시엄(가칭 ‘서울 스마트 마이스 파크’)은 한화그룹과 하나금투·HDC그룹이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한화그룹이 39%, HDC그룹이 20%를 출자했다. 하나금투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신한은행·이지스자산운용·HDC자산운용과 함께 29%를 출자했다. 공공기관인 킨텍스와 정보통신(IT)기업인 넥슨도 한화 컨소시엄과 손잡았다.

 

마이스는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Exhibition)의 영어 단어 앞글자를 딴 단어다. 전시 박람회 융합산업을 뜻한다. 잠실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 35만여㎡의 부지를 개발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이다. 

 

민간 사업자가 자기 부담으로 시설을 지어 40년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한 뒤 이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2029년까지 완공 예정이며 전시·컨벤션 시설(약 12만㎡), 야구장(3만5000여석), 스포츠 다목적 시설(1만1000여석), 수영장, 수상 레저 시설과 호텔(약 900실), 문화·상업 시설, 초고층 업무 시설 등을 포함한다. 사업비는 2조1672억원 규모다.

 

 

무협은 2016년 잠실 마이스 개발 사업을 서울시에 처음 제안했고, 서울시는 3년여간의 연구용역을 거쳐 지난해 5월 사업을 공식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 실시한 1단계 입찰은 무협 컨소시엄의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

 

무협 컨소시엄은 1979년 국내 최초의 국제 전시장인 코엑스를 건설하고, 무역센터와 함께 이를 운영해온 경험과 2000년 아셈(ASEM) 정상회의, 2010년 G20 정상회의 등을 개최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부지 전경. [사진 한화건설]

 

무협 관계자는 “5년 전 최초 제안 이후 지금까지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오랜 기간 철저하게 사업을 검토해왔다”며 “무협 컨소시엄이 무역센터와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잠실까지 이어지는 국제교류 복합지구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한화 컨소시엄은 복합개발과 민자개발 사업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한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건설 역량을 앞세우고 있다. 국내 최대 전시장인 일산 킨텍스의 전시운용 능력과 하나금투·신한은행의 금융조달 능력도 강점으로 꼽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시스템·넥슨·메가존 등 미래기술을 보유한 기술 운영사가 직접 출자해 참여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라며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메타버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공연·전시부터 자율 주행 셔틀,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서울시는 두 컨소시엄의 사업제안서를 검토하고, 기술 부문과 가격·공익성 부문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협상대상자를 정할 계획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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