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미 경기민감주 주목

 

 

   세계 각국에서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뉴욕 증시에서 경기민감주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연일 나와 쇼핑몰 등에서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David Paul Morris/Bloomberg)
The Washington post
edited by kcontents

 

투자은행 JP모건은 금융이나 에너지뿐 아니라 유통 등 경기민감주를 사들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달 마르코 콜라노빅 JP모건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경기민감주가 떨어지면 저가매수에 나설 기회"라면서 "미국 기업의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고 설비 투자나 자사주 매입은 강력한 데다 업계 전반의 이익 증가세는 두드러진다"고 언급했다.

 

이달 초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서 발표한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사상 최고치인 66.7을 기록했다. 뉴욕 증권가에 따르면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 주가는 지난 5일(현지시간) 21.34달러에 마감해 한 달 새 약 19.1% 상승했다. 언더아머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한 15억5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해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3분기 실적을 선보인 지난 2일에는 16.5%가량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언더아머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5%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히 매출만 늘어난 게 아니라 매출의 '질'이 좋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른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 주가도 지난 5일 177.51달러를 기록하며 1개월 새 약 19.2% 올랐다. 나이키는 지난 7월 코로나19 영향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공장 생산량이 줄어드는 악재를 맞았지만 올해 6~8월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한 122억달러의 3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마이클 코어스, 베르사체를 보유한 미국 대표 명품 그룹인 카프리홀딩스도 최근 한 달 주가가 약 34.7% 상승해 지난 5일 65.31달러에 마감했다.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분류되는 캐터필러나 포드자동차는 공급망 대란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이익 감소 우려가 나왔지만, 막상 분기 실적 발표 결과 모두 강력한 수요 힘을 받았다.

 

 

경기민감주란 경제가 호황일 때 빛을 발하는 주식으로 유통 외에 건설, 철강, 화학, 정유, 기계 등 업종이 꼽힌다.

 

'21세기판 뉴딜법'으로 불리는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인프라스트럭처 지출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자 뉴욕 증시에서는 관련주 주가가 다시 한번 들썩이는 분위기다.

 

해당 법안은 기존 교통·건설 부문 인프라 확충을 넘어 전기차·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안을 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기존 인프라와 친환경 인프라 관련주를 두고 매매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각 부문 대표 기업 주가를 아우르는 상장지수펀드(ETF) 실적으로 보면, 전기차 관련주 ETF인 '글로벌 X 리튬 앤드 배터리 테크'가 지난달 11일~이달 8일 한 달 새 19.25% 올라 기존 인프라 기업 ETF인 '글로벌 X US 인프라스트럭처 디벨롭먼트'(11.77%) 상승세를 넘어선 상태다.

 

우선 기존 인프라와 관련해 뉴욕 증시에선 건설 장비, 건자재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건설 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포클레인 등 건설 중장비를 만드는 기업이다. 미르시아 도브르 베어드 투자은행 연구원은 캐터필러 목표주가를 290달러로 높였다. 도브르 연구원은 "(인프라 예산 수혜를 받을) 2023년까지의 실적 가능성을 봤을 때 캐터필러는 저평가된 주식"이라며 "캐터필러는 공급망 병목현상도 잘 피했고 제품 수요 증가도 예상되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다"고 분석했다.

 

건설 장비와 더불어 골재 등 건자재 섹터도 이번 인프라 예산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필립 응 제퍼리스 투자은행 연구원은 "이번 예산은 향후 수년간 건자재 업체들이 가격적 이점을 갖출 수 있게끔 도와줄 것"이라며 "5년 동안 고속도로 예산이 50% 증가한 것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건자재 수요량이 내년부터 5년간 최대 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건자재 회사 중 벌컨 머티리얼스, 마틴 매리에타 머티리얼스 등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금융평가사 DA데이비드슨은 이날 벌컨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를 기존 210달러에서 227달러로 상향했다.

 

 

다만 경계론도 나온다. 알랭 래츠 앨런B랭츠앤드어소시에이츠 사장은 "10월의 이례적인 상승폭을 고려할 때 11월과 12월 상승률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공급망 병목현상이 의류 등 유통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도 있다. 이즈파 무니르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경제매체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공급망 병목현상은 실재하며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면서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인한 가격 압박이 기업을 계속 옥죌 것이고 수요가 늘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인오 기자]매일경제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