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1년] "전셋값 너무 뛰어..앞으로가 더 걱정"

 

100% 실패한 부동산 정책

"오히려 임차인의 고통만 키워'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 법이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전셋값 상승을 야기하는 등 오히려 임차인의 고통을 키운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 더 기존 주택에 거주하며 보증금을 5% 이내로 올린 임차인은 혜택을 봤겠지만, 집주인의 실거주로 집을 비워야 했거나 새로 전셋집을 구하는 신혼부부 등은 껑충 뛴 전셋값에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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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연합뉴스가 새 임대차 법 1년을 즈음에 취합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박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법 시행 전인 작년 6월까지 전세가격은 굉장히 안정적이었는데, 법 시행 직후부터 폭등해 많은 세입자가 큰 고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지방의 경우 지난 4∼5년 동안 전셋값이 하락세를 이어왔는데, 임대차 2법이 통과된 뒤 바로 상승세로 돌아섰다면서 "이 법이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그만큼 대단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기존 세입자에게는 축복, 신규 세입자에게는 악몽이었던 시간이다. 계약 갱신을 통해 혜택을 누린 임차인의 경우 주거 안정성이 제고됐지만, 전반적으로 전세 유통 물량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문제"라며 "전세 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주거 안정성이 높아졌는지 공과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 상승세가 이전보다 가팔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저금리 상황과 집주인의 세금 부담 전가 등과 맞물리면서 임대료가 올라갔고, 입주 물량도 줄어 전셋값이 치솟았다"고 평가했다.

 

 

함 랩장은 "계약갱신청구권도 집주인이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 퇴거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고, 같은 단지 같은 평형에서 임대료가 크게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장이 나타나 수요자가 적정가격을 판단하기에도 굉장히 힘든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오른 전셋값은 세입자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2배 이상 차이가 난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신규 임대차 계약에서 보증금이 많이 올랐고, 저금리 상황임에도 보증금 인상 상한을 5%로 보장하는 바람에 임대료를 기본적으로 5%는 올리는 상황이 됐다"며 "지난달 전월세신고제 시행 이후에는 전세가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되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년 동안 무주택자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세난이 심한 서울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입주자 모집공고 기준으로 3만864가구로, 작년(4만9천411가구)보다 37.5% 적다.

 

올해 입주 물량 중 1만7천723가구는 상반기에 입주를 마쳤고, 하반기 입주 물량은 상반기보다 25.9% 적은 1만3천141가구에 그친다.

여기에 서울의 내년도 입주 물량도 2만463가구로, 올해보다 33.7% 줄어들 전망이다.

 

권대중 교수는 "전월세는 입주 물량이 많아야 숨통이 트이는데, 앞으로 입주 물량과 분양물량이 모두 감소하는 걸로 나온다. 지금은 전세 비수기지만 앞으로 성수기로 접어들면 전월세 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단기적으로 입주 물량을 늘리기 위해 공기가 짧은 연립·다세대주택 건설을 유도하거나 매입임대주택 규제를 완화하는 등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 도입 직전인 작년 6월 중순부터 올해 6월 중순까지 1년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0.26% 상승했다. 이는 직전 1년 2.18%와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edited by kcontents

 

 

심교언 교수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공급 위축에 따른 폐해가 우려된다. 지금은 성과나 효과를 말할 때가 아니고 더 큰 악영향이 나타나는 것에 대비하고 서민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2·4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대규모 공급 계획을 내놨지만, 입주 시점이 4∼5년 뒤여서 당장의 전세난 해소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됐다.

 

오히려 청약을 받기 위한 대기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수년간 계속 남아있으면서 전세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면밀한 분석을 통해 전세난에 대비하기 위한 묘안을 짜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함 랩장은 "내년 7월까지는 임대차 시장에 갱신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사례가 계속 나올 텐데, 2년마다 생기는 시장의 충격을 어떻게 완화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계약갱신을 한 임차인이 4년간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이후에는 혹독한 가격 불안에 내몰려야 하는데, 이런 사례를 분석하고 정책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에 임대주택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고, 그렇다고 무작정 대출 문턱을 낮춰 임대료를 높게 맞춰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정부도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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