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이라며?...어쩌다 자존감도 없는 나라가 됐나
중국이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끊임없이 흔드는 것은 우리가 자초한 것
주한 일본 대사관의 2인자인 총괄공사가 국내 방송과 한 오찬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며 외설적 표현을 썼다고 해당 방송이 보도했다.
‘일본은 한일 문제에 관심 둘 여유가 없는데 문 대통령 혼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다 이런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사적 간담회’ 라고 하지만 한국에 오래 근무한 직업 외교관의 입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나. 바로 사과했다고 하나 본심은 그 표현에 담겨 있을 것이다. 그다음 날엔 주한 중국 대사가 야권 대선 주자의 한미 동맹 발언을 공격하는 반박문을 냈다.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우리 가장 가까운 이웃 두 나라와의 관계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먼저 고개를 숙이거나 약하게 보이면 더 능멸하고 들어오는 나라다. 오랜 기간 그런 외교를 해 와 습성화됐다. 우리가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저들이 어떻게 볼지 잘 생각해야 한다.
문 정부는 출범 초부터 ‘사드 3불’ 약속으로 군사 주권까지 양보하며 굽히고 들어갔다. 중국은 문 대통령 방중 때 공개적으로 홀대하는 망신을 줘 길을 들이려 했는데 우리 측은 그대로 순응했다. 북의 6·25 남침을 도와 우리 국민을 살상한 중국이 ‘평화 수호를 위해 싸웠다'고 하는데도 입을 다물었다. 우리 서해 중간선을 넘어와 자기들 바다로 만들려는 서해 공정을 벌여도 항의 한번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런 상대에 선의로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더 치고 들어온다.
중국이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끊임없이 흔드는 것은 우리가 자초한 것이다. 우리 외교·안보의 중심축인 한미 동맹을 문 정부 스스로 끊임없이 흔들었다. 중국이 의식하는 것은 한미 동맹이다. 한국이 미국과 멀어질수록 중국에 능멸당할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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