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파트 잘못 사면 곡소리 납니다"
버블 붕괴의 3가지 징조
“지금 아파트 잘못 사면 곡소리 난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면 부동산 상승론과 폭락론이 다시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부동산 상승론의 근거는 서울 입주량이다. 작년 5만 가구에서 올해 2만7000가구, 내년 1만7000가구로 입주량이 급감하는 만큼, 전세와 매매 시장이 동시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승론자든 폭락론자든 6월을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6월 이후에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율이 10~20%포인트에서 20~30%포인트로 인상된다.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이 0.6~3.2%에서 1.2~6.0%로 높아진다. 폭락론자들은 높아진 세금이 주택 매수세를 실종시켜 집값을 급락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상승론자들은 세금에 겁을 먹은 사람들은 6월 이전에 집을 팔기 때문에 오히려 매물이 급감해서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더 강화시켜 지방은 몰라도 서울은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집값 예측은 신의 영역이지만, 지난 2~3년간 집값이 상승하면서 상승론자들이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과연 앞으로도 집값은 상승만 할 것인가.
조선일보와 종합 부동산 미디어 플랫폼 ‘땅집고’가 만드는 부동산 토크쇼는 ‘봉 다방’은 16일 ‘집값 급락’ 가능성을 크게 보는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과 함께 주택시장을 전망했다. 고종완 소장은 “강남은 20~30%, 마포·용산·성동이나 지금 많이 오른 노원·도봉·강북은 10~20% 거품이 있다”면서 “버블은 언제든지 꺼질 수밖에 없고 이게 한꺼번에 빠질지, 시간을 두고 빠질지는 오세훈 시장의 정책과 정부의 공급 대책이 얼마만큼 조화롭게 원활하게 진행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땅집고 유하룡 에디터는 “경제적인 논리로만 보면 변곡점을 맞아 하락기로 갔어야 할 사이클이지만, 정부 규제로 오히려 집값 상승기가 길어졌다”면서 “예측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당선으로 10년간 재건축이 지연됐던 은마아파트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 시장 시대를 맞아 재건축 아파트들의 호가가 오르고 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경. 오세훈 시장 당선으로 10년간 재건축이 지연됐던 은마아파트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 시장 시대를 맞아 재건축 아파트들의 호가가 오르고 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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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소장은 “한국 부동산 시장은 5~7년 오르면 4~6년 정도 내리는 사이클을 반복했다”면서 “전국은 7년, 강남은 8년 올라, 역대 최장기, 최고 속도로 상승했고 거래 자체가 감소하는 등 전형적인 후퇴기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락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급락가능성에 대해 “금리가 많이 오르거나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거나 우리 경제에 이상이 생기면 97년 말 IMF,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폭락이 올 수도 있다”면서 “지금 무리하게 빚을 내서 사는 것은 사실상 막차를 타는 것이며 막차 타서 성공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꼭지에 팔고 싶더라도 어깨에 판다는 심정으로 지금 처분한다면 아마 하반기 정도 가서는 참 잘한 선택이다,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주택자는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신규 분양이나 경매·공매, 1주택자는 조정기에 내 집 갈아타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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