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일본 IT기업 입사부터 회사생활까지

일본 도쿄무역관 모리타카즈히데

강륜희 APCommunication 선진서비스개발부

 

일본 취업 도전 계기

대학에서 일본어·일본 문화를 전공했기에 일종의 특기인 일본어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습니다. 물론 국내에도 일본어를 사용하는 직업은 있겠지만, 일본 현지에서 나의 한계에 맞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습니다. 이러한 도전 정신을 만족시키기 위해 망설임 없이 일본 취업을 결심하고 구직 활동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적이나 전공, 경험의 유무를 불문하고 마음껏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는 IT 기업, 'APCommuinications(AP 커뮤니케이션즈)'와 만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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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취업 준비 과정 및 노하우

 

① 정보 수집

취업은 정보 싸움이라는 말이 있죠. 어떤 정보를 얼만큼 얻느냐에 따라 내가 일하게 될 업계, 업무 포지션 등 대부분이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보 탐색은 시간이 많이 드는 과정인 만큼 취업 준비에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일본 취업을 결심하고 가장 먼저,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일본 취업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지 주변을 수소문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같은 학과에 일본 기업에 내정을 받은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분을 찾아가 이것저것 질문을 했습니다. 그 분을 통해 KOTRA(코트라)와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동 개최하는 해외 취업 박람회 ‘글로벌 일자리 대전’을 알게 됐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박람회 관련 정보는 물론, 각종 행사나 교육에 관한 자세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주식회사 AP 커뮤니케이션즈 본사 입구

자료: APCommunications 제공

저는 월드잡 플러스 홈페이지(https://www.worldjob.or.kr/)와 KOTRA 일본지역 카페

(https://cafe.naver.com/kotratokyo)를 적극 이용했습니다. 또, 관심이 있는 채용 공고가 보이면 vorkers(https://www.vorkers.com/)라는 사이트에서 기업의 평판과 정보를 체크했습니다. 저는 국내 박람회 위주로만 찾아봤는데, 욕심이 있으신 분들은 일본 현지에서 개최되는 박람회나 설명회도 잘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② 자기소개서(엔트리 시트) 작성

정보 수집을 하던 중,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최하는 ‘2017 일본취업캠프’를 알게 됐습니다. 운 좋게 교육생으로 선발돼 2일 동안 일본 취업의 전체적인 흐름과 접근법, 엔트리 시트 작성법, 일본인 멘토를 통한 첨삭 등 여러가지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다른 사람들과 이력서를 교환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가장 큰 자극이 됐습니다. 저는 이 때 처음으로 엔트리 시트를 써봤기에 그저 막막하기만 했지만 사람의 엔트리 시트를 보며 조언을 하고 또 조언을 받는 과정에서 방향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회가 있다면 다른 사람의 엔트리 시트를 참고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엔트리 시트 작성의 기초는 ‘자기분석’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왠지 거창하게 들리지만, 단순하게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내가 했던 일과 경험 등을 모두 써 내려봅니다. 그 다음에 그 때 느꼈던 감정을 떠올려봅니다. 경험과 감정을 짝 짓다 보면, 자신이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대략적인 지도가 그려집니다. 각 기업의 채용 담당관에게 나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엔트리 시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③ 면접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막상 면접관 앞에 앉는 순간 긴장으로 머리가 멈춰버리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면접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까, 내가 잘 대답할 수 있을까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번의 면접을 경험해보니 대본을 쓰고 완벽하게 외워서 말하려고 하면 오히려 실수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뒤로는 완벽함보다는 나라는 사람을 보다 더 진솔하게 보여주는 노선을 선택했습니다. 큼직한 키워드를 몇 개 정해 이정표로 삼고 그에 맞춰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정말 기본적이지만 지원하는 기업이 속한 업계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알아두시길 바랍니다.

 

 

저는 여러 기업에서 면접을 봤는데 거의 빠짐없이 나온 질문은 ‘일본에서 일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였습니다. 이 질문은 정말 간단하지만 정말 어렵습니다. 일본 현지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마음 속에서 되풀이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차분하게 오랜 시간을 들여 잘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2019년 상반기 글로벌 일자리 대전 현장

자료: 기고자 직접 촬영

④ 각종 공부

무엇보다 일본어 공부가 최우선입니다. 일본 취업에서 일본어는 특기나 기술이 아닌 현지에서 일을 하고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기 때문입니다. 기초적인 일본어는 물론이고 경어, 나아가서는 비즈니스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경어에 관련해 기억에 남는 일화가 하나 있는데요. 면접 중에 제 부모를 父(ちち)와 母(はは)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경어를 잘 쓰는 사람은 많았지만 부모를 お父さん, お母さん이라고 하지 않고 父, 母라고 한 사람은 당신이 처음입니다.”라며 면접관 분들께 칭찬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 일화를 소개한 이유는 기초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단순하게 어려운 경어 문장을 외워서 기계처럼 내뱉는 것보다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좋은 인상을 주지 않을까요?

 

 

일문과 출신인 저는 일본어 외에는 딱히 내세울 어필 포인트가 없었습니다. 구직 활동을 할 때도 선택지의 폭이 적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에도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독학으로 리눅스 자격증과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이 과정에서 도전의 즐거움과 성취의 뿌듯함을 알게 됐고 인간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입사 후 적응방법 및 회사생활

 

① 적응방법

저는 문과 출신의 흔히 말하는 ‘비경험자’로 IT 기업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후 비즈니스 교육과 기술에 관련 기초 연수를 받았는데 처음 들어보는 내용이 많아서 모든 것이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또, 잘 해나가는 다른 동기들을 보고 비교하면서 불안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압박감을 혼자서 견디기 어려울 때는 회사의 상담실을 이용하거나 팀원들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모두들 저의 고민을 잘 들어 주시고 해결 방법도 함께 생각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민거리를 입 밖으로 꺼내는 일이 두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용기를 내어서 힘든 고비를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② 회사생활

저는 자사 선진서비스 개발부서에서 네트워크 자동화 관련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업무 또한 모르는 일 천지였기에 매번 질문하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모르는 채로 있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으로 주저 없이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작은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메모를 했습니다. 당장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도 지식이 쌓였을 때 적어 둔 메모를 돌아보면 이해가 되어서 업무를 익히고 실수를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메모하는 습관 덕에 선배님들께 칭찬도 많이 받았습니다.

 

 

현지 정착 애로사항 및 극복 과정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본 입국이 제한돼 입사 시기가 불투명해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채용 관계자분들께서 집으로 응원 편지를 보내 주는 등 채용에 대한 확신을 줬고 꾸준히 새로운 뉴스를 확인해 발 빠르게 대처해주신 덕분에 문제없이 일본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제가 속해있는 부서를 포함해 APC 대부분의 부서가 재택근무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출퇴근을 집에서 할 수 있어 몸은 편하지만 선배님께 맨투맨으로 직접 업무를 배울 수 없다는 점, 동기들을 만나보지 못했다는 점, 각종 교류 이벤트들이 무산된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ZOOM(화상회의 프로그램)이나 Slalck(메신저) 등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교류하면서 우정도 쌓고 있고 차근차근 새로운 업무들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화상 회의로 진행된 입사식

자료: APC 제공

해외 취업 희망자들을 위한 조언

일본은 구인난이라 취업이 잘 된다니까, 한국 취업에 비해서는 허들이 낮으니까 하는 단순한 동기보다는 조금 더 본질적이고 심층적인 동기와 목표를 정하고 해외 취업에 도전하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현지에 오면 무조건 고비는 찾아오니 마음 단단히 먹으라는 말을 하는 데에는 전부 이유가 있습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 굳은 결심을 하고 일본 행을 택했지만, 막상 현지에 오니 별  아닌 일로도 결심이 쉽게 흔들리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러니 근시안적인 사고보다는 내 ‘비전’이 무엇인가,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등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구직 활동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자기 설계가 탄탄하면 흔들린다고 해서 쉽게 꺾이지 않을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마음껏 도전하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분위기의 기업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도전해보세요!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보다는 이런 저런 경험을 쌓아서 나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요.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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