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증여 세금 한 푼도 안낼 수 있다"

조현진의 세금 읽어주는 여자

회계사

 

   유대인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주면 하루를 살 수 있지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일평생 동안 먹고 살 수 있다.” 물고기를 주면 한 끼의 허기를 채우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면 평생의 식량이 될 것이다.

 

동아일보 edited by kcontents

타인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으면, 그 재산을 증여받은 자(수증자)는 증여세라는 세금을 부담한다. 이때 증여란 행위의 명칭이나 형식, 목적과는 관계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유·무형의 재산이나 이익을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자녀가 결혼할 때 증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곤 한다. 현금 5억 원을 성인 자녀에게 증여한다면 증여세는 증여재산공제(직계존속 성인일 시 5000만 원, 미성년자 일 시 2000만 원 공제)와 신고세액공제 등을 적용, 7760만원이 된다. 따라서 자녀가 실질적으로 증여받는 금액은 4억2240만원이 되는 셈이다. 

 

현금으로 증여하는 것은 물고기를 그냥 잡아준다는 말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창업자금 과세 특례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일반적인 증여의 증여세율은 아래와 같다.

 

창업자금 과세특례란 18세 이상인 사람이 중소기업(조특법 제63조 제3항 각호에 따른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을 창업할 목적으로 60세 이상의 부모(부모 사망 시 조부모)로부터 창업자금을 증여받은 경우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5억원을 공제하고 10%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도표로 금액 효과를 보여주면 아래와 같다.

 

 

둘 다 똑같이 현금으로 증여했지만, 일반 증여로 받으면 8000만 원 가까이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러나 창업자금 목적의 증여로 받으면 증여세 과세가액에 5억 원이 공제되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10년 이내 증여시 성년 5천만 원, 미성년자 2천만 원이 공제된다.

 

창업자금으로 증여하면 증여세 한 푼 없이 5억 원을 증여할 수 있다. 한도인 30억 원을 증여한다면 증여세 효과는 더욱 극적이다. 현금으로 똑같이 증여했지만, 창업자금 목적으로 증여하지 않은 경우 세액은 10억 원에 가까워, 30억 원(창업 시 정규직 고용인원이 10명 이상인 경우 50억 원까지 가능)을 증여하더라도 자녀가 손에 쥐는 돈은 20억 원을 약간 넘는다. 그러나 창업자금으로 증여한다면 2억5000만 원으로 증여세 차이가 7억 원이 넘는다.

 

창업자금 증여 특례를 적용받으려면 법에서 정한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 기준은▶18세 이상이 증여받을 것▶60세 이상의 부모로부터 받을 것▶증여받는 재산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물이 아닐 것▶법에서 정한 중소기업 업종을 창업할 것▶증여받은 날로부터 2년 이내 창업, 4년 이내 사용할 것 ▶창업한 사업을 10년간 유지할 것 등이다

 

법에서 열거한 사업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현재 법에서 열거하는 중소기업 업종은 아래와 같다. 카페를 제외한 음식점, 제조업, 건설업, 통신안내업, 부동산업 및 임대업, 소비성 서비스 업종 등 대부분의 업종을 포함한다. 증여금으로 사업용 자산(토지, 건물 등)을 사는 것을 제한하지 않는다. 다만 보통 증여와 달리 10년이 지나도 상속재산가액에는 포함돼 세금을 다시 내야 한다.

 

 

또 증여 특례는 증여세 과세신고 기한까지 창업자금 특례신청 및 창업자금 사용내역서를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세무당국은 창업자금이 실제로 목적에 맞게 사용되었는지 사후관리도 철저히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억 원 증여 시 일반 증여와 7억 원 이상 차이라면, 증여특례제도를 한 번 생각해볼 만하다. 자녀에게 미래 현금흐름을 창출해 줄 수 있는 창업을 지원하는 것이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며 동시에 증여세를 아낄 수도 있는 좋은 방법이다.

회계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https://news.joins.com/article/24018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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