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연말 준공 박차

대천항~원산도 6.9㎞ 

해수면 가장 깊은 곳 수심  80m 

 

  지난 3일 충남 보령시 대천항 앞바다 해저터널 공사 현장. 수심 25m 아래 해저면(海底面)에서 55m를 더 내려간 지점이다. 폭 10.6m, 높이 7.5m 아치 모양 터널에서 작업용 대형 구조물이 보였다. 왕복 4차로 터널을 만들기 위해 전기 설비를 하고 콘크리트 타설을 준비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권현수 현대건설 보령해저터널 수행팀장은 “이곳이 해수면에서 가장 깊은 80m 지점”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해안 관광 지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보령 해저터널이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보령과 태안을 연결하는 총연장 6927m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 개통하면 보령~태안 통행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10분대로 단축돼 충남 서해안 지역 관광과 물류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사진 유튜브 edited by kcontents

보령과 원산도를 잇는 총길이 6927m 보령 해저터널이 올 연말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84%. 터널이 완공되면 세계에서 다섯째, 국내에서는 가장 긴 해저터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보령은 해저터널을 발판으로 서해안 관광 거점 도약을 노리고 있다. 바다로 갈라져 있던 보령과 태안이 해저터널 개통으로 차량 통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새로운 관광 벨트가 탄생하는 것이다.

 

보령 해저터널은 2010년 12월 착공했다. 대천항과 원산도 양쪽에서 바다 아래로 터널을 파 들어갔다. 암반을 폭파하는 방식으로 뚫고 또 뚫었다. 터널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반 검사를 하고 암반 보강 공사를 벌이면서 폭파 작업이 이뤄졌다. 한 번 폭파하면 3m 정도 전진할 수 있었다. 무른 지반을 만나면 1m 정도에 그칠 때도 잦았다. 2019년 6월, 가장 어려운 공정으로 꼽혔던 터널 관통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공사에 탄력이 붙었다.

 

현재 터널은 두께 40㎝가 넘는 콘크리트가 아치형으로 둘러싸고 있다. 권현수 팀장은 “일반 산악 터널에 사용하는 것보다 강도가 2배가량 높은 콘크리트 제품을 쓰고 있다”며 “올해 12월 31일 개통할 때까지 한 치도 방심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서해안 관광 지형이 뒤바뀔 것”

보령 해저터널이 개통하면 대천항과 바다로 막혀 있던 원산도, 안면도가 차량 통행으로 자유롭게 연결된다. 이상빈 보령해저터널 감리단장은 “태안 안면도와 원산도에는 이미 다리가 놓여있다”며 “대천항과 원산도가 해저터널로 연결되면 서해안 관광 지형을 뒤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천항에서 태안 안면도 남쪽 끝자락 영목항까지 가려면 95㎞를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걸려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보령 해저터널이 뚫리면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 해저터널을 이용하고, 원산도에서 영목항까지 원산안면대교를 건너면 된다. 이동 거리가 14.1㎞로 줄어 자동차로 1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보령의 자랑거리는 서해안 최대 규모 대천해수욕장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한 해 663만명이 찾은 서해안 대표 해수욕장이다. 같은 해 열린 ‘머드 축제’에는 외국인 39만명을 포함, 총 181만명이 찾았다. 보령 해저터널이 뚫리면 영호남 지방에서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이 원산도를 거쳐 안면도까지 쉽게 돌아볼 수 있게 된다. 태안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안면도는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과 갯벌,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경관으로 유명하다.

 

 

마리나항·치유센터, 해양 관광 1번지로

보령시는 ‘해양 관광 1번지’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양한 관광 기반 시설 개발을 추진 중이다. 2030년 원산도와 대천항에는 국제 수준 마리나항이 들어설 예정이다. 마리나항은 요트와 레저 보트 계류장과 함께 호텔 등 상업 시설이 어우러지는 해양 레포츠 복합 단지로 만든다.

 

원산도에는 보령 특산품 머드와 해수를 활용한 해양 치유센터가 들어선다. 관광객들은 통합의학센터와 해수 스파, 명상 힐링, 수치료 등이 가능한 센터에서 피로를 풀고 스트레스를 날리게 된다. 소노호텔&리조트(옛 대명리조트)는 2030실 규모 리조트를 원산도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업비 7000억원을 투입해 호텔과 콘도미니엄, 컨벤션, 아쿠아월드, 승마장, 키즈파크 등 서해안 최대 규모로 지어진다. 임완식 대천관광협회 회장은 “인구가 100여 명에 불과한 조용한 섬 원산도 땅값이 10배가량 뛰는 등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산 정상과 대천해수욕장, 대천항 사이에는 낙조와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원산도와 인근 고대도, 삽시도를 잇는 길이 3.4~4㎞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보령은 서해안 관광 벨트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해양 레저 산업을 보령 100년 먹거리로 발전시켜 신(新)해양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석모 기자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national/regional/2021/03/12/TR2N6QIJBZC43LDCSIPJ3W6TFA/

 

https://youtu.be/TkmCN09Be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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