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진짜’ 공공주택은 절반도 채 않돼" 경실련
57%는 가짜나 짝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시 공공주택 23만3000호 중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 거주할 수 있는 ‘진짜’ 공공주택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 43%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1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 SH 장기공공주택 보유현황 실태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보유한 공공주택 중 절반이 넘는 13만2000호(57%)는 무늬만 공공주택인 가짜·짝퉁”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2006년 서울시 민선 4기 오세훈 시장 이후 서울시 공공주택 재고 현황을 유형별, 지역별로 분석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SH공사 장기 공공주택 재고 현황은 23만 3000호로 드러났다. 유형별로는 영구 2만3000호, 50년 1만7000호, 국민 2만8000호, 장기전세 3만3000호, 매입임대 9만5000호, 행복주택 6300호, 임차형 3만1000만호 등이다.
경실련은 매입임대와 행복주택 10만1000호는 ‘짝퉁 공공주택’으로, 전세임대 등 임차형 주택 3만1000호는 ‘가짜 공공주택’으로 분류했다. 매입임대는 국민과의 합의 없이 세금을 낭비하고 있으며, 임차형 주택은 사실상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공공주택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경실련은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가 가능한 영구·50년·국민임대 공공주택과 장기전세만이 진짜 공공주택”이라고 했다.
역대 시장별로 보면 재임 기간을 고려했을 때 “오세훈 전 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보다 2배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한 셈”이라며 “오 전 시장 때 공급한 물량 중 진짜의 비중은 81%인 반면 박 전 시장 때는 27%에 그쳤다”고 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재임 기간 5년간 2만9000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했고 그중 2만3천호가 경실련 기준 ‘진짜’로 분류됐다. 박원순 전 시장은 임기 10년간 10만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했는데 그중 2만7000호만이 경실련이 보기에 ‘진짜’였다.
경실련은 서울시의 공공주택 실적 부풀리기를 비판했다. 서울시는 2017년 국감 당시 민선 5기와 6기를 포함해 16만호를 공급했다고 답변했지만 박 전 시장 재임 기간 SH가 완공해 취득한 공공아파트는 1만6000호에 불과했다. 경실련은 “이 시기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SH 사장으로 재임하던 때였는데 그 역시 공공주도 공급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장기공공주택은 1만호도 공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경실련은 “재개발 단계에서 민간에는 특혜를 주고 원주민은 쫓아내면서 공공주택을 찔끔 주는 것은 구걸 임대”라며 서울시의 재개발 임대 비중이 높은 점을 지적했다. 건설사와 조합, 투기 세력에게만 막대한 이익을 제공하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실련은 “공기업은 토지수용권 등 특권을 위임받은 만큼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제대로 된 주택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H는 “임대료가 낮고 임대기간이 20년 이상이어야 진짜 임대주택이고 소득별·계층별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는 행복주택, 매입임대 등은 ‘가짜 임대주택’으로 분류하는 것은 현재 거주중인 5만 세대를 위해서라도 적절하지 않은 분류”라며 “경실련이 소위 ‘짝퉁·가짜’ 임대주택이라 주장하는 행복주택,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 임대주택 5만호는 수요자 맞춤형으로 공급해 주거안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허유진 기자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1/03/10/3VBDQDNQJBEUPAOSU7RUQOI3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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