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위원회,원전 전문가 '0명'인데 탈원전 논의...말이 되니?


원전 전문가 '0명'인데 탈원전 논의…에너지위원회 아이러니


6기 에너지위원회 출범…신재생에너지 인사로만 구성


원전 전문가 없이 연 첫회의

신한울 3·4호 면허 유지하며

"사업종료 위한 기간연장" 대못


"제대로 된 논의 되겠나"

원전 관계자·학계는 반발


    정부의 주요 에너지 정책을 심의하는 민관 협의체인 에너지위원회가 원자력발전 전문가를 제외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인사 위주로만 구성됐다. 정권 말인 올해와 내년 쏟아져 나올 에너지 중장기 정책에서 한층 더 `원전 지우기`에 드라이브가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둘째)이 22일 열린 제22차 에너지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후 돌아앉고 있다. [이승환 기자]




2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신한울 3·4호기에 공사계획인가 기간을 연장하며 사업 재개가 아닌 원만한 사업 종결을 목표로 한다고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이날 산업부는 제6기 에너지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주요 에너지 전략을 논의했다. 에너지위원회는 당연직을 제외하고 민간 전문가 14명, 시민단체 추천 5명 등을 포함해 총 25명으로 구성된다.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교수진 명단을 살펴보면 대부분 신재생에너지 전공자들이 위촉됐다. 한국태양광발전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진호 영남대 교수,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부회장을 역임 중인 허은녕 서울대 교수, 환경경제를 전공한 김윤경 이화여대 교수 등이 주요 학계 대표로 포함됐다. 민간 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두산과 같은 원전 관련 기업은 한 곳도 포함되지 못하고 GS풍력발전, 이노마드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인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정부는 원자력발전 전문가 대신 원전 해체 관련 단체들을 원자력 전문가의 자격으로 채웠다. 이정윤 한국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 이사장과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등이다. 지난 회기 때는 원자력 기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멤버로 포함돼 있었는데, 이번 신규 위원회에서는 제외됐다. 그나마 한 명 있던 원전 전문가도 빠지며 위원회에서 원전 기술력과 효율성에 대한 전문적 논의를 할 수 있는 통로가 봉쇄된 셈이다. 시민단체 추천 5명 전문가 역시 에너지시민연대, 에너지나눔과평화 등 신재생에너지 선호 단체 위주로 채워졌다. 이번 정권이 들어서기 직전 위원회인 2015년도와 비교하면 멤버 구성의 편향성 선명하게 드러난다.




당시에는 원자력 전문가 김은희 서울대 교수뿐만 아니라 기후 전문가인 홍준희 가천대 교수, 민간 기업인 포스코에너지까지 각 에너지 계층이 고르게 참여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날 첫 회의에서는 `원전 관련 주요 현안 처리 방안`을 주제로 원전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인가 기간 연장 안건을 논의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 인가 시효 만료로 한국수력원자력은 규정상 향후 2년간 신규 발전사업 허가 취득이 불가할 위기에 놓였다. 산업부는 신규 위원회 보고를 통해 건설인가 기간을 2023년 12월까지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업부는 "사업 재개가 아닌 사업자의 불이익 방지와 원만한 사업 종결을 위해 필요한 기간"이라며 "비용 보전과 관련한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발전 관계자는 "원전을 논하는 자리에 원전발전 전문가는 한 사람도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면서 "신한울 3·4호기에 들어가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될 수 있겠는가"라며 반문했다.




이날 산업부 측은 "에너지위원회를 중심으로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 전략을 올해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은 탈탄소 시대에서 기저 전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에너지"라면서 "에너지 전략을 짜는 데 있어 제외시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1/02/17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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