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접종률 세계 1위` 비결...총리가 1호 접종 백신 공포 없애

이스라엘, 총리가 1호 접종…백신 공포 없앴다 [글로벌 이슈 plus]


의료기관이 양로원 찾아가

100세 넘은 어르신들 환호

유명인 앞세운 깜짝 아이디어

"접종센터는 흥겨운 곳" 알려


외국인·난민도 무료접종

"건물 청소하다 뛰어왔어요"


일각선 정부 일방통행 반발

비접종자가 회사 출근땐

음성 확인서 강제 제출 추진


`접종률 세계 1위` 비결…이스라엘 텔아비브 르포 


텔아비브 근교 라마트 에펠에 있는 양로원에서 101세인 다비드 사골 할아버지가 백신 2차 접종 후 기념패를 들고 있다.


지난 9일 방문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외국인 백신 접종센터.




650명 넘는 외국인 근로자와 난민이 임시 접종센터가 설치된 주차장에 줄을 서 있었다. 줄을 서며 기다리던 앤드루 카마우 씨(46)는 "외국인인 우리에게도 백신을 접종해 준다고 해서 너무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카마우 씨는 2년 전 수단에서 이스라엘로 넘어와 난민 신청을 했다.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곳의 상사가 외국인을 위한 백신 접종센터가 열렸다는 것을 알려줘 한걸음에 달려왔다.


텔아비브 수라스키의료원은 이스라엘에서 일하는 30만명의 난민 신청자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특별 백신 접종센터를 9일 화요일에 열었다. 이곳은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문을 열며, 2020년 3월 이전에 입국해 워크 비자를 소유한 모든 외국인은 의료보험 가입 여부 상관없이 무료로 접종해 준다. 이스라엘이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30만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 신청자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국민에 대한 접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 대해서는 의료진이 직접 방문해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방문한 텔아비브 근교 라마트 에펠에 위치한 양로원에는 백신 접종 장소로 지정된 가장 큰 건물 앞에 휠체어를 탄 어르신들과 요양보호사들이 백신 접종 등록을 확인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그 옆에는 노인들이 다과를 할 수 있도록 야외 카페처럼 준비가 돼 있고, 스피커에서는 신나는 노래가 계속 흘러나와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접종을 기다리거나 끝낸 많은 어르신이 어우러져서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양로원처럼 이동이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국가 응급의료기관인 마겐 다비드 아돔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 접종을 해준다. 백신 1병당 6명까지 접종이 가능하기에 접종 효율을 높이고 더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서다.


현장에서 만난 라헬 다비도비치 할머니(83)는 "의사들이 인류를 위해 백신을 만들어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양로원에서 일하고 있는 아비 아야르 씨(58)는 "코로나19에 걸리는 것보다는 백신을 맞는 게 낫다"며 "모든 사람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등록 테이블에 신분증을 내밀자 마겐 다비드 아돔 직원이 태블릿 PC에서 주민번호를 검색했다. 이스라엘 전 국민은 국가가 지정한 4개의 의료보험 회사에 가입돼 있다. 태블릿 PC에는 오늘이 두 번째 접종이라는 내용이 떴다. 라마트 에펠 양로원을 방문한 날은 2차 접종일이었다. 마겐 다비드 아돔 직원은 노인들에게 1차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이나 다른 이상 증세가 없었는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은 없었는지,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등 몇 가지 질문을 하며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다.


접종 예약이 끝난 사람들은 밖에서 잠시 대기하다가 이름이 호명되면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여러 곳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었다. 접종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앞으로 자녀와 손주 등 가족들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기뻐하는 분위기였다.


100세가 넘은 어르신에게는 특별히 접종 확인서를 크게 프린트해 전달하며 축하해 주기도 했다. 의료진은 주사를 맞은 사람들에게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15분간 기다리도록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접종 장소 바로 옆에는 응급처치용 약과 장비가 준비돼 있었고, 구급차도 대기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마겐 다비드 아돔 의료요원 샤이 리아난 씨는 "아침 7시에 양로원에 도착해 백신과 장비를 옮기는 등 준비를 마쳤고,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1시인 현재까지 약 800명에게 백신을 접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하루 동안 1000여 명을 접종할 예정"이라고 했다.


 


의료진은 백신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운송부터 접종까지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영하 70도 내외에서 보관돼야 하는 백신은 운송할 때도 2~8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냉동 트럭을 이용해야 한다. 백신이 든 병을 냉동고에서 꺼내면 2시간 안에 희석액을 섞어야 하고, 이후 6시간 안에 접종하지 않으면 백신은 폐기 처분된다. 특히 백신 1병당 6명까지 접종할 수 있기 때문에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접종자 수를 잘 계산해야 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시작 이전부터 백신 보관·운송을 위한 냉동고, 냉장고를 충분히 확보해 놓았고, 이는 백신 접종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자화자찬` 이면에는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선 이스라엘이 화이자에서 충분한 백신 물량을 공급받는 대신 백신 접종자의 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계약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스라엘 정부는 익명의 의료 정보만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걱정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두 번째로, 백신 접종 대상자가 무리하게 확대되고 있다.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으로 시작해 현재는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접종이 가능하도록 확대됐다. 또 임신부 사이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 발생이 늘어나자 임신부에게까지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화이자, 모더나 같은 mRNA 백신은 임신부 대상 임상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접종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또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모든 외국인과 이스라엘 근로 허가증이 있는 팔레스타인인에게도 무료로 접종해주고 있다.


세 번째로, 정부의 백신 접종 캠페인으로 인해 개인 선택의 자유가 축소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자에게 해외여행뿐만 아니라 상점, 문화공간 등 공공장소 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그린 패스`를 발급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린 패스가 단순히 증명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 여부에 따라 제재가 가해진다면 이는 개인의 자유를 온전히 보장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정부는 여전히 백신에 대해 불신이 큰 사람들을 완전히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하루 15만~25만명씩 접종하던 추세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기관은 이 같은 불신의 원인이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하지만, 백신의 장기 안전성과 후유증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접종을 꺼리는 사람 또한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집단면역을 이루기 위한 접종률 70%를 넘기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 "자발적 백신 접종으로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강제적인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텔아비브에 위치한 외국인 대상 백신 무료 접종센터. 외국인 650여 명이 줄을 서서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을 출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교사들에게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고려하고 있다. 전 국민 백신 접종 캠페인을 위해 내무부에 백신 비접종자 정보를 넘겨주는 것도 의논하고 있다. 로드, 라아나나, 예루살렘 등 여러 도시 시장들은 "백신 비접종자가 출근을 원하면 48시간마다 자가 비용을 들여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게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강제적 조치를 통한 접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사회적 반발이 크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고 위협이 계속 커진다면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집단면역 형성 필요에 대한 여론이 점차 커질 때에도 선택의 자유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계속 힘을 얻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치밀한 이스라엘 정부…"냉동고 등 접종인프라 완벽하게 준비 끝내"

이스라엘은 인구당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세계 1위로, 15일 기준 전체 인구 920만명 중 약 400만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고 230만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정부는 이스라엘 최대 명절인 유월절 전, 3월 말까지 전 세계 최초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아즈 레브 보건부 백신접종자문위원회 국장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성공적인 백신 접종 이유로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백신이 사용 허가를 받기 전인 작년 여름부터 제조사들과 접촉해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 둘째, 전 국민의 개인 의료 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돼 있는 의료보험 시스템, 셋째, 백신 운송과 보관에 필요한 냉동고를 충분히 준비해 둔 것, 마지막으로 백신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바꾸기 위해 언론과 종교 지도자, 인플루언서를 동원해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레브 국장은 "이스라엘 정부 노력으로 압도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달성 중" 이라고 강조했다.

[명형주 KRM 대표]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1/02/163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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