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고혈압 재는 '스마트워치'

고혈압 진단 '게임체인저' 될까? 스마트워치의 '도전'


고혈압학회, 적극 활용 태세… "젊은층에 유용할 것"


    고혈압은 빨리 진단해야 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다 보면 뇌·심장 합병증으로 빨리 사망할 수 있다. 최근 고혈압 조기 진단에 ‘게임체인저’가 될만한 '스마트워치'가 나왔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삼성 갤럭시워치에 사용되는 앱(삼성 헬스 모니터)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는 "의료기기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임상시험을 통해 정확도가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오차 범위 5±8mmHg 내에서 허용 가능한 정확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의료기기 국제 표준을 만족시킬만한 수준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삼성 갤럭시워치에 사용되는 앱(삼성 헬스 모니터)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삼성전자 제공


스마트워치, 간편성이 최대 장점

성능 좋은 오디오보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처럼, 결국에는 커프형 혈압계보다 간편한 스마트워치가 혈압계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근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 가이드라인'까지 내놨다. 이해영 교수는 "시대적 조류에 따라 학회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의 효용성에 대해 증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첫걸음으로 올바른 스마트워치 혈압 측정 가이드라인, 향후 전망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혈압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워치 사용 인구는 크게 늘고 있다. 갤럭시워치의 경우 사용 인구가 지난해 6월 출시 후 올해 1월 기준 약 100만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33개국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수시로 변하는 혈압, 실시간 측정

혈압은 하루에도 수시로 수치가 변할 수 있다. 하루 중 주기, 계절적 주기에 따라 혈압에 차이를 보이며, 긴장, 활동, 섭취한 음식, 술, 담배 등도 혈압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유럽·일본에서는 병원 진료실에서 측정하는 '진료실 혈압' 뿐만 아니라 집에서 아침·저녁 혈압을 측정하는 '가정혈압'을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더 나아가 하루 24시간 언제든 측정이 가능하다.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혈압 측정을 하려면 먼저 커프형 혈압계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기준 혈압’을 측정한다. 이 수치를 앱에 입력한 후 해당 값과 스마트워치가 측정한 혈류 측정 값을 비교·분석해 혈압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스마트워치에서 나오는 발광 다이오드 빛을 손목 혈관에 비춰 이들 조직을 통과하는 혈액량을 센서로 측정하는 광 혈류측정(PPG) 기법을 사용한다. 커프형 혈압계로 한 달에 한번 ‘기준 혈압’을 측정하는 이유는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젊은 층에게 유용할 것"

이해영 교수는 "스마트워치 사용이 많은 젊은 층에서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40대 미만이라고 고혈압에서 안전하지는 않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20~30대 고혈압 유병률은 10.4%나 된다. 그러나 병에 대한 인지율은 17.4% 밖에 되지 않는다. 자신의 혈압 수치를 알지 못하면 치료는 더욱이 하지 못한다. 젊은 나이부터 고혈압을 앓으면 그만큼 질병을 앓는 기간이 늘어나고 혈관 손상 등이 누적돼 이른 나이에 심장병·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는 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혈압을 조기 진단하는데 일차적인 효용성이 있다고 판단되고 있다. 더불어 스마트워치를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달 커프형 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해서 수치를 입력해야 하므로 매달 안정적인 자세에서 혈압을 재고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 가이드라인/대한고혈압학회 제공





학회 "같은 팔로 커프형 혈압계, 스마트워치 혈압 재라"

스마트워치의 혈압 측정 정확도는 국제 표준을 만족시키지만, 이는 ‘제대로’ 측정했을 때의 얘기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정확한 측정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표>


주목할만한 것은 스마트워치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가이드라인과 달리, 학회에서는 왼팔이면 왼팔, 오른팔이면 오른팔 동일한 팔에서 기준 혈압(커프형 혈압계 사용)과 스마트워치 혈압을 재라고 권고한다. 이해영 교수는 “양팔 혈압은 5~10mmHg 차이가 나 양팔 모두 혈압을 재면 기준 혈압에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준 혈압을 측정할 때는 커프에 의해 위팔 혈관이 눌렸다 풀리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이 손목의 혈압 파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스마트워치에서 신호를 먼저 획득하고 커프형 혈압계에 의한 혈압 측정을 나중에 시행해 보정하기를 권유한다.


한편,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을 권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상이거나 80mmHg 이하로 아주 높거나 낮은 환자에서는 정확도가 검증되어 있지 않다. 그 밖에도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 박동수 변동성이 큰 심방세동, 혈류가 약한 말초혈관질환, 당뇨병, 심근병증, 말기 신부전, 손떨림, 혈액 응고 장애 등을 가진 환자에서의 사용도 아직 추천되지 않는다. 또한 항혈소판제·항응고제 복용 환자, 임신으로 호르몬 변화가 큰 상황에서도 혈관 특성이 일반 인구와 다르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스트레스 상황 등 혈압 동적 변화도 확인

스마트워치를 통한 혈압 측정이 활성화되면 24시간 언제든 혈압을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동적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처럼 안정된 상황에서 혈압을 재는 것이 아니라,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불안한 상태에서도 혈압을 재볼 수 있는 것이다. 이해영 교수는 “혈압의 이런 동적 변화가 향후 뇌·심장병 합병증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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