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왜 과천만 유일하게 내렸을까


바보야! 문제는 공급이야...전셋값 하락, 과천이 증명했다


   서울 주택(아파트·단독·연립 등) 전셋값 월간 상승률이 18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유례없는 전세난이 펼쳐지는 가운데 경기도 과천이 주목받고 있다. 30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과천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0.53% 내렸다. 서울 25개 구를 포함, 수도권 전체에서 과천만 유일하게 아파트 전셋값이 내린 것이다.

30일 경기도 과천 별양동에서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과천 자이’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 현장 위쪽 단지는 올 12월 입주하는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이다. 신규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과천은 최악의 전세난 속에서도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오종찬 기자

‘서울 강남 생활권’으로 통하는 인기 주거 지역인 과천이 전셋값 안정세를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과천에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이 전세 수요를 앞지른 덕분이다. 과천은 내년 이후에도 대량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고, 시장은 이를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앞에 장사 없다. 전세난 해법은 대규모 주택 공급이 유일하다는 것을 과천이 입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천 전셋값, 수도권서 혼자 ‘마이너스’
과천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줄줄이 이어진다. 지난 4월 중앙동 ‘과천 푸르지오써밋’(1571가구)이 입주했고, 12월엔 부림동 ‘과천센트럴 파크푸르지오써밋’(1317가구)이 입주를 시작한다. 내년에도 1월 ‘과천 위버필드’(2128가구), 11월 ‘과천 자이’(2099가구)가 준공 예정이다. 1년 반 사이 입주하는 4개 단지 아파트만 7115가구로 2019년 통계청 기준 과천 전체 주택 수(1만8218가구)의 39%에 달한다.

주로 재건축 아파트인 입주 물량 외에 신규 분양 주택도 많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만 12개 단지 8422가구가 공급된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은 11월 초 3개 단지가 분양을 시작했는데 ’10억 로또' 얘기가 돌면서 일반분양 1순위 청약에만 청약통장 48만개가 몰렸다. 과천동·주암동·막계동 일원의 공공주택지구인 과천지구는 총 7100가구로 조성되는데 내년 11월 사전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2026년엔 과천주암 공공지원 민간임대지구에도 5701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8·4 대책’으로 발표한 정부과천청사 부지 4000가구 공급 계획도 있다.

이처럼 풍부한 주택 공급 덕분에 전국적인 전세 대란에도 과천 전셋값은 10월 말부터 ‘나 홀로 역주행’을 시작했다. 10월 26일 기준 KB국민은행 주간 조사에서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前週) 대비 0.24% 내렸다. 11월 들어 네 차례 주간 조사 때도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서울과 인접한 성남·안양·김포 등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른 것과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과천은 작년 말 대비 올해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0.54%로 수도권 전 지역에서 가장 낮다. 같은 기간 서울은 10.1%, 인천 5%, 경기도는 8.3%가 올랐다. 수도권 전세 시장이 ‘쑥대밭’으로 변한 상황에서 과천만 ‘무풍지대’인 셈이다.

”아파트 공급 않고 엉뚱한 대책만 발표”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세난 원인과 해법을 엉뚱한 데서 찾지 말고, 과천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공급을 늘리면 주택 시장이 안정을 찾고, 시장에 원활하게 전셋집 공급이 될 것”이라며 “이런 교과서 같은 원리도 외면한 채 (정부가) 자기들 생각에만 빠져서 시장의 목소리를 안 듣다 보니 엉뚱한 대책만 궁리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적인 전세난의 원인은 7월 말 주택임대차법 개정이 유발한 전셋집 공급 감소였다. 전세 수요는 그대로인데,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으로 시장에 공급이 줄었고, 전셋값은 무섭게 뛰었다. 그런데 정부는 전세난 원인을 저금리, 계절적 요인, 1~2인 가구 증가 등에서 찾는다.

 


진단이 잘못되니 올바른 처방이 나올 수가 없다.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11·19 전세 대책은 공공임대주택이나 호텔·상가 등 비(非)주거시설을 전셋집으로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파트를 찾는 전세 수요자들에게 엉뚱한 대책을 내놓고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하니 전세 시장이 안정될 리 없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국회에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며 단기간엔 아파트 공급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최근 전세 시장에 아파트가 부족한 원인은 문재인 정부가 “시장에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며 2~3년 전부터 아파트 인허가 물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공급을 계속 확대해야 한다고 충고하는 전문가들을 이번 정부는 ‘건설 적폐’ 취급하지 않았느냐”며 “이제서야 아파트 공급은 어렵다고 발뺌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전세 시장이 안정되는 시기로 내년 봄을 예고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부동산114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 5만234가구에서 내년 2만5931가구로 줄고, 2022년엔 1만7010가구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안평금융센터 지점장은 “내년에도 전세 수급 불균형이 심해질 전망이어서 전세 시장 안정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진중언 기자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economy/real_estate/2020/12/01/JOYZ47WCBNHGJAF23A73JTZPK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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